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28

지적 생활자의 어느 하루

1. 아침독서로 하루치 영혼의 양식을 얻다! 눈을 뜬 시각은 여섯 시. 물 한 잔을 마시고 책상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기 전에 책을 읽기 위해서다. 열정을 키우는 법에 대한 글을 읽었다. 지금의 내게 절실한 주제다. 자신감과 열정을 키우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네 가지의 노하우를 얻었다. 라는 자기경영 잡지에 실렸던 글인데, 비슷한 내용을 통합하고 내 표현대로 정리해 보았다. 1) 자신을 전율시키는 목표를 찾아라. 그러면 다른 사람을 전율시키는 인생을 살게 된다. 2) 과감하게 변화를 추구하라. 금기는 적게, 모험은 많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살라. 3) 끊임없이 학습하라. 자기성장과 관계의 발전을 위해 최근에 무엇을 배웠는가? 4)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자기를 방어하고 삶에 집착하면..

매혹적인 조르바

1.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프란츠 카프카의 말. "나는 오로지 콱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하러 우리가 책을 읽겠는가?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 정말 그래야만 한다. 인생은 짧고 명저는 많으니까. 자신의 삶이 매혹적인 것들로 가득차기를 바란다면 카프카의 말에서 '책' 대신 다른 것들을 대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책을 읽는다면, 그 책은 도끼여야 한다. 만약 우리가 영화를 본다면, 그 영화 역시 도끼여야 한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하고, 영화를 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 도처에는 멋진 일들이 널렸고, 사람은 저마다 제각각이니까. 2..

나의 간략한 독서여정

1. 나는 그녀를 환경운동가 혹은 사회운동가로만 알아왔다. 인권 문제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04년에 시드니 평화상을 수상한 '아룬다티 로이' 말이다. 그녀를 환경과 연결시킨 것은 2003년에 『생존의 비용』을 읽었기 때문이고, 사회운동가로 생각한 것은 미국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에세이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도 양심적 지성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룬다티 로이의 비판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고종석의 글을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의 주먹(군사적 신보수주의)과 보자기(경제적 신자유주의)에 맞서 가장 열정적으로 펜을 휘두른 논객"으로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과 같은 원로들과 함께 한 세대 젊은 아룬다티 로이를 꼽았다. (『고종석의 여자들』아룬다티 로이 편) 하지만 아룬다..

조바심은 학습자의 적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놀다 보니, 읽고 싶은 책이 생겨 카트에 책 몇 권을 넣어 두었다. 연말에 몇 분께 선물할 책들, 내가 읽고 싶은 책 두 세 권을 골랐다. 이금이 작가의 동화 한 권과 세계문학명작이다. 『햄릿』은 김재남 역본, 여석기 역본 이렇게 두 권을 넣었다. 수많은 번역본 중에 두 권 정도를 골라 읽을 생각이다. 민음사의 최종철 역본까지 훑어본 후에 고를 예정이다. 번역본까지 따져가며 책을 구입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두 가지 점에서 유익하다. 첫째, 좋은 번역서를 고르는 것 자체가 해당 원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책을 선정하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둘째,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것은 책 한 권 덜 사는 문제가 아니라, 책을 보관하는 비용의 문제다. 예전에는 '에이 만원 ..

독서는 즐거워!

이번 주 들어, 독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영혼이 허기져 하고 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제가 정신의 둔감함을 감지할 수 있는 영적 감각을 가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독서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고(이건 플래너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지적 충만함이 사라졌고(이건 생각과 글이 날카롭지 못함에서 알 수 있고), 정신이 조금 예민해졌다는 말이지요(이건 신경질적인 모습이 나주 나타남에서 알 수 있습니다). 독서량이 늘어난 결정적인 이유는 이틀간의 휴가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가용 시간이 늘어났다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앞서 말한 세 가지의 원인 분석은 보기 좋은 말을 갖다 붙여 놓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우리는 이성적인 동물이..

지금 내게 필요한 것

최근 독서량이 줄었다. 업무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실 같지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표지다.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줄어 줄었다는 뜻이고, 과도한 책임감으로 하루 종일 업무를 하느라 정신없다는 의미다. 업무량이 늘어난 원인은 간단하다. 아끼고 존중하는 동료 셋과 교육 프로그램 하나를 론칭하였다. 작게 말하면, 서로의 재능을 모아 프로젝트 하나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고, 떠벌려 말하면, 하나의 아이템에 우리의 젊음을 걸어 사업을 하나 시작한 것이다. 내게는 '대표 컨설턴트'라는 직함이 주어졌는데, 그것은 책임감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이것은 나만의 시간을 앗아갔다. 적게 일하면 죄책감이 드는 성향은 조직을 떠난 지 3년 7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했다. 다함께 열심히 일..

독서법에서 중요한 것

"선생님은 책 선정과 읽는 순서를 어쩜 그리 기막히게 정하셨어요? 이번 명랑 (프로젝트) 너무 좋아요." 명랑 프로젝트에 참가한 팀원이 한 말이다. 다른 팀원 한 명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명랑 프로젝트는 12주 동안 6번의 만남을 가지며 자신의 미래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나는 그네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허접한 선생을 어쩜 그리도 치열하게 따를 수 있냐?" 괜한 겸손이 아니라, 나의 진심이다. 열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독서가 쌓이게 되면, 서로 다른 책의 내용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내가 아는 내용을 만나는 반가움. 부분과 부분을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깨닫는 재미. 책의 순서가 조금 바뀌어도 그런 반가움과 깨달음을 얻는 데 지장이 없다. 좋은 책을 성실하게 읽어나가는 ..

[독서야밤] 루소와 라마크리슈나

책은 재밌었다. 어젯밤, 늦은 시각까지 책을 읽었다. 시작은 인도의 성자 라마크리슈나였고 끝은 장 자크 루소에 대한 책이었다. 읽던 책을 덮고 나니, 아침 6시가 되었다. 본래, 나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책을 읽을 만큼의 끈기나 집중력이 있는 사람이 못 된다. 사실, 오늘도 한 권의 책을 쭈욱 읽은 것이 아니라, 3권의 책을 번갈아 가면서 읽은 것이다. 이런 몰입의 순간이 종종 찾아왔으면 좋겠다. 나도 마냥 얕은 수준에서 놀 순 없으니까. 바닷가에서 물장구를 치는 수준이 아니라, 바다 깊은 곳에서 우아하게 유영하고 싶다. 라마크리슈나는 인도 벵갈 지역 출신의 성자다. 최근에 읽은 책이 인도의 고전 『카마수트라』에 관한 책이어서 점점 인도의 영혼의 스승들에 대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라마크리슈나는 ..

독서는 정말 유익한가? (1)

독서는 정말 삶을 바꾸는가? 나는 이 질문을 두고 한동안 회의했다. 물론, 나는 독서가 즐겁다. 독서를 통해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행여라도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독서가 유익하다는) 관념을 아무런 회의 없이 받아들여 나 스스로도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다. 더이상 나의 머리로 사고하지 않은 채, 나의 삶으로 살아보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전해 들은 관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20대 초반, 술자리에서 종종 등장하는 주제는 군대 이야기다. 군대에 다녀오는 것이 과연 인생에 도움이 되느냐? 라는 거창한 주제가 술안주로 오르기도 한다. 그 때, 한 여대생이 의견을 주장한 적이 있다. "남자라면 군대에 다녀와야 해"라고, 나는 여대생의 의견을 듣고, 그..

독서는 삶의 연금술이다

독서철학 #2. 책은 과정 지향적으로 읽어야 한다. 독서는 과정 지향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내용을 곱씹어가며 이해하거나, 자기 삶으로 실험해야 한다는 말이다.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이들은 흥미를 따라 즐겁게 읽으면 그만이지만, 독서를 통해 도약하고자 한다면 이해하고 실험하지 않는 독서를 멀리해야 한다. 독서는 사색으로 향하는 현관문이요, 자기 생각을 형성해가는 연금술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들이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세울 수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의 권위있는 주장을 모으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에게 두루 유용한 종합지식세트가 아니라, 자신을 생생히 살아있게 만드는 자기 철학이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책의 권수만 늘어나서는 안 된다. 자신을 발견하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