괴테 4

괴테, 독서에 대해 말하다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을 아시는지요? 니체가 독일어로 쓰인 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경탄했던 『괴테와의 대화』는 괴테의 제자 에커만이 1천번 이상 괴테를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나는 위대한 지성의 조언과 일화에 감동과 감탄을 하며 읽었습니다. 메모가 가득해진 페이지가 많아질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책이 제게 특별한 것은 바이마이의 괴테하우스와 산장에서, 프랑크푸르트의 괴테박물관에서 괴테의 자취와 사상에 흠뻑 취하여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쾰른에서 이 책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기에 제게는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책이도 하지요. 괴테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1. "작가의 정신이 우리에게 무엇을 선사하는지가 ..

『파우스트』의 무대였던 술집에 가다

in Leipzig 9월 03일 오후 7시 10분 도착 9월 06일 오전 11시 15분 떠남 드레스덴을 떠나 라이프치히 행 ICH 열차에 몸을 실었다. 쾌적한 열차로 1시간 15분을 달려 라이프치히에 도착했다. 라이프치히 역사는 엄청 컸다.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역사란다. 역사 내에 큰 쇼핑센터가 있어 아주 편리했다. 높은 천장에 지하 2층까지 이어진 쇼핑몰의 사진 몇 장을 서둘러 찍었다. 서두른 까닭은 오늘 밤 저녁 식사를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다. 서두른다고 해도 조금 걸음을 빨리 하는 것이지 성미 급한 사람들의 ‘천천히’ 만큼도 안 될 것이다. 여행자인 나의 걸음은 ‘느릿느릿‘고, 거리를 둘러보는 시선은 늘 ‘두리번두리번’이어서 남들이 보면 내가 서두르고 있는 중임을 전혀 모를 것이다. 라이프치..

괴테의 건강함을 쫓아

2009년 가을, 나는 한 달 동안 독일의 13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독일은 또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독일 여행이 의미 있었던 까닭 중 하나는 괴테와의 만남이었다. 여행 내내 괴테의 책을 읽었고, 괴테 가도를 따라 대문호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괴테를 향한 열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지금은 마틴 발저의 소설 『괴테의 사랑』을 읽고 있다. 열아홉 올리케를 향한 일흔 넷 괴테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제도 재밌지만, 저자가 그려 낸 괴테와 당시의 모습도 흥미롭다. 마틴 발저는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내 첫 책의 제목을 마틴 발저의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라는 책에서 따왔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라고 썼다. 『괴테의 사랑』에서 묘..

매너리즘에 빠지는 이유

책 출간의 기쁨은 컸다. 첫 책의 출간을 함께 기뻐해 준 와우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동기들을 비롯한 선후배 연구원들이 마련해 준 출간기념회는 내게 큰 기쁨과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함께 축하해 준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또 축하받는 일은 얼마나 사람을 기쁘게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허나, 가장 큰 기쁨은 책을 출간하기 위한 과정에서 느꼈던 희열과 만족감이었다. 하나의 주제를 매듭지어 갈 때마다, 좋은 착상이 떠올라 책을 조금씩 충실하게 만들어갈 때마다 최상의 기분을 맛보았다. 이것은 분명, 출간된 후에 듣게 되는 세간의 좋은 평가에서 얻는 기쁨보다 깊다. 동시에 책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에 대하여 의연할 수 있는 근원이기도 하다. 몰입하여 전부를 걸면 과정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