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문학 작품들
르네상스 문학을 공부하면서 주요 작품들을 읽는 요즘이다. 지난 해, 세계문학사를 강의하면서 서양문학의 주요 흐름을 일갈해 둔 것이 공부의 방향과 초점을 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공부에서 거시적 안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인데, 공부하면서 거듭 그 중요성을 절감한다. (르네상스 문학으로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지 몰라 나라별로 최고의 주요 작품 하나씩만 소개해 본다.)
국가 |
작 가 |
작 품 |
특 징 |
이탈리아 |
보카치오 |
『데카메론』 |
<인곡>, 최초의 근대인 |
프랑스 |
몽테뉴 |
『수상록』 |
최초로 자기이해를 추구한 에세이 |
영국 |
셰익스피어 |
『햄릿』 |
역사상 최고의 극작가 |
네덜란드 |
에라스무스 |
『우신예찬』 |
당시 유럽의 지적 군주 |
스페인 |
세르반테스 |
『돈키호테』 |
소설계에 미친 엄청난 영향 |
한 권씩만 뽑다보니 불가피하게 빠진 작품이 있었다. 이를 테면, 프랑스에선 라블레의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을 포함하고 싶었다. 어제 오늘 『햄릿』을 읽었다. 이 작품으로부터 시작해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연달아 읽을 계획이다. 그의 위대함을 내 머리와 가슴으로 느끼고 나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하지만 세 권을 내리 읽고도 무감동하면 그와의 교감은 다음으로 미룰 것이다.
밑줄 그었던 문장을 몇 개 정리해 둔다. 말하자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명언들>이라 할 수 있겠다.
1. "약한 자여, 네 이름은 여자로다"
: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어머니의 너무 이른 재혼을 두고 한탄하면서 내뱉은 독백.
(햄릿의 아버지인 덴마크의 왕은 동생 클로디어스의 손에 의해 죽었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햄릿의 어머니는 클로디어스와 재혼했다. 왕은 유령으로 나타나 자신의 아들에게 억울한 죽음을 알린다. 하지만 저 독백은 아직 유령을 만나기 전의 일이다.)
2. "이걸 적어두는 게 좋겠다,
사람이 웃고 웃으면서 악당일 수 있음을."
: 유령이 된 아버지에게 삼촌 클로디어스의 악행을 전해 들은 햄릿의 반응 중에서.
3.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중략) 축복으로 끝낸 말이 네 안에서 여물기를."
: 재상 폴로니어스가 길을 떠나는 아들에게 건네는 당부 중에서.
4. "난 호도알 속에 갇혀 있다 해도,
내 자신을 무한 공간의 왕이라 생각할 수 있다네."
: 햄릿이 어릴 적 친구들과 나눈 대화 중에서.
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들의 귀감이지.
헌데, 내겐 이 무슨 흙 중의 흙이란 말인가?"
: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후의 햄릿이 아직 행동하기 전에 친구들과 나눈 대화 중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관과 햄릿이 처한 비참한 상황이 대비되어 고뇌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