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덥네." 덥다, 라는 표현 만으로는 불평인지, 사실을 말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불평인지, 아닌지는 말하는 이가 내적으로 불만을 느끼는가, 아닌가에 달렸다. 저 말은 분명 짜증이 섞인 말이었다. 나는 지금 막 우체국 기사님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택배를 받는 일인데, 기사님과 약간의 신경전을 벌였다. 전화 통화를 했을 때, 이미 나는 투덜거렸다. 오전에 전화를 했더니 안 받으셨다. 오후에 다시 했더니 집에 왔다가 오셨다가 지나가셨다고 한다. 일원동에 소재한 강남우체국에 와서 찾아가란다. 내일 그냥 놓고 가 달라고, 분실하면 유실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더니 '등기'라서 안 된단다. 오실 때 전화 한 통화만 주시면 바로 달려가겠다 했더니 등기는 전화하는 '시스템'이 아니란다. 서비스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