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 3

한 해를 잘 갈무리하는 비결

윤미야... 시간이 많이 지났다. 남이섬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게 기억난다. 사실 겨우 이십 여일 지난 셈인데 그 새 가을은 훌.쩍. 떠나 버렸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네. 훌쩍 그리고 성큼. 이 두 단어를 통해, 나는 세월의 속도감을 느낀다.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렇더라. 어느 새 훌쩍 커 버린 아이들. 문득 나를 보면서, 희망해 본다. 세월의 속도만큼 나도 성큼 자라나기를. 출판사에서 기별이 오진 않았니? 기별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리는 글쓰기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며 쓰고 고치자.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자. 과정을 즐기다 보면 언젠가 원하는 결과가 오겠지, 라는 희망을 안고서. 내 생에 다시 없을 2012년 11월 26일에, 현운 쓰다. 현운은 나의 호입니다.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

완벽주의 유감

2012년 11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나는 새로운 책의 챕터 하나를 완성했다. 다섯 개의 짧은 꼭지글로 구성된 챕터를 완성한 덕분에 주말 내내 행복했다. 8천 자의 글자를 늘어놓아 200자 원고지 55매를 채운 것 뿐인데, 어찌나 즐거운지! 내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 즐거움이 어떠한 것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가 있든 말든, 나는 잠시 그 즐거움을 음미해 보련다. 음미를 도와 줄 이는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작가 '페터 한트케'다. 그의 작품 중에 『어느 작가의 오후』라는 짧은 소설이 있다. 12월의 어느 날 오후, 한 작가가 그날의 글쓰기를 마치고서 남은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담긴 소설이다. 줄거리도 없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은 책이라 권하고 싶지는 않다. 내게는 무..

그저 인생살이의 일부일 뿐

지난 9월의 어느 날, 한의원에 갔었다. 맥만 짚는 게 아니라 엑스레이 검사, 체열 검사 등과 같은 양의 치료도 함께 진행하는 어깨통증과 오십견 전문 한의원이다. 엑스레이 촬영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들은 결과, 나의 증상은 '회전근개파열'이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어깨와 등이 자주 아팠다. 그저 PC 작업을 많이해서인 줄 알았는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던 게다. 이 정도면 10년 가까이 진행된 겁니다, 많이 아팠을 텐데 왜 이제 왔어요,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괜찮아요 등과 같은 말들을 원장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들려 주었다. 그동안 좀 아프긴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아픔은 누구나 안고 사는 게 아닌가' 라는 습관적인 결론으로 그냥 지내왔다. PC 작업을 하다가 자주 스트레칭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