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자유롭게 규율 속으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대상에게 끌린다. 어떤 이는 몸에 해로운 음식에 끌리는가 하면, 다른 이는 건강한 음식에 매혹된다. 사람들이 지닌 욕망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수준 높은 욕망은 유익한 결과를 선사하지만, 수준 낮은 욕망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 저급한 욕망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일보다 고급한 욕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절제하는 일이 더욱 유익하다. 규율의 수립과 실천은 절제를 돕는다. 규율은 자유의 박탈이 아니다. 오히려 저급한 욕망의 노예였던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끈다. 고급한 욕망에 익숙해지도록 나를 훈련시킨다. 규율은 좋은 것인가? 오직 규율만을 쫓으면 삶이 각박해지고 몸이 고단해지고 낭만이 사라진다. 무엇보다 규율은 자유를 질식시킨다. 하지만 규율 자체는 중성적이다. 얼마간의 자유로움을 앗아가지만..

거절을 위한 10가지 지식

훌륭한 강연을 듣고 왔다. 내용이 충실했고 강사는 지혜로웠다. 강의 진행 방식과 부드러운 태도도 인상 깊었다. 강연이 진행되는 내내, 청중과 호흡했고 시선을 맞추었다.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할까』의 저자,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의 강연은 왕복 2시간의 이동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책을 출간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저자의 강연은 종종 실패로 이어진다. 강연이라는 독립적인 학습의 장(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처사에 화가 날 때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거나(이러면 강연회의 의미가 사라진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발걸음한 시간이 아까워진다), 홀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다. 김호 대표는 강연을 책의 내용에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동시에 강연 자체를..

당분간은 그와 함께

1.괴테에 관한 단상의 글 한 편을 적었다. 마음에 드는 글이지만, 공개(포스팅)는 후일로 미뤘다. 일부 구절이 울적함을 자아낼 여지가 있어서다. 내가 울적하게 읽히는 건 괜찮으나, 독자에게 울적함을 안기기는 싫다. 울적함의 언저리 한켠에는 낙관과 희망도 담아냈지만, 세심하게 읽어야만 잡아낼 정도의 섬세한 표현이었다. 포부이긴 하나, 강한 다짐도 또렷한 결심도 아니었던 게다. 자욱하게 낀 안개 속에 희미하게 존재하는 빛을 상상해 보자. 나의 긍정과 희망은 그런 빛과 같다. 안개 속이라 찾기 힘들고, 희미하여 없는 듯도 하다. 이런 희망을 강하게 표현하면 실체와는 거리가 멀어질 터였다. 그럼에도 분명 존재하긴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송충이가 솔잎을 갉아먹듯 현실이 나의 이상을 조금씩 잠식하더라도 나..

스티븐 코비는 틀리지 않았다

자기계발서는 분명 달라졌다. 1990년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의 책들과 2010년 이후에 출간된 책들을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질적 향상이지만, 오늘은 '접근방식의 변화(다양성)'만 언급하련다. 소소하게 보이는 이 변화는 사실 매우 중요하다. 이제야 '무거움 vs 가벼움' 또는 '깊은 성찰 vs 발빠른 행동'의 균형이 맞춰진 느낌이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자기계발서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포브스, 블룸버그 뉴스 등에서 선정한 최고의 경영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떨쳤다. (내 삶에도 비약적인 성장을 선사해 준 책이다. '주도성'과 '공감적 경청'이라는 개념은 20대의 나를 구원했다.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

좋은 글은 객관성을 포착한다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했는가?” 소크라테스와 그의 오랜 친구인 카이레폰은 저명한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의 강연장에 도착하자마자 관계자에게 물었다. “네, 방금 끝났어요. 얼마나 훌륭했는지 몰라요. 고르기아스님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셨거든요.” 소크라테스는 친밀한 어조로 친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광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던 자네 때문이야.” “걱정 말게. 내가 고르기아스와 잘 아는 사이이니 만남을 주선해 볼게.” 고르기아스를 만나 대화를 시작하려는 찰나, 폴로스가 등장했다. 고르기아스를 숭배하는 젊은 수사학 교사다. “괜찮으시다면 내게 질문하세요. 고르기아스님은 피곤하신 것 같아요. 긴 연설을 방금 끝냈거든요.” “자네가 고르기아스보다 내게 더 잘 답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건가?” 카이레..

과거로부터 온 소환장

1. 박보람의 을 들었다. 성인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를 무대로 산다. 타향을 떠난 이들은 두 도시를 산다. 여행을 즐기며 타지를 향유하는 이들은 보다 넓은 세계를 산다. 아이들은 다르다. 자신의 동네에서 산다. 그런 아이들에게 친구의 이사는 슬픈 이별이다. 대구에 살았던 나는 친했던 친구가 수원으로 이사갈 때, 기차역 플랫폼까지 나와 떠나보내고서 울었다. 열 아홉 살의 일이다. 박보람의 노래를 들으며 떠오른 이미지들이다. </center>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 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2.마지막 가사가 가슴을 ..

행복의 기술 하나 추가요!

"나, 여기 정말 좋아. 행복해." 막걸리잔을 부딪치며 친구에게 건넨 말이다. 나는 정말 행복했다. 여기에 들어오자마자 내가 사랑하는 노래들이 연이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2016년 4월의 어느 날 밤, 김광석의 , 이문세의 , 이승환의 , 김광석의 를 연달아 들으며 내 마음은 행복감으로, 실내는 옛 노래들로 가득 찼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 근처의 라는 주점 얘기다. 김광석, 이문세, 변진섭의 노래는 나를 추억과 행복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2박 3일 워크숍을 진행할 때의 일이다. 청중들과 친해질 무렵, 몇몇 분들이 짖궂은 요청을 해 왔다. 마이크 에코가 노래방처럼 조절되면서 노래 신청을 하신 것. "문제가 있어요. 제가 신곡을 몰라요. 제가 부를 수 있는 신곡은 이덕진의 예요. 아마 1992~3년도에 ..

부자가 좋은 10가지 이유

1)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2)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3)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살 수 있다. 4) 아름다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 5) 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6) 당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7) 멘토로서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다. 8) 사회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지도층이 된다. 9)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10) 가족에게 안정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 (문승렬,『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p.49~56) 조선대 경영학 박사요, 삼성경제연구소 사이버포럼 '부자특성연구회'의 대표이기도 한 문승렬이 정리한 '부자가 좋은 10가지 이유'다. 마지막 답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물론 부자가 되어야만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따스한 대화와 ..

그리스 남자들이 주는 교훈

1. "나는 그의 겉옷 안을 들여다보고는 불이 붙어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네. 그리고 미소년에 관해 말하며 '새끼 사슴이 사자에게 다가갈 때는 사자의 밥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 퀴디아스야말로 연애의 대가라는 걸 알았네. 정말이지 나는 그런 야수에게 사로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 『카르미데스』의 한 대목이다. 미남이자 멋진 몸매의 소유자인 카르미데스의 옷자락 사이로 보이는 몸매를 보고 감탄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이다. 감탄보다는 탐닉에 가까운 모습인데, 흥미로운 장면이다. 이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세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 소크라테스는 뜨거운 남자였다. 두울, 카르미데스는 대단한 몸매를 소유한 미남이었다. 세엣, 그리스는 육체적 아름다움을 찬미한 ..

아름다운 영혼이 있다면

1.만약 누군가의 영혼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어떻게 드러날까? 겉으로 드러나기는 할까? (아름답다는 말이 모호하다. 구체적인 언어로 전환해야 답변이 가능하리라. 균형 잡힌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강인한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지혜로운 영혼은 어떻게 드러날까.) 2.고대의 어떤 민족은 영혼을 육체로 판단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인간의 영혼이 육체로 구현된다고 믿었다. 육체의 아름다움은 덕성을 의미했다. 아프로디테가 왜 그처럼 만인의 동경과 찬탄의 대상이 되었던가. 그리스인에게는 자명하다. 그녀는 어느 한 부분도 덜어낼 것도 보탤 것도 없는 완미한 육체이기 때문이다."(이광주) 그리스인들은 틀렸다. 육체가 아름다운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진 않기에. 그리스인들의 생각은 어떤 때에는 옳고,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