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절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나마 위로나 기운을 전해 드리고 싶지만, 눈빛을 마주하지 못하니 그저 마음을 전할 뿐입니다. "부디, 힘 내세요. 낼 힘이 없다면 잠시 쉬면서 맛난 것 드시고 푹 잠드시길 바래요. 잠도 못 이룰 힘듦이라면, 시간이 당신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도합니다. 위대한 치유자인 시간이 당신의 힘겨움과 슬픔을 지혜와 강인함으로 빚어주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영화, 좋은 음악과의 만남은 어떨까요? 섣불리 조언하기보다 내 이야기에 가만히 귀기울이는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치유해 주는 좋은 영화는 제겐 적잖이 위로가 되는데, 당신께도 그러하다면 말이죠. 때로는 한 곡의 노래가 좋은 사람과 좋은 영화의 역할을 하더군요. 제게는 <삶은 여행>이란 곡이 언제나 마음을 어루만지고 어깨를 다독여 줍니다.
그리고··· 정말 힘들면 며칠이고 멍하니 지내도 괜찮지 않을까요?
정.말. 힘들 때가 있잖아요.
삶은 여행
- 이상은
의미를 모를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젠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 했을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걸.
눈물 잉크로 쓴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간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문자 그대로 수없이 들었던 노래입니다. 2009년 두 달 동안 기록한 유럽 여행기와 곳곳에서 수집한 자료들이 가득한 여행가방을 잃어버렸을 때도, 2011년 나의 가장 소중한 재산일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몽땅 날려버렸을 때도, 연인과 헤어져 실연의 아픔으로 힘겨워할 때도, 저는 줄곧 <삶은 여행>을 들었습니다. 굵은 눈물을 흘리면서 들었던 노래고, 한없는 다독임과 위로를 얻은 노래고, 그래서 힘들 때마다 찾는 노래입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분이 계시다면 전해 드리고 싶은 곡입니다. 즐거운 시절을 보내는 중이라면, 좋은 시절을 한껏 즐기시면서 언젠가 힘겨움이 찾아들 때 들어보시면 될 테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언젠가는 다 지나가는 게 인생이라는 사실은 안도감과 아쉬움이 뒤섞인 묘한 감정을 안깁니다. 가장 압도적인 감정은 '창조적이고 건강한 조바심'입니다. 필멸자인 우리 눈앞의 삶은 유한하니, 최선을 다해 덜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어지니까요. (2013. 11. 18)
*
2013년 11월 18일의 포스팅을 2026년 9월 14일에 읽었다. 문학 이야기가 없는 걸 보니, 2013년까지는 시간과 음악만으로도 견딜 수 있었던 걸까. 하긴 친구와의 사별로 고통스러웠던 시절 『일리아스』에게서 위로를 얻은 때는 2014년이었다.
오늘 다시 <삶은 여행>을 찾아 들으며, "언제고 나를 위로하는 노래"였던 제목을 바꾸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문학도 읽었다. 아침 저녁으론 반려견 오늘이와 함께 산책을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에게는 지금 위대한 치유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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