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 준비도 일이다. 그것도 이중의 일이다. 숙박 예약, 동선 파악, 여행지 조사 등 여행 자체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하고, 부재 중일 때를 대비한 일상의 업무도 몇 가지는 처리해 두어야 한다. 여행이 설레임과 함께 얼마간의 부담감으로도 다가오는 까닭이다. 12월 8일부터 22일까지의 미국 여행은 내게 설레임보다는 부담감이 컸다. 여행 직전의 일정이 다소 빡빡했고, 지난 9월에 벌어진 데이터 유실 사고의 후유증으로부터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했기에 해야 할 업무도 많았다. 왜 이럴 때 여행을 떠나냐고? 내가 그 말이다. 나는 7월 이후, 줄곧 슬프거나 힘겨웠다. 여행이라도 떠나야지, 했던 때가 10월 초였다. 그때 계획한 여행이 이번 미국 여행이다. 계획된 일정을 피하다보니, 출발일이 12월 8일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