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 뜨거웠다. 이팔 청춘을 갓 넘겼던 나는 교회에서 만난 여고생 H에게 흠뻑 빠졌다. 짝사랑이었지만 열렬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H 이야기를 자주 했다. 내 일상은 점점 그녀로 채워졌다. 친구들과 3 on 3 길거리 농구대회에 나갈 때의 팀명은 H 이름에서 따 왔고, 시험 기간이면 독서실에서 그녀를 그리워하는 시를 짓곤 했다. 학교 친구들이 일면식도 없던 H에게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 녀석들은 나만의 '천사'를 보고 싶어했다. 급기야 교회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친구들이 참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명 사건이었다. 그들은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아니 교회를 안 다닌 정도가 아니라 교회와는 거리가 먼 친구들이었다. 소위 '일진'이라 부르는 친구들! 녀석들은 담배를 태웠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