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3

맹목을 떨쳐내야 지성이 깊어진다

"나는 몇 십년 동안 맹목적으로 집단을 뒤따라 걸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뒤에 나만의 길을 걸어가려고 방향을 바꾸었다. 이렇게 몸을 돌리는 것이 바로 대전환이다. 이것은 생명의 돌파구이자 새로운 출발선으로, 자유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몸을 돌릴 수 있는 것이 행복이다. 몸을 돌린 뒤로는 나날이 생명에 가까이 다가서고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며 빛을 추구하던 어린 시절의 본능에 가까이 다가선다." 중국의 실천적 지식인 류짜이푸의 말이다. 맹목은 눈이 멀어 시비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맹목성은 스스로를 책깨나 읽었다고 생각하는 이들, 하지만 아직은 지성이라 부르기 힘든 수준의 초보 독서가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

책 지름신과 타협하기

내가 이렇다. 책 구매금액을 월 10만원으로 제한해 두었는데, 스물스물 선을 넘어버렸다. 그것도 벌써 7월부터 10월까지 연속 4개월 동안 줄곧 나의 원칙을 깨뜨려왔다. 이만하면 원칙이라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지경이다. 2010년 봄, '리뷰 3개 작성시 10만원 도서 구매 허용'이라는 나름의 원칙은 여름 즈음에 허물어졌으니 계절의 변화와 함께 사라진 셈이다. 이래선 안 된다. 책은 그만 사자. 돈 모아야지~! (단순히 10만원 아낀다는 차원이 아님은 글을 읽으며 알게 되시리라.) 뭘 샀나? 7월 구입도서를 살펴 보았다. 사실, 책을 살 때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 아니다. 다른 이들에게 책을 추천할 땐 부담을 느끼며 정선하는 편인데 정작 내가 읽을 책은 쉽게 고른다. 나름의 책 선정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진정한 독서가를 향하여

마이클 더다의 책 『북 by 북』을 읽으며 자주 떠오른 책이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였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 덕분에 저의 2000년대 독서 생활이 풍성해진 것은 분명합니다. 세계관과 연구 분야가 달라 저는 다치바나 보다는 오히려 드러커가 좋다는 말을 제 책에서 한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독서 생활 면에서는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 다치바나 다카시입니다. 독학의 비결, 인터뷰어의 자세 등에서 특히 감동적인 배움을 얻었고, 독서가로서 쫓아갈 하나의 푯대가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에, 그 책을 읽고 쓴 리뷰가 있어서 아래에 소개합니다. 문장의 어미와 형용사 정도를 고쳤을 뿐, 글을 새로 고쳐 쓰지는 않았습니다. 출판칼럼니스트 표정훈 씨가 『나는 이런 책을 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