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하루 경영의 시작

이틀 만의 일일성찰. 1. 일어나자마자 실행하는 이부자리 정돈, 물 마시기, 스트레칭, 5분독서, 일일계획 수립으로 이어지는 아침의식을 빠뜨렸다. 모처럼만에 놓친 느낌인데 착각이었다. 확인해 보니 4월에만 세 번째 게으름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눈을 뜨자마자 의식부터 수행해야 하는데, 휴대폰으로 놀기 시작했던 게다. 당분간 주의해야지. 의식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될 때까지! 2. 어젯밤 시청했던 대선 토론에 대해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글을 한 편 쓰고 싶었지만 마음의 여유도, 그럴 만한 시간도 없었다. 한 줄로 정리하자면, 안철수의 공과(功過) 논쟁과 문재인의 주적 답변이 나는 꽤 답답했다. 왜 답답했는지에 관해 글 하나를 써야겠다. 일요일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아래는 투표권 행사를 위한 개인적인 메모..

의미와 기쁨의 향유를 위해

주말을 의미 있게 보내는 법! 어느 워크숍에서 참가자 분들과 의견을 나눴던 주제다. 모든 참가자들이 5~7개의 의견을 내어 비교했었다. 나는 집안 정리정돈, 테마별 릴레이 영화 감상, 혼자 떠나는 당일 여행, 읽고 싶었던 소설 완독 등을 꼽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특히 소설에 빠져들어 마지막 장을 덮었던 일이 내게는 커다란 기쁨과 의미였음을 느낀다. 주말 이틀을 몽땅 소설에 내어준다면, 읽는 속도가 느린 나도 꽤 두툼한 책을 완독하지 않을까. 봄날의 어느 주말에 그 행복을 만끽해야지! 책장의 소설들이 나를 유혹한다. 결국 몇 권의 책을 꺼냈다.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계획이 되었다.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를 집어들어 아무데나 펼쳤더니, 두목에게 건네는 조르바의 권고가 눈에..

열정과 몰입의 삶

1.바쁜 한주를 보냈다. 주말에는 일정상의 여유가 생겼지만 오롯이 업무에 매진하지는 못했다. 한 주간의 피로가 몰려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하루는 낮잠으로 체력을 보충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요즘 내 삶의 활력을 감안하면 조금은 아쉬운 주말이었다. 시간 관리는 결국 자기관리이고 에너지 관리임을 절감한다. 시간이 주어져도 신체 에너지가 떨어져 있다면 시간 관리를 할 수가 없으니! 삶의 경영에서 건강과 체력의 중요성은 실로 크다.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우선순위가 높은 요소다. 짐 로허는 신체적 에너지의 우선적 중요성을 이리 표현했다. “완전한 몰입을 위해서는 ‘먼저’ 신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고,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느끼며, 정신적으로 집중된 상태에 있어야 하며, 영적으로는 눈앞에 있는 이익을 넘어 더 높은..

카잔차키스 탄생 135주년

1883년 오늘(2월 18일),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태어났다(1883년은 마르크스가 퇴장하고 케인즈가 등장한 해이기도 하다).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했던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 『붓다』, 『오딧세이아』 등의 걸작을 남긴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정치 이력도 눈에 띈다. 베니젤로스 총리 시절 공공복지부 장관에 임명(1919년)되었고, 만년에는 사회당의 지도자가 되기도 했다(1945년). 그의 묘비명은 영감을 잔뜩 품고 있기에, 감동적이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는 100회 특집으로 그 동안 가장 많이 추천된 도서 Best 30을 선정했는데, 2위가 『그리스인 조르바』였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이 책..

2017년 변경연 1차 출간기념회

세 명의 남자가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반겨 주었다. 올해의 연구원 대표와 운영진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이구동성으로 묻는다. “너,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냐?” 이 말이 식상하게 들리지 않는 사이가 좋은 관계, 아름다운 모임이 아닌가 싶다. 모처럼만에 열린 출간기념회여서일까? 평범한 안부 인사마저 정겨웠다. 선생님이 계실 때에는 잦았던 행사였는데, 언젠가부터 뜸해졌다. 새로운 운영진이 준비한 ‘2017년 변경연 출간기념회(1차)’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저나 저 ‘1차’를 괄호 밖으로 해방시켜야 하는데….) 강연장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도착한 선후배 연구원들이 반긴다.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자리에 앉았고 순서가 진행되기 전까지 옆 자리에 앉은 연구원과 잠시 얘길 주고..

이런 건 필요 없는데…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친구는 두 달 동안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로 요양을 해야 했다. 세월의 자비와 인간의 위대한 치유력에 힘입어 꼭 두 달째 되는 날에 녀석은 나와 함께 외출했다. 수술 후 첫 외출이었다. 친구는 감격스러워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친구는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선물을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 일을 오늘 하잔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어섰다. 볼펜과 만년필을 파는 몽블랑, 파버카스텔, 파카 매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몽블랑까지는 못 사주지만, 괜찮은 거 골라보자.” 녀석은 나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펜들을 살폈다. 오늘 꼭 사야 한다며 곧 죽을 사람처럼 구는 녀석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친구는 단호했다. “니가 오랫동안 써야..

내 새끼들을 조우하다

강연을 마치고 수강생 분들과 함께 와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인테리어와 음악 그리고 감각 넘치는 메뉴가 합작하여 연남동 특유의 분위기를 빚어냈다. 우리는 그윽한 와인을 음미하며 같은 관심사의 대화를 나눴다. 감정은 오묘하고 복합적이다. 불행의 시기에도 웃음이 찾아들 수 있고 행복한 시기에도 힘겨운 순간이 존재한다. '단일한 감정은 사전에만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슴이 쓸쓸한 날들인데도, 잠시나마 평온함이 찾아왔다. 절로 튀어나온 말, "어이구, 내 새끼!"평온함, 낭만, 잔잔한 행복감은 나의 잃어버린 양이었다. 함께한 이들에게 고맙고, 잠시 새끼들을 만나 포근한 뒤풀이였다.

2017년 1주차 성찰일지

1. 회복의 기미를 느끼다 새해 첫 주를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보냈다. 3일은 눈물 없이 보냈다. 아직은 힘겨울 때가 많지만, 분명 11월보다는 좋아졌음을 느낀다. 이렇게 매주 서서히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혼자서도 행복감을 느끼고, 자주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2. 학습조직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다 J는 교육 회사의 CEO이고, 탁월한 강사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분이다. 어쩌면 존경하게 될지 모를 분이기도 하다. 한 번 보자고 연락을 주셔서 일정을 조율해서 반갑게 달려갔다. 지난해, 처음 뵈었던 날에 4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며 고무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는 내게 프로젝트 하나를 함께 해 보자고 권하셨다. 스터디 진행 하나와 교육 프로그램 R&D 건 하나였다. 두 가..

비라도 그치면 길을 나서야지

오늘 아침의 기분은 괜찮다. 며칠 동안 힘들었는데, 오늘은 나아졌다. 잠깐이더라도 고맙다. 장마철에도 하루 이틀은 맑게 갠다. 주부들이 분주해진다. 이불도 널어야 하고, 신발도 내다 말린다. 오늘은 나도 바쁘다. 정신의 장마철을 보내다가 마음이 갠 날이다. 고개 내민 영혼의 햇살에 화답하고 싶어진다. 일감 바구니를 들여다 본다.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모르니 약간은 서두르게 된다. 생산성을 높이는 적당한 긴장감이라, 이마저 기분이 좋다. 바구니를 비우려면 몇 시간으로는 어림 없어 보인다. 아! 일하고 싶다. 새로운 글도 쓰고 싶다. 내일도 맑았으면 좋겠다. 화창하지는 않더라도, 비라도 그치면 길을 나서야지.

다시, 태백산행

태백산행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성실하고도 매몰찬 세월이다. 365일 동안을 쉼없이 흐르더니 얄짤없이 내게 한 살을 얹어 놓았다. 나이 들어서 맞는 새해는 희망과 서글픔이 손을 맞잡고 오는 걸까? 서글픔에는 해학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