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았다. 카페 구석에 앉은 여인, 친구의 스무살 시절 옛 애인과 닮았다. 친구의 젊은 날들을 함께했던 그녀였다. 세월은 흘렀고 췌장암 투병을 하던 친구가 죽은 후, 그녀에게서 메일이 왔었다. 오래 전부터 내 블로그를 읽어왔다는 그녀는, 한때 자신의 연인이었던 내 친구의 부음 소식을 읽은 그 날, 한밤중에 가족 몰래 숨죽여 울었단다. 나는 회신을 보냈고, 다시 메일이 왔다. 한번쯤 만나 슬픔을 나누고도 싶었지만, 내게 그런 용기는 없었다. 울기만 할 뿐이리라. 세월은 여전히 잘도 흘렀다. 다시 7개월이 지나, 앉은 모습이 닮은 여인을 보니 그녀가 떠올랐다. 잘 살겠지? 가끔씩 슬프기도 할까? 그럴 것이다. 명징한 건, 때때로, 여전히, 내가 슬퍼한다는 사실이다. 온갖 마음의 심란함을 딛고서 『인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