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3

맹목을 떨쳐내야 지성이 깊어진다

"나는 몇 십년 동안 맹목적으로 집단을 뒤따라 걸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뒤에 나만의 길을 걸어가려고 방향을 바꾸었다. 이렇게 몸을 돌리는 것이 바로 대전환이다. 이것은 생명의 돌파구이자 새로운 출발선으로, 자유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몸을 돌릴 수 있는 것이 행복이다. 몸을 돌린 뒤로는 나날이 생명에 가까이 다가서고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며 빛을 추구하던 어린 시절의 본능에 가까이 다가선다." 중국의 실천적 지식인 류짜이푸의 말이다. 맹목은 눈이 멀어 시비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맹목성은 스스로를 책깨나 읽었다고 생각하는 이들, 하지만 아직은 지성이라 부르기 힘든 수준의 초보 독서가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

지성인이 되는 법

물론 '무엇이든 알고 있는 박식한 사람'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성'은 '박식한 사람'이나 '정보통'과는 엄격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합니다. '알고 있다(know)'와 '사고하다(think)'는 다릅니다. '정보(information)'와 '지성(intelligence)'은 같지 않습니다. - 강상중 『고민하는 힘』 중에서 정보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우리 지성의 발전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지성의 발전이 본질적으로 '정보'가 아닌 '사고'와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네이버에게 물으면 답을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입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머리로 사고하는 과정을 생략해 버린다면, 우리의 지성은 유아적 수준에 머무를 것입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은 곧..

산맥의 최고봉은 모든 산의 높이를 안다!

[칼럼] 산맥의 최고봉은 모든 산의 높이를 안다 저자의 박식함에 감탄을 하며 『역사란 무엇인가』의 책장을 넘겼다. 내 머리에 방아질을 해대지 않는 책이라면, 내가 왜 그런 책을 읽어야 하는가! 라고 말했던 이가 누구더라? 암튼, 이 책은 읽는 내내 나의 머리를 흔들어주었다. 정말 머리를 흔들면 그렇듯이, 책을 읽으며 머리가 어지럽기도 했다. 저자의 지성을 쫓아가기 힘겨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 명저를 읽어나가야겠다. 명저를 읽으며 누리는 유익은 많겠으나, 요즘 나는 명저가 다른 유명한 책들의 진짜 위상을 찾아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말하자면, 명저는 인기 있는 책들의 ‘제 위치 찾아주기’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인기’와 ‘실력’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책의 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