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6

김영하 읽기를 시작했다

1. 김영하 제.대.로. 읽기를 시작했다. 2010년 쏠비치에서의 여유로운 휴가는 김영하 소설로 인해 풍성했다. 아니, 그의 소설이 준 감탄만 떠오를 정도다. 「크리스마스 캐럴」, 「보물선」,「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등 나를 열광케 한 작품들. 2. 내게 있어 제대로 읽기란, 차분한 전작주의자가 되는 것을 뜻한다. 흥분했으니 차분해져야 한다. 그래야 서두름에서 오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을 마구 읽어대는 남독 습관을 제어하여 나름의 순서대로 생각하며 읽어나가려면 차분함이 필요하다. 그의 전작을 읽되, 마음에 꽂히는 순서가 아니라 출간된 순서대로 읽기로 했다. 사실 그가 작품을 썼던 순서대로 읽고 싶지만 단편의 경우는 하나의 작품집으로 묶여 출간되기에 단편 하나하나를 ..

2010년 나를 감동시킨 책들

올해 읽은 책 중에 나의 성장을 도왔던 10권의 책입니다. 그저 개인적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미안하여,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셨든, 연령대가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추천드리고 싶은 책 3권을 별도로 언급합니다. 『아웃라이어』『고민하는 힘』『아름다운 마무리』입니다. 2011년에는 책에 관련한 포스팅을 좀 더 올리고 싶네요.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올해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글빨에 혀를 내둘렀고, 책이 담은 내용은 신선하면서도 깊은 통찰을 안겨 주었다. 전달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내 가슴에 깊이 각인시켜 준 고마운 책이다. 챕터마다 훌륭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다면, 책 전체의 일관성에 너무 매달리지 않아도 됨을 눈으로 보았다. 자기계발 담론이 얼..

『오빠가 돌아왔다』독서리뷰

- 김영하 단편집 『오빠가 돌아왔다』리뷰 『오빠가 돌아왔다』는 김영하의 단편 8편을 묶은 책입니다. 오래 전에 출간된 책이고, 김영하는 이미 한국 문단을 이끄는 주역 중의 한 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김영하의 소설을 처음 읽은 것은 2010년도 가을입니다.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은 문학의 유익을 몰라서가 아니라, 다분히 시간의 유한성 때문이랍니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부지런히 읽어오기도 했지만, 항상 읽을 책들은 제가 독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압도해 버립니다. 희망 독서 리스트를 들여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시간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유한함이지요.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기에는 인생이 짧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런 유한성이 있기에 시간을 효과적으로 경영하는 맛이 있기에 도전적이기..

나도 '그 남자'의 안녕이 궁금하다

나는 책과 독서에 관심이 많다. 누군가를 만나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를 묻기도 하고,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아는 경우에는 이렇게 묻는다. 어디까지 읽었어요? 전화통화로도 종종 묻는데, 수화기 너머로, 두번째 것까지 읽었어요, 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김영하의 단편집에서 와 을 읽었다는 말이다. 뭐가 더 재밌어요? 첫째 건 답답했고 두 번째가 재밌었어요. 그의 대답을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첫번째 소설은 이해가 잘 안 되어 답답하셨구나, 라고. 그는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주인공이 선생님을 닮은 것 같아요." 이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했으니. 6권의 책으로 구성된 김영하 컬렉션을, 나는 지날 달에 샀었다. 『엘리베이터를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이하 엘리베이터)』도 ..

좋아하는 작가가 생겼다

두 달 전인가, 나는 한 소설가에 관하여 신나게 떠들어 댔다. 김영하가 얼마나 훌륭한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 나는, 『퀴즈쇼』의 어떤 대목을 그대로 읽기도 하고, 나의 견해를 덧붙이기도 하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지루했을 법한 긴 이야기를 '갑자기' 들어야 했던 이는 친하게 지내는 동네 누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기는 하지만, 책에 대해서 이리 침 튀기며 이야기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퀴즈쇼』라는 소설이 내게 안겨다 준 감동은 컸다. 누나가 20대에 대해 알고 싶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의 김영하 자랑은 분명 누나에겐 뜬금없음이었고,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퀴즈쇼』 이후, 나는 김영하의 단편집 두 권을 더 읽었다. 『오빠가 돌아왔다』(이하 오빠)와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Fan이 된다는 것

Fan 이라면... 2009년 6월 12일 금요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VS 두산 베어스 점수는 3:15, 안타수는 7:22. 삼성은 엄청난 점수 차이로 지고 있었다. 경기는 9회초에 접어들었다. 북소리와 함께 삼성을 응원하는 목소리. " 짜짝짝 짝짝. 최~강 삼.섬.!!" 눈물이 뭉클 했다. 말이 안 되는데, 감동적이었다. 12점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지고 있는데 최강이라니! 삼성 라이온즈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많은 점수 차이로 졌다. 그래도 외치는 삼성의 응원 소리. "최~강 삼.성." 그들도, 나도 삼성 라이온즈의 Fan 이니까. 맹목적인 사랑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편단심으로 보는 게 더욱 정확할 것이다. 삼성의 팬들도 객관적으로 두산의 실력이 우세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삼성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