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아름다운 명랑인생 278

적산법화원에서의 오후 : 행복

적산법화원에서의 오후 이국 땅 한가로운 오후 하늘을 수놓은 하늘거리는 수양버들 그윽한 풀내음마냥 평화로운 마음 지저귀는 산새소리 중국풍의 현악기 음악 소리 나뭇잎이 바람을 반기는 소리 즐거이 노래하는 내 마음의 소리 신령처럼 지나가는 스님 하루를 마감하는 발걸음에도 저리 여유 있으니 어찌 내 걸음 재촉하여 목적지만 향하리 관세음보살의 자애로운 미소처럼 내 삶 역시 여유롭기를 자비롭기를 해상왕 기념하러 왔다가 내 마음의 평화 누리고 가네 이 마음 고이 품어 기억하여 내 나라 땅에서도 맛보기를 누리기를 * 늘 셋이서 다니다가 잠깐 동안의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앉아서 쉬었다.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눈 앞에 보이는 풍광이 참 예뻤다. 갑자기 시를 쓰고 싶었다. 생각나는대로 갈겨댔다. 다시 만나기로 한 ..

그도 좋고 나도 좋고... ^^

#1. 흔들림 = 살아있음 영혼이 살아 있는 어느 청년에게서 전화가 왔다. 얼마 전, 강연에 참석했던 청년이었고 크리스천이었다. 몇 가지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나의 의견을 물었다. 열정적이었지만, 방법을 모르는 청년이었다.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지 문제해결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는 정서적으로 지원해 주는 친구는 많다고 말하며 후자를 원했다. 나는 마음껏 이야기를 했다. 그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나는 들려줄 이야기가 많았다. 전화를 끊을 때의 기운은 전화를 시작할 때와는 달랐다. 우리는 함께 기분이 좋았고, 다음의 통화를 기약했다. 그는 불확실한 상황과 불안 속에서 조바심을 느끼고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곧 그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절절히 깨닫고 살..

스승의 날 #1. 16년 만에 찾아 뵙는 그리운 선생님

아침 7시 52분. 차창 밖으로 봄 햇살을 기대했는데 짙은 안개가 산을 뒤덮고 지면까지 내려와 있다. 마산에서 대구로 향하는 열차 안의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약간의 허기를 느낀다. 간밤에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여 눈이 조금 따끔거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기분이 그리 상쾌하지 않다. 생수라도 하나 사 먹고 싶은데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음료카트는 흔적도 없다. 봄 햇살이 비치면 안개가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찌뿌둥한 기분도 안개처럼 사라지면 좋겠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놀랍게도, 스승의 날임을 인식하여 키보드로 오.늘.은.스.승.의.날.이.다, 라고 두드리는 순간,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참으로 기다렸던 날이 아니던가. 그래! 나는 이 날을 기다렸다. 5월 초였던가, 4월 말이었던가? 올해..

흔들리며 피는 꼿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 사랑하는 여인과 어떠한 문제로 힘겨울 때마다 사랑의 꽃이 찬란히 피어나는 과정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흔들림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나 확신없는 감정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열렬히 사랑함의 또 다른 이름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나는, 사랑의 흔들림 앞에서 사랑의 위대한 미래를 꿈꾸었고, 내 마음 속에 사랑하는 그대를 향한 떨림을 회복하였습니다..

십대처럼 살고 싶다... (2)

어린 시절, 어른들과 바다에 가면 아쉬움을 안고 돌아서곤 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감상에 젖게 되고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그래서 조금 더 바닷가를 거닐고 싶은데, 어른들은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이렇게 잠깐 볼 거면 왜 이 먼 곳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따라나서야 했다. 혼자서 바다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고서는 홀로 바다에 가곤 했다. 여자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당일치기 포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하며 나의 앞날에 대해 계획을 세우기 위해 1박 2일로 강릉에 다녀오기도 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난 후에는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홀로 훌쩍 2박 3일 동안 바다 곁에 머물다 오기도 했다. 나는 머무르고 싶은 만큼 바다 곁에 있었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십대처럼 살고 싶다... (1)

11년 전, 대구역 플랫폼에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수원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친구 놈은 아주대에 합격하였고 이제 공부할 짐을 싸 들고 대구를 떠나는 것이었다. 입장권을 끊어 플랫폼까지 따라 갔고 기차에 타는 놈을 떠나보내는데 눈물이 펑펑 났다. 당시에는 내가 대구와 서울을 그처럼 왔다 갔다 하며 살게 될지 몰랐다. 또한 대구를 떠나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버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줄 알았다. 세상이 얼마나 넓을지 몰랐고 그 넓은 세상을 얼마나 뛰놀며 살게 될지도 몰랐다. 그 때, 수원으로 떠났던 그 놈과 내가 함께 서울에서 살게 될지는 더더욱 몰랐다. 아마 서른이 넘은 지금은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그런 애틋함을 가지지 못하리라. 3일 동안의 제주여중 교육을 잘 마쳤다. 많은 자원봉..

오늘 같이 이런 날이 좋다

6시에 눈을 떴다. 어제 10시에 잠들었으니 8시간 충분한 잠을 잤다.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신앙 서적을 읽었다. 짧은 기도 시간도 가졌다. 이 시간에 나는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선다. 생명수 같은 시간이다. 어제를 돌아보며 반성을 넘어 회개를 하고, 하루를 살아갈 지혜와 힘을 신께 구한다. 아침 식사를 사과와 삶은 계란 두 개로 간단히, 점심 식사는 베이컨과 상추쌈으로 거하게 먹었다. 저녁 식사는 고구마와 계란후라이 그리고 김치로 맛있게 차렸다. 간식으로 삶은 밤과 오렌지 두 개를 먹었다. 여유로운 식사였고 맛있는 간식이었다. 오전에 책을 읽었고, 와우팀원 과제에 피드백을 하고 독서카페의 3월 정모를 계획하였다. 연구원 홈페이지에 가서 스승님의 촌철살인 같은 꾸지람에 한동안 멍하게 앉아 스스로를 돌아보기..

내 생일날의 풍경들

#1. 생각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 삶의 존재 방식을 도약시키고 도약한 삶은 한 차원 높은 생각을 만든다. 이 선순환의 출발점이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나의 생일 날, 무엇보다 두어 시간 정도의 생각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2. 와우팀원 점심을 와우팀원 분과 함께 먹었다. 전화가 와서 약속이 없으면 점심을 사 드리겠다는 인사가 고마웠다. 출판사와의 선약이 있었지만 내일로 연기되어 와우팀원과 함께 먹었다. 이 분은 참 열정적이고 성실하신 분이다. 하시는 일이 잘 되기를 마음 속으로 바란다. 나와의 만남을 즐거워하시고 고마워하시니 나로서도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3. 제자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와우팀원이 있다. 성격이 꼭 성경의 '베드로' 같기도 하고, 내 마음 속의..

친구,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토요일 오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후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말 속에 만나자는 속마음이 묻어난다. 강연은 8시가 넘으면 끝날 것이다. 그 이후에 보자고 약속을 했다. 두 번의 강연이 있는 날이라 피곤했지만 친구이기에 약속을 할 수 있었다. 좋은 친구들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말이다. 같이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관계가 바로 우정인 것 같다. 함께 찜질방에 갈까 했었는데, 친구는 집에 가 있으라 했다. 집으로 들어와 청소를 시작하려는데 친구가 도착했다. 9시에 다 되어가는 시각인데 저녁식사를 하지 않은 친구는 BBQ를 시켜 먹었다. 개콘을 보다가 내가 먼저 잠이 들었다. 자다 보니 침대 곁에서 자는 친구가 느껴졌다. 둘이서도 잘 자는 내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친한 친구라 잠자리를 함께 해..

영혼에 각인된 노래는 추억을 선물한다!

라디오를 즐겨 듣던 10대의 어느 날... 좋아하던 노래가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직 내 영혼이 순수하였을 때, 그 때의 떨림은 영혼에 각인되곤 했다. 그런 떨림은 종종 음악이 주곤 하였다. 이십 대 이후, 그런 떨림의 횟수는 줄어들었다. 순수함을 잃어버려서인지, 떨림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해서인지 모르겠다. 분명 순수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죄도 참 많이 지었고, 못된 짓도 참 많이 했다. 또한 떨림의 기회가 많이 사라지기도 했다. 아무 할 일 없이 편안히 라디오를 들어본 것이 언제였던가? 사람들은 어쩌면, 십대 시절 그 떨림을 준 몇 곡의 음악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영혼에 각인된 노래를 들으면 온갖 회상에 잠기게 된다. 그런 노래들은 당시의 상황을 함께 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