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빛낸 작가 목록은 길 테지만, 20세기다운 작가라고 제한하면 목록은 짧아진다. 토마스 만이나 존 스타인벡처럼 리얼리즘이 빛나는 소설은 19세기에도 존재했으니까. 반면 제임스 조이스나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며 쓴 소설이나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처럼 시대의 불안을 복합적인 알레고리로 포착한 시는 20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작품이었다. 카프카는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와 함께 20세기를 빛냈으면서도 20세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작가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네.” 카프카가 1904년 문학 친구 오스카 폴라크(Oskar Pollak)에게 보낸 편지에서 문학에 대해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이 말한 문학적 이상을 실현했다. 무턱대고 단정한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