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시절도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화장실에 앉아서 몰래 챙겨 둔 간식을 먹을 때, 10시 취침 방송이 울릴 때, 애인으로부터 편지가 왔을 때 등입니다. 그리고 나의 경우는 부대에서 강연을 하게 될 때도 즐거웠습니다. 강사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종종 강연 기회가 주어졌던 게지요. 강연을 듣고 난 고참들은 나를 불러 '상담' 비슷한 것을 요청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에도 나는 즐거웠습니다. 장소는 부대 안이었지만, 그 시간만큼은 의미 있게 보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 일화는 훈련소에서의 일입니다. 동기생 P가 제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애인이 변심할까 봐 노심초사 불안해하던 장병입니다. 삼십 분 가까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의 말만으로는 애인 걱정을 그리 할 필요가 없다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