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니크에는 큰 호수가 있다. 터키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를 처음 봤을 때에는 '이게 호수야? 바다지' 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였다. 중국 항저우의 서호가 떠올랐다. 서호의 둘레는 15km다. 얼핏 보면, 바다 같지만 둘레가 가늠된다. 서호10경이라 불리는 명소가 있고, 관광 호텔과 사람들이 많은 서호에 비해 이즈니크 호수는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내가 이 곳에 온 까닭은 갖춘 셈이다. 숙소를 시내가 아닌 호숫가에 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노란색의 호텔은 호수와 가까웠다. 찻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이즈니크 호수다. 투숙객이 적어 호숫가로 낸 발코니가 있는 방에 묵을 수 있었다. 저녁 7시가 넘어갈 무렵, 태양을 집어삼키려는 호수의 모습이 호텔 창밖으로 보였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