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들어, 독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영혼이 허기져 하고 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제가 정신의 둔감함을 감지할 수 있는 영적 감각을 가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독서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고(이건 플래너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지적 충만함이 사라졌고(이건 생각과 글이 날카롭지 못함에서 알 수 있고), 정신이 조금 예민해졌다는 말이지요(이건 신경질적인 모습이 나주 나타남에서 알 수 있습니다).
독서량이 늘어난 결정적인 이유는 이틀간의 휴가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가용 시간이 늘어났다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이유일 것입니다. 앞서 말한 세 가지의 원인 분석은 보기 좋은 말을 갖다 붙여 놓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우리는 이성적인 동물이어서 무척 편리합니다. 의도적인 목적 없이 시작한 일이라고 해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자기합리화에 능한 사람들을 비꼬는 말투입니다.
요즘 저는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여 보려고 동료들과 의논 중입니다. 동료들은 전적으로 저의 의견을 존중해 주겠다면서 며칠 동안의 생각할 시간을 주더군요. (멋진 그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이 지금의 상황에서 더 좋은 선택인지 몰라 갈등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원과 욕심, 다시 말해 편안한 일상을 바라는 나의 소원과 명예와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욕심 사이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니, 합리적인 생각 후에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제 의견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나면, 저는 그 의견에 맞추거나 보완하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끌어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더군요.
『북 by 북』은 주제별로 목차를 정하여, 주제마다 책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삶, 배우, 일과 여가, 사랑, 가정 등의 주제마다, 좋은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저자가 좋은 책을 읽어오며 가려 뽑은 좋은 문장들을 담았습니다. 저자의 통찰과 지혜까지 곁들어져서 주제별 추천도서와 주제별 생각꺼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이클 더다는 미국의 다치바나 다카시라 불릴 만한 탁월한 독서가입니다. 퓰리처 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에 독서력만큼은 전혀 무색하지 않습니다. 주제마다 읽을 만한 책들, 특히 고전에 대한 지식은 독자를 흥분케 하거나(읽고 싶은 비명을 지르기에), 압도합니다(와, 제목도 모르는 이 많은 책들이라니, 라고 놀라기에).
오늘 낮에는 약속이 있어서 놀다가, 저녁 먹은 이후부터 11시까지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역에 앉아서 90분 동안 책을 읽었습니다. 조사하고 싶은 대목, 읽어야지 하고 마음먹은 책들, 기억하고 싶은 인용문 등을 체크해 가며 열심히 읽었습니다. 처음 알게 된 책들이 무지 많았지만, 나의 무지에 압도당하기 보다는 무지한 사실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만약, 부끄러워해야 한다면, 무지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으렵니다. 정확하지 못한 지식을 부끄러워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독서 리스트를 다듬게 되었고, 공부할 꺼리들을 한아름 얻었습니다.
아! 또 마음이 앞서갑니다. 저는 어쩔 수 없는 몽상가요, 허풍쟁이네요. 허허.
아주 가끔씩 실천이 뒤따를 때에는 꿈꾸는 자이기도 하구요.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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