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데 베르 2

눈이 엄청나게 내리네요.

에 와서 플래너를 펼쳤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들여다 보기 위함이다. 아침에 적어 둔 첫번째 일을 보며 피식 웃는다. "산책하며 생각하기" 집 안에서 오늘의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몰랐다. 밤새, 하얀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음을. 오전 10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날아들었다. "4시간째 출근 중이예요. 아직 고속도로에 있어요."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로 출근하는 와우팀원의 메시지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할 듯 하다"는 이어지는 글에 하하하 웃었다. 다행히도 그는 홀로 시간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기에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이 황당, 유쾌, 곤란한 사태를 하늘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지금도 눈은 펑.펑.펑. 내리고 있다. 그리고 고속도로 위의 그녀는 지금도 그 속에 '갇혀' 있다. 부디 즐기는 힘이 오래 오래 발휘되기를..

[하루NA] (9) 카페 데 베르

7월 23일. 카페 데 베르. Cafe des Verts. 지금도 Jazz가 흐른다. 언제나 그렇듯이. 넓은 테이블은 책을 읽기에도, 작업을 하기에도 편하다. Jazz와 테이블은 언제나 나를 반긴다. 이 곳에 일백 번도 넘게 방문했으리라. 종업원들의 얼굴은 안 봐도 그릴 수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인사 한 번 나누지 못한 것은 바쁜 직장인들의 삶(허나 조금은 메마른)을 아는 종업원들의 배려일까? 나의 수줍음 때문일까? 테헤란로에 위치한 이곳의 영업은 직장인들의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다. 테헤란로의 휴일은 여유롭고 건물들은 외롭다. 이 곳이 가장 여유롭게 편안한 곳이 되는 날이다. 평일의 오전은, 직장인들이 업무에 몰두하는 시간이고 이 곳에 아침의 상쾌함과 음악의 경쾌함이 깃드는 시간이다. 점심 시간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