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1

브라질 여행 출발, D-1일

분주하다. 방 안에는 여행 갈 준비물들이 쌓여 있고, 머리 속에는 못다 처리한 일들이 쌓여 있다. 오늘따라 전화기는 왜 이리도 자주 울리는지. 안부 인사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마음은 조급하다. 이번 여행은 짧지 않은 일정이라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처리해야 할 대형 업무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뿌듯함 보다는 조급했다. 하는 일이 적지 않음을 보며 살짝 자부심을 느끼면 좋으련만, 많은 일들을 단기간에 모두 끝내야 한다는 조바심만 느껴졌다. 휴우. 한 숨을 내쉰다. 창문을 열고.. 잠시 휴식이다. 김광석을 듣는다. "저 하늘의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음악이 어쩜 이리도 내 마음을 잘 만져 준단 말인가. 그저 노트북 속 들어 있던 것을 PLAY ..

성취주의자와 쾌락주의자 사이

'A Wink & A Smile' 이라는 곡입니다. 윙크로 오늘 하루를 반기는 낭만, 미소로 내 곁의 사람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여유~! 여유와 낭만이 바로 당신의 삶에 가득하기를 바라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셨나요? 깊어지는 가을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셨던 분은 없나요? 가을의 낭만을 느낄 겨를도 없이 어느 덧 불쑥 한겨울 추위가 다가와 버렸다구요? 세월은 빠르고 우리의 만끽 능력은 한 발씩 늦습니다. 여러분의 오늘을, 계절을, 청춘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공연의 계절, 남자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저의 가을은 독서 실적은 별로였지만, 공연과 여행을 즐겼던 남자로서는 아주 흡족했지요. 먼저 공연 및 전시회 관람의 기쁨부터 살펴 보려 합니다. - 음악회 (세종문화회관 대..

2008 가을 강연여행 ② 당진 왜목마을

왜목마을에서 작은 파도 넘실대니 내 기쁨도 넘쳐나고 은색 달빛 내비취니 어둔 바다 반짝이네 가을 바람 시원함에 퍼져 가는 노랫소리 나의 소원 살랑살랑 온 세상을 누벼가길 충남 당진 왜목마을은 시 한 수를 짓고 흐뭇함에 빠져들 수 있는 여행지였다. 유명세와 달리, 내가 갔을 때에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그 짧은 여행이 더욱 좋았던 이유다. 해변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찰랑이는 파도 소리가 정겹다. 물결이 물결을 넘는 소리, 마치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 엉겨 장난치는 것처럼 귀엽다. 잔잔한 파도는 그 찰랑거림이 작고 부드러워 물수제비를 8~10번 정도 뜰 수 있을 정도였다. 하늘에는 반달이 떴다. 보름달로 차 오를 준비를 위해 사람들에게 달빛을 보낸다. 아름다운 달빛에 끌려 애정의 눈길로 달에게 화답한다..

여행 후에는 일상의 소중함이 더욱 절절히 느껴진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의 활주로에 흔들림과 함께 도착했을 때, 나는 두 팔을 올리며 "와 집에 왔다"고 외쳤다. 기뻤다. 여행도 즐거웠지만 나의 일상도 반가웠기 때문이다. 뒤에 앉아 있던 일행 중 한 분이 "희석이는 기다려주는 와이프도 없고 아들도 없는데 집으로 가는 게 그렇게 좋아?"라고 물으셨다. 그 때, 바로 미소와 함께 대답이 튀어나왔다 "네, 제게는 와우팀원들이 있잖아요." 8박 9일간의 뉴질랜드 여행이 끝나자, 내게는 일상이 시작되었고 그 일상의 한 가운데에 와우팀이 있다. ^^ 3기 와우팀원 중 2명이 다음 주에 만나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나는 그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 것이다. 여행 얘기, 그들의 삶의 얘기. 소중한 내 인생의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블로그가 있다. 블로그에 돌아왔다..

<삶은 여행> 이상은

삶은 여행 - 이상은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젠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 버린 새를 그려 새장 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 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경주 가족여행

내 동생 정우다. 어떤 기분으로 어젯밤을 보냈을까? 울진 않았을까? 짜식, 잘 적응하길... 동생은 어제 입대했다. 누구나 다 가는 곳이라지만, 나 역시도 거쳐 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괜히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군대 가기 전에 해외여행을 함께 데려갔다.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고, 나 개인적으로 입대 전의 중국 여행이 군생활을 하며 힘들 때 많은 도움이 되었기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경주 가족여행의 일정이 6월 말이 된 것도 동생의 입대일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군생활은 쉽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곧 적응을 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뒤집어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도의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왠지 변화를 두려워하며 요리 저리 외..

적산법화원에서의 오후 : 행복

적산법화원에서의 오후 이국 땅 한가로운 오후 하늘을 수놓은 하늘거리는 수양버들 그윽한 풀내음마냥 평화로운 마음 지저귀는 산새소리 중국풍의 현악기 음악 소리 나뭇잎이 바람을 반기는 소리 즐거이 노래하는 내 마음의 소리 신령처럼 지나가는 스님 하루를 마감하는 발걸음에도 저리 여유 있으니 어찌 내 걸음 재촉하여 목적지만 향하리 관세음보살의 자애로운 미소처럼 내 삶 역시 여유롭기를 자비롭기를 해상왕 기념하러 왔다가 내 마음의 평화 누리고 가네 이 마음 고이 품어 기억하여 내 나라 땅에서도 맛보기를 누리기를 * 늘 셋이서 다니다가 잠깐 동안의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앉아서 쉬었다.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고 눈 앞에 보이는 풍광이 참 예뻤다. 갑자기 시를 쓰고 싶었다. 생각나는대로 갈겨댔다. 다시 만나기로 한 ..

여행 길에서

여행길에서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중국 여행을 떠나며 이해인 시인의 시선집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그 풍경 안에 머무르며 시를 읽었습니다. '여행길에서'는 나의 마음에 들어왔던 시들 중 하나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찾으면서 시작된 삶이 찾으면서 끝난다는 시인의 말. 그 찾음은 자신이 뜻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뜻한 것이든, 아니든 과정에서 의미와 행복을 발견..

2008년 첫날, 도봉산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일출

2008년 1월 1일, 새해가 밝아오는 것을 도봉산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겨울 도봉산에서의 일출은 정말 감격적이었습니다. 햇살이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한지 체험적으로 알게 된 날입니다. 산 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 때에는 붉은 색이었습니다. 이 태양이 떠오르는 짧은 순간 동안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참으로 선명하게 보여서 운수 좋은 날이었지요. 붉은 빛을 띤 저 태양은 불덩이 처럼 빛나면서 솟아 올랐습니다. (위) 2~3분 만에 완전히 솟아오르더니 이제는 밝은 노란색으로 불타올랐습니다. (아래) 겨울에는 덥지 않아서 태양을 계속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의 찬란함을 만끽할 수 있더군요. 떠오른지 5분이 채 되지 않은 태양은 눈부시지도 않더군요. (30분만 지나면 눈부심 때문에 태양을 바라보지 못하기에 ..

여행의 기술

여행은 우리에게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선물합니다. 그 낯설음이 우리에게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상과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용기를 얻고,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은 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여행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돌아오기 위해 떠나기 저는 자주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을 왜 갑니까? 라는 질문에 “살아가며 내 등에 짊어지게 된 욕심과 못된 마음을 버리려고 갑니다!” 라고 답변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 배우려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비우려고 가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입니다. 고마움을 느낀 모든 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나그네가 강을 건너게 해 준 나룻배가 고마워 그 나룻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