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핸드폰을 켰다. 가장 먼저 떠오른 글, "제 특기가 뭘까요?" 회사 지원에 필요한 이력서를 쓰던 지인의 문자메시지였다. 응시원서의 '특기'라고 쓰인 공란에 퍽이나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그의 특기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내가 답한다는 게 아이러니했지만, "그걸 제가 어찌 알까요?"라고 보낼 수도 없어.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약간의 지식을 짜내어 회신을 보냈다. "사회 보는 일(진행)과 연기가 아닐까요?" 답변이 바로 날아왔다. "그걸 특기라고 하긴 좀 그래요. 특기까지는 아닌 듯 해요."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매우 높은 기준을 가진 그다.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기 일쑤인 사람. 나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 "기준을 낮추세요. 충분히 특기가 될 만합니다." 회신이 왔다. 결정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