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 20

공감을 방해하는 4가지 태도

* 공감을 배우고 싶거나 공감 때문에 괴로움을 느꼈던 분들에게 공감에 대한 최고의 현자를 소개합니다. 스티븐 코비는 20대 초반의 제게 '공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 주었습니다. 그 가르침을 최대한 간결하고 정확하게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래 글과 영상으로 '공감'에 대한 코비의 지혜에 접속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상에서는 코비 박사가 공감이 잘 이뤄진 베스트 사례를 시연하는데, 공감에 대한 개념과 워스트 사례부터 접하고 난 뒤에 보시면 시청 효과가 더욱 크실 겁니다. 1. 코비는 기막힌 비유로 '공감'의 의미와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한 고객이 안경을 깨뜨려 안경점을 찾았습니다. 주인은 고객의 이야기를 간단히 듣고 시력 검진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이 쓰던 안경을 건넸습니다. "자, 이걸 껴 보..

우리에겐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가 필요해 우린 대화가 부족해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오해 맘에 없는 말들로 서로 힘들게 해 (너를 너무 사랑해) 대화가 필요해." - 자두 中 1.나는 어제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여섯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에 대한 서로의 느낌을 공유했다. 다소 민감한 주제(이를 테면 섹스와 같은 주제나 서로에 대한 아쉬운 점 등)에 관해서도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나 역시 의견이 다르면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하면서 편안하게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내가 최근에 쓴 글을 읽은 후 그에 대한 느낌을 공유할 때에는 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화 도중 간간이 진심 어린 조언이 오갔다. 우리는 손을 붙잡고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2.이처럼 대화는 사람을 마주..

서른은 불청객처럼 왔지만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서른 살은 온다." 최승자 시인의 시 의 도입부다. 어느새 나는 '서른 살' 대신 '마흔 살'을 넣어야 하는 나이가 됐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최 시인의 감수성에 공감하는 이들은 존재할 것이다. 누구나 서른 살을 맞지만, 아무나 서른 살을 소재로 울림을 주는 시를 짓지는 못한다. 시인의 존재 이유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물론 우리에게도 존재 이유가 있다. 시는 쓰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면 앞으로도 그리 살아가면 될 것이다. 지금의 삶이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면? 그때는 자기 가슴에서 호연지기를 끌어내어 글 짓는 시작(詩作) 대신 새로운 인생을 시작(始作)해야 하리라. 비타 노바의 첫걸음은 작금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것이라 믿는..

대화가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아들 : 아버지, 우리 집은 대화가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 (아들을 째려보다가) 밥 묵자.잠시 후, 아버지 : 니 얘기 잘 했다. (아내를 보며) 말 나온 김에, 당신 동민이 교육 우째 시키고 있노? 내 며칠 동안 쭉 지켜봤는데, 오늘만 해도 그래. 해뜨기 전에 뽀로로 기어나가가 하루종일 싸돌아 댕기다가 지 배고프면 기 들어와가 밥만 처 묵고! 야 이거 하루 종일 밖에 나가가 뭐하노?어머니 : 지도 모르겠습니더. 지도 야 땜에 미치겠습니더. 아버지 : 동민! 니 솔직히 얘기 해. 니 하루종일 밖에 나가가 뭐 했노?아들 : 학교 갔다 왔는데여. 는 2000년대 후반 개그콘서트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저녁 식사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코드로 공감적 유머를 자아냈다.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가족..

책을 읽으면 덜 아프거든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문학비평가 이명원 선생의 책 제목이다. 마음이 엄청 짜다는 말인가, 무슨 의미지? 도서관과는 어떤 관계고? 의문은 이라는 글을 읽으며 풀렸다. 두 페이지짜리 짧은 글(책에 실린 상당수의 글이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은 이렇게 시작된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서가에 꽂힌 오래된 책을 보면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안심'이라는 단어와 글의 말미에 "마음이 소금밭"인데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을 "고통으로 속이 꽉 찬 개그맨이 사람을 웃겨야 된다는 아이러니"에 빗댄 걸 보면, 고통스러운 내면을 뜻하는 것 같다. 그리고서 이렇게 글을 맺었다. "내 안의 소금밭을 부지런히 갈기 위해서라도, 그 짜디짠 인생에 정직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나는 ..

음악이 위로다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에서 이렇게 썼다. "모든 것을 검토해 보아도, 바그너 음악이 없었다면 나는 내 유년 시절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음악이 위로다. 음악은 종종 사람의 영혼을 치유한다. 나는 과장과 기만 없이 말할 수 있다. 이상은의 '삶은 여행'을 들으며 위로를 얻었다고, 노래 한 곡이 나를 깊이 위로했다고 말이다. 상실의 아픔을 겪을 때마다 이 노래를 수백 번 들었다. 니체는 자신의 치유자에 대한 요구도 밝혔다. "나는 음악이 10월의 오후처럼 청명하고 깊이 있기를 바란다." 나 또한 음악을 비롯한 예술을 향한 기대와 바람이 있다. 나는 유미주의를 좋아하지만, 유미주의자를 지지하진 않는다. 예술이 삶의 지혜와 인류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예술에게 바란다. "당신이..

깨달음이 위로다

"고통에 사로잡혀 의미를 찾기 시작하는 소수가 인류의 의미를 결정 짓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힐데 쟁어에게 보낸 편지(1931)에 담긴 말이다. 고통 속을 헤매던 나는 이 말에 깊은 위로를 얻었다. 깨달음이 위로다. 나는 삶이 고통스럽고 힘겨울 때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아무 책이나 읽었던 건 아니다. 선별은 하되, 읽고 또 읽었다는 뜻이다.) 그것은 깨달음을 통해 내 삶을 견디려는 안간힘이었다. 헤세는 1920년의 일기에 이런 글도 썼다. "훗날에 돌아보니, 겉보기에 순조로웠던 시기보다 힘들고 어리석었던 시기가 내게 더 도움이 되었다. 나는 이성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자라나는 가지만 건드리지 말고 더 깊이 뿌리 내려야 한다." 내게도 해당되는 말이리라. 내게 필요한 것은 인내, 용기..

11기 와우 모집을 어떡할까

1.11기 와우팀원을 어찌 할까? 오랫동안 나의 고민이었습니다. 새로운 와우팀원을 모집할까 말까를 두고 몇달 동안 갈등했지요. 어떤 날에는 '10기를 끝으로 그만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며칠 후에는 '아니지, 새 기수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11기까지는 하겠다고 말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자'며 나의 결정을 뒤집었습니다. 4/4분기가 되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죠. 급기야 그리스 여행을 떠나면서 "와우 11기를 해야 하는가를 결정하고 돌아오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미코노스 섬에서 잠시 나만의 시간이 주어져 와우에 관한 여러 가지를 곰곰히 생각했습니다만, 확고한 결정 없이 귀국하고 말았네요. 우유부단은 저의 취약점입니다. 2.내면에 존재하는 11기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렇습니다. - 와우는 부담이 되는 프..

사진으로 보는 제주여행(2)

비 오는 날의 금능으뜸원해변이다. 날씨가 잔뜩 흐린데도 바다가 에머랄드 빛을 띄어서 단숨에 반한 곳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에는 차에 머물다가 잠시 비가 그치면 나가서 잠시 바다를 관조했다. 바다 너머 보이는 비양도는 정말 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같다. 이 해변을 5박 6일을 머무는 동안 세 번을 찾았다. 두 번째 방문은 밤이었다. 나는 어둔 해변 속을 거닐며 인생을 생각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한 시간짜리 소요(逍遙)학파 철학자였다. 생각의 결과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리 되겠다. 단순한 삶! 단순함이 간단한 건 아니다. 단순함이 쉬운 것도 아니다. (단순한 명제의 모습을 띠는 지혜를 실천하기란 얼마나 힘든가!) 2016년 11월 초에 오픈한 한림읍네의 콩나물국밥..

사진으로 보는 제주여행(1)

제주 바다의 따뜻한 첫 인상이다. 공천포 앞바다가 나를 반겼는데,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얼마 전 이런 얘길 들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반려동물이 마중 나온다." 진실 여부야 알 수가 없지만, 우리 가족도 반려견을 키운 적이 있기에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가슴이 먹먹했던 말이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공천포 앞바다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우리 집에서 16년을 살았던 푸들이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기듯이 햇빛을 머금고 나를 안아 주었다. 남원큰엉해안경승지는 황홀한 해안산책로다. 신영영화박물관과 금호리조트 뒷쪽 산책로가 특히 아름답다. 절벽을 따라 걷다보면 절경에 감탄하고 마음까지 후련해진다. 한반도 모양을 빚어내는 산책로도 유명하다. 이번에는 혼자 해가 질 무렵에 들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