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의 왼쪽으로 난 계단은 조사당으로 오르는 길이다. 조사당에 올라 경내를 내려다보면 무량수전과 안양루를 비롯한 부석사 전체가 보인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장관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맑은 날이면 일몰시간이 다가올 무렵, 사진가들이 모여서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부석사에 갔던 날, 볕이 좋았다. 그 날도 일단의 사진가들이 모여 있었고, 무리 중 한 사내가 지령을 내리면 다른 이들은 그 말에 따라 카메라를 조작하여 셔터를 눌렀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한 명의 프로 사진가에게 배우고 있는 모양이다. 그룹 옆에는 또 다른 사진가들이 카메라 렌즈로 석양을 쳐다보며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나도 저만치 떨어져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느새 그들 모두가 내 곁으로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