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2

마음의 여유를 갖는 법

미용실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이번엔 한참만에 왔어요. 미용실 여주인은 싹싹하게 안부를 물었다. 바쁘셨나 봐요? 그렇게 바빴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라고 말하려니 너무 길어서 네, 하고 대답했다. 단골 가게 주인이라고 해도 나는 쉽게 말을 주고 받는 편은 아니다. 4년 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 이발은 대부분 이 가게에서 했지만 말을 주고 받은 건 올해 여름부터였다. 덥수룩했던 머리칼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보며 말했다. 저도 반곱슬 머리면 좋겠어요. 가위질을 하던 주인은 거울로 내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을 받았다. 손님 정도가 나아요. 부시시한 곱슬머리가 얼마나 많은데요. 저도 그런 걸요, 라고 되받으면 나를 옹호하기 위해 곱슬머리의 이런 저런 단점을 더 설명하실까 봐 참았다. 곱슬머리로서..

책을 읽으려는 충동 억제하기

역설적인 말처럼 들리겠지만, 독서의 유익은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을 적절히 제어해야 얻을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내겠다는 목적에 눈이 멀어 사색의 충동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 독서는 사색으로 가는 통로다. 그러므로 읽기는 책을 보기와 스스로 생각하기의 결합이 되어야 한다. 몰론, 책의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할 순 없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책의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순 없다. "독서한 내용을 모두 잊지 않으려는 생각은 먹은 음식을 모두 채네애 간직하려는 것과 같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말을 가볍게 책을 읽어도 된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그는 만년의 저작인 『여록과 보유』의 독서론에서 줄곧 독서보다 사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색의 대용품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