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고수에 관한 세 이야기

1.고수와 하수가 만났다. 하수는 고수를 몰라본다. 하수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과소평가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수는 하수를 알아본다. 하수가 말하는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안다. 하수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눈에 훤히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수가 공격한다. 고수는 그저 피한다. 하수가 성장을 원한다 싶을 때에만, 고수는 되받아친다. 하수에겐 얼마간의 아픔이겠지만, 필연적인 성장통임을 깨닫기를 바라며 고수는 작은 기술 하나를 꺼내든다. 위대한 고수는 이겨도 으스대지 않는다. 기가 죽지 않아야 제대로 배울 수 있음을 알기에, 상대의 기를 꺽고 싶진 않기에. 2.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능한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산다. 자신..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1. "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라는 건 아니다."(은희경, 생각의 일요일들) 필요한 고민이라면 진중하게 대하겠지만, 불필요한 걱정마저 둘러메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무엇이 불필요한 걱정인가. 이익을 계산하면 골치 아파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쩔쩔 맨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머뭇거린다. 모두 불필요한 걱정들이다. 사랑하면 자유로워지고, 용기를 발휘하면 힘을 얻는다. 매일 밤마다 성찰하되, '좋은 삶'에 지나치게 신경쓰지는 않겠다. 강박스러운 관념은 사람을 뻣뻣하게 만든다. 성찰은 하루 15분으로도 족하다. 가벼워야 지속할 수 있다. 나머지 시간들은 행동하고, 실수하고, 공부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함께 삶을 즐기련다. 성찰은 삶을 비옥하게 만들지만, 곤두세워진 신경은 두통을..

엄살 없이, 기만 없이

1. 6월의 자기경영 수준은 들쑥날쑥이다. 새벽 2시는 되어야 잠이 든다. 아침 8시가 다 되어 일어난다. 며칠째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었다. 5시간 40~50분 정도 취침한 셈이다. 수면 시간은 일정하나, 잠자리에 드는 시각 자체가 너무 늦다. 책읽기는 부진하고, 집필 속도도 더디다. 6월에 완독한 책은 얇은 책 두 권 뿐이다. 는 남은 6월 동안 집중하면 목표대로 초고를 완성할 테지만, 다른 주제(학습조직화)는 시작도 못했다. 독서와 글쓰기 외에도 해야 하는 일들은 많다. 중요한 업무마저도 엄청나게 미루고 있다. 어제부터 손에 잡고 있는데, "미안합니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미리 했더라면 불필요한 말, "미안합니다." 2. 이것은 게으름이 아니다. 게으름과 나태함을 구분한 책은 오스 기니스의 『소명』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들

"모든 음은 연주가 끝나면 허공으로 사라지고 다시는 그것을 잡을 수 없다." 재즈 뮤지션 디지 길레스피의 말이다. 지나고 나면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 어디 재즈의 음 뿐이겠는가.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도 있으리라. "모든 순간은 지나고 나면 허공으로 사라지고 다시는 그것을 붙잡을 수 없다." 이에 공감하는 나는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싶다. '순간순간마다 오롯이 현재를 붙잡으며 살아야지! 과거를 붙잡을 수는 없으니까!' * 거제 장승포항 인근에 소재한 은 다시 가고 싶은 맛집이다. 2012년 머니투데이 브랜드 대상에 선정되는 등 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식당 내에는 연예인, 정치인들의 싸인도 많다. (싸인을 볼 때마다 유명한 식당, 병원들은 마케팅에 능함을 새삼 느낀다.) 처음 갔을 때, 손님들이 ..

멋진 글쟁이, 좋은 사람

“어떤 사람들과 인생을 함께 했느냐가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떠했는지를 말해주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다.”(p.214) 구본형 선생님 에세이집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에 나오는 말이다. 잠시 사소한 것에 관심을 빼앗겼다. 인용문에서 ‘바로’와 ‘가장’이라는 부사가 빠지면 더 나은 문장이 될 텐데, 하고 생각한 것이다. (몇 페이지 앞에서 선생님은 『파이드로스』와 『크리톤』을 두고 “플라톤의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두 개의 대화편”이라고 표현하셨다. ‘가장’은 ‘것이다’라는 표현과 함께 선생님 글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군더더기다.) 문장의 군더더기에 먼저 눈이 가지만, 중요한 교훈을 놓치거나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면서 살지는 않는다(고 믿고 싶다). 문장의 지엽적인 것들을 붙잡거나 디테일한 평가에 집중하느..

사진이랑 많이 다르네요

6~7년 전, 강연장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였다. 문이 닫히려던 찰나, 한 남자가 도착했다. 나는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가 들어섰고 '고맙다', '괜찮다'는 눈인사가 오고갔다. 그와 나는 같은 층에서 내렸다. '강연하는 회사의 직원인가 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좌우측 출입문을 한번씩 쳐다보면서 말을 걸었다. "김규식 대리님을 뵈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그가 돌아섰다. "제가 김규식인데요,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강연을 하러 온 연지원입니다." 그는 놀라는 눈치였다. "사진이랑 많이 다르네요. 제가 책표지에 실린 사진을 유심히 봤거든요." 의외의 답변이었다. 나와 꽤나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실었기 때문이다. "아, 그래요? 벌써 3~4년 전에 찍은 사진이라 ..

지혜롭게 거절하는 법

하지 못할 일은 지혜롭게 거절하라 “No”라고 말할 줄 안다는 것! 꼭 필요한 인생 경영의 지혜다. 세상에는 나를 향한 요구와 비합리적인 기대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도 다양하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거절할 이유를 찾기 힘든 긴급하고 갑작스러운 부탁, 우선 순위를 잊고 지냄, 여지를 남기는 분명하지 못한 거절의사, 자존감 부족, 자신의 가용 시간에 대한 부정확한 측정, 상대방이 상처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사실 이 두려움은 자신이 좋지 않게 비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경우가 많다). 거절하기 힘든 이유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해야 할 일은 거절해야 한다. 거절하지 못하면 크고 작은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거절보다 더욱 미안하게도) 뒤늦게 취소하거나, ..

학습하는 개인이 되려면

학습 없이는 성장도 없다. 내가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행동을 개선했을 때는 훌륭한 책을 읽거나 유익한 세미나에 참가했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 배웠을 때였다. 아무 것도 배우지 않는 기간이 지속되면 정체하거나 퇴보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서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가?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업과 직원이 옛 관행을 단순히 반복할 뿐이다. 변화는 치장에 그치고 우연한 행운이거나 단명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데이비드 가빈 교수의 말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의 연수를 진행하는 중이라, 최근 수 주 동안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과 데이비드 가빈의 『살아 있는 학습 조직』을 잇달아 읽었다. 학습조직과 지식경영을 공부하면서, 학습이야말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기업을 생존하게 만드는 ..

언젠가 삼성이 무너진다면

삼성이 구글이나 MS에 매각된다면, 국민들의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삼성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세계적 기업의 몰락이니 놀랄 만한 일이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이 어찌 매각되겠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무려 14년 동안 휴대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국민 기업 노키아는 2010년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2013년 MS에 매각되었다. 삼성은 5년째 1위를 지키는 중이다. 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40년이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세계적 기업의 소멸을 체감할 수 있으리라. 휴대폰을 쓰기 시작했던 90년말, 모토롤라 스타택(StarTAC)은 최고의 인기 제품이었다. (내 친구도 스타택을 사용했었다.) 모토롤라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되었다가 올해 레노버..

삶의 구획짓기가 중요하다

'블로그 포스팅도 오랜만이구나.' 바쁜 한 주였다. 지난 주 금요일이 떠오른다. 딱 일주일 전 그 날, 스트레스로 꽤나 힘들었다. 토요일~일요일의 가평으로 떠나는 와우 10기 졸업여행, 월요일~수요일의 경주에서 진행되는 학습조직화 연수를 코 앞에 둔 날이었다. 일요일 저녁에 여행을 다녀와서 월요일 아침 경주에서 2박 3일짜리 과정을 진행하는 일정이었다. 금요일에 대부분의 강의 준비를 마쳐 두어야 했다. 금요일은 중요한 날이었다. 엠티를 위한 마지막 점검도 해야 했고, 연수 교안(PPT) 개발도 마쳐야 했지만, 나의 바람대로 준비가 착착 진행되지는 못했다. 어찌하다 보니, 금요일에 세 명의 와우를 만났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을 말하면, 얼마든지 약속을 변경해 줄 그들이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