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2

그만 살까, 하는 생각이 들때

이틀 전, 우연히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전율하며 만났다는 우리(그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는 마음이 잘 통했다. 이야기는 김광석의 요절에 관한 대화로 이어졌다. 그의 죽음은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뜻밖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는 슈퍼콘서트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만한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말도 했다. "한동안 뭔가 모르게 자꾸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을 때예요. 뭐 정말 '그만 살까?'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럴 때 어차피 '그래도 살아가는 거, 좀 재미거리 찾고 살아봐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하며 만든 노래입니다. 보내 드리면서 물러가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나는 이야기를 나누던 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김광석의 정서가 잘 이해돼요." ..

벌레를 향한 믿음, 소망, 사랑.

으악! 온 몸이 간지럽다. 벌레가 온 몸을 훑고 지나는 듯한 느낌에 몸 이곳저곳을 긁는다. 벌레가 아님을 확인하며 안심하고 나면 이내 다른 곳이 간지러워진다. 또 긁적긁적. 바닥에서 벌레가 기어올까 봐 나 지금 의자 위에 두 다리를 들어올려 글을 쓰고 있다. 에공. 미치겠다. 나의 1/500 밖에 안 되는 조그만 놈 때문에 쪼그려서 글을 쓰는 모습이라니. 이것은 돈벌레를 나의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난 다음의 증상이다. 난 무지막지하게 벌레를 싫어한다.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하다. 깬다. 이 말은 7년 전, 여자 후배들이 나를 보며 했던 말이다. 장난으로 내게 벌레를 던졌는데, 내가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던 게다. 내가 봐도 깬다. 그런데 난 정말 머리가 깨질 만큼 벌레들이 싫다. 바퀴벌레, 송충이, 돈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