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 5

2012년 나의 10대 뉴스

1. 가 되다 아이폰 APP, 를 제작했다. 덕분에, 매주 화요일마다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카페에 게시한 글이 아니기에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로 그저 글을 썼다. 한국리더십센터 웹진을 연재할 때와는 달리 독자들의 반응이 내게 전해진 적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 것이 즐겁고 반가웠다. 내가 글쓰기를 꽤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리가 APP을 유료로 론칭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수가 없는 무위(無爲)보다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불완전한 실행이 낫다. 는 매일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매주 썼더니, 일년이 지난 내게 52편의 글이 주어졌다. 이 글로 출간계약을 하기도 했다. ..

마르케스의 치매 소식을 듣고

올해(2012년) 여름, 지구 반대편에서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하는 소식이 날아왔다. “화학치료 요법이 형의 목숨을 살렸지만, 형의 신경과 세포들은 파괴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두고, 그의 동생이 한 말이다. 치매는 마르케스 집안의 가족력이란다. 동생은 형이 1999년에 진단받은 림프관 암의 치료 과정에서 치매가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말도 전했다. “형이 자서전 2부를 쓰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유감입니다.” 마르케스는 림프관 암에서 완쾌되고 난 후, 자서전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여 3부작 중의 1부를 발표했다(2001). 책은 국내에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2007) 하지만 많은 위대한 작가들처럼 마르케스 역시 자서전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떠날 것 같다. ..

2012년에 읽은 10권의 책

한 해 동안 200권 남짓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는 책들은 모두 기록하는 편이라 비교적 정확한 권수를 알 수 있습니다. 200권을 모두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책은 읽다가 관두었고,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빠짐없이 읽은 책은 10권 남짓입니다. 끝까지 읽든, 일부를 읽든, 읽은 책들은 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칩니다. 2012년에 읽은 책들 중에서 내게 영향을 미친 책 10권을 꼽아 보았습니다. ‘가장 큰’ 영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향을 수치화할 객관적인 기준도 없고, 영향력의 존속 기간을 가늠하기에 1년이라는 기간은 다소 짧으니까요. 10권은 추천 목록은 아닙니다. 책을 좋아하는 삼십 대 중반의 사내가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에 불과합니다. 내게는 재미와 유익을 주었지만, 여러분께는 ..

'방콕'으로 보낸 X-mas 이브

크리스마스 이브 날인게 반가운 하루였다. 이런 날엔 가까운 사이라도 만나자고 약속하기가 힘들다. 덕분에 나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달콤했고, 편안했고, 즐거웠다.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울 만큼. 1. 와우카페를 둘러보는 것이 오늘 나의 첫 일과였다. 두번째로 했던 일은 어젯밤에 연락 받았던 KBS 라디오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성탄절날 오후에 10분 정도 전화로 라디오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고, 인터뷰 주제가 '행복'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응했다. 하지만, 편안한 성탄절에 아무 일에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나는 아래와 같은 거절의 메일을 보냈다. "제가 성급하게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하여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12월을 분주하게 달려와 오늘부터 시작되는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