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카페 데 베르에 온다.
7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에 도착하여 오전을 이곳에서 보낸다.
3년 8개월째 이곳에 출근했으니 나에게 이 곳은 사무실인 셈이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 매일 출근하는 이가 생겼다. 두 달 정도 되었으려나.
8시 30분 경에 나타나는 그녀는 대상 웰라이프 판매사원이다.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끌고 다니는 손수레에 적혀 있는 바에 의한 것이니 맞으리라.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카페 데 베르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는다.
카페 데 베르 바깥 적당한 곳에 손수레를 놓아두고 가방만을 들고
한 시간 정도 근처의 빌딩에 녹즙이나 카모렐라를 배달하는 듯 하다.

손수레는 놓이는 곳은 내가 매일 앉는 자리에서 불과 1m 떨어진 곳이다.
그녀와 나는 통유리를 사이에 둔 채, 매일 30초 정도 만나는 게다.
젊은 그녀가 대견한 것은 그녀에게서 삶의 열심을 보기 때문이다.
 
눈 한 번 마주친 적 없지만, 나는 그녀의 걸음걸이에서 삶의 열심을 본다.
멀리 사라지는 그녀의 손에는 손수레 손잡이가 있고,
그녀의 가슴에는 삶의 열정과 자신만의 꿈이 있으리라.

내가 숫기가 있었더라면, 친구 하자고 말이라도 걸었을 텐데...
그러지는 못한다. 다만, 마음 속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그녀가 다녀 간 다음에는 잠시나마 나도 더욱 열심히 일하기에.

어제는 『토익달인 정상의 영어공부법』이라는 책을 조금 읽었다.
영어에 관한 내용이지만, 그의 삶에 대한 열심과 강사로서의 전문성에 관심이 갔다.
책을 쓴 '정상' 씨는 영어에 대한 열정과 성실이 과연 '정상'급이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지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영어에 매달렸단다.
자신의 책에 이렇게 썼다. "난 정말 죽어라 영어공부를 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에게 이런 적이 있던가? 죽어라고 열심을 냈던...'

2005년, B2B 팀원이 되어 기업 영업을 할 때가 떠올랐다.
그 때는 회사, 집, 교회 만이 내 삶이었다. 주일에도 예배 후 회사에 가서 일했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고, 삶의 90%는 회사에서 일했다. 참 열심히 일한 순간이었다.

열심을 내었던 순간이 떠오른 것은 다행이지만,
아쉬운 것은 더 이상 다른 장면이 떠오르지는 않는다는 게다.
죽어라 열심을 내었던 순간은 2005년~2006년의 회사생활이 전부였다.

'죽어라' 영어공부를 한 결과, '토익강사 정상'은 토익 강사로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강사가 되었다.
2010년 상반기 현재, 총 46회 토익 만점에다 두번의 11회 연속 토익 만점이라니!
국내 최단기 최다 토익만점 강사라는 타이틀이 그의 이름을 빛나게 한다.

글을 쓰는 지금 막, 카페 창문 너머로 할머니 한 분이 보인다.
편안한 옷차림에 미끄럼 방지용 녹색 고무칠을 해 둔 장갑을 낀 청소 아주머니시다.
오십 대 중후반은 되어 보이시는 아주머니를 잠시 동안 바라본다.

울컥, 하는 마음이 들었다. 참 열심히, 참 꼼꼼히 쓰레기통을 닦아 내신다.
눈물이 날 뻔할 정도로 (사실, 이렇게 자주 감동하긴 하지만)
열심을 내시는 아주머니께 얼른 오렌지 주스를 하나 사다 드렸다.

이것은 동정이 아니라, 고마움인데 어떻게 전해 드릴 수 있을까?
를 고민하다가 마지막 쓰레기통 청소를 마치고 가시는 아주머니께 다소 황급히 건네드렸다.
음료를 건네며 전해 드린 말은 "고마워서요." 정도가 고작이었다.

실수도 했다. 내내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느라
첫마디를 "할머니 이것 하나 드시지요."라고 건넨 것이다.
어머니 뻘인데, 그렇게 말한 것이 돌아와 글을 쓰는 지금에도 마음에 걸린다.

20대 여성 판매사원도, 걸출한 토익 강사도, 50대 청소부 아주머니도
오늘의 내게 감동적인 교훈을 주는 인생의 선생님이시다.
그들은 말이 아닌 삶으로 내게 열심을 전염시켜 주었다.
 

열심은 아름다운 것이다. 너무나 아름다워 보는 이를 전율케 한다.


그들이 가르쳐 준 교훈이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 분께 인사를 전한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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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영원 2010.08.10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것이
    삶 참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그게 팀장님의 힘인 것도 같구요.
    덕분에 저도 오늘 하루 아름다워지려 더욱 愛써봅니다.^^

    • 보보 2010.08.18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기적이고 고약한 내가,
      그나마 마음에 드는 한 가지가
      아직은 작은 것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녔다는 겁니다.
      영원히 잃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

  2. 정환 2010.08.18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엔
    아름다운 이가 많네요
    불만도, 불평도, 짜증도
    수두룩할지언정
    겸허하신 분들이 있음에
    교만한 저를 보게 돌아보게 됩니다.

    • 보보 2010.08.18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을 아름다운 분과 그렇지 않은 분으로 나누면 안 된다.
      한 사람 안에 아름다움과 추함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아름다움을 발현하고 추함을 누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

  3. niceplanner 2010.09.08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 다시 찾느라 제 트윗을 다시 봤지요 우정이랑 윤희언니에게 이 글을 트윗으로 보여드렸던게 생각나서요 크크 이 글 또 나눠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요 좋은 글로 열심,을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셔서 감사! 9월 8일은 그런 날! 히히

    • 보보 2010.09.08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9월 8일)은 좋은 날이군요. ^^
      새롭게 생각한 날, 새로운 행동을 한 날, 새로운 시작을 한 날이니까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내일도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삶이 더욱 아름다워지시기를~!


향이 좋은 와인에 취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와인은 그것의 술기운에 취하는 게 아니라, 향에 취하고 기분에 취하게 한다.
어제 선생님과 연구원 동기 두 분과 함께 식사와 와인을 들었다.
고품격 (그러나 양은 무지 적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것으로 행복은 시작되었다.

달빛 은은한 창가에 앉아 있는 것은 감미로웠다.
우리는 선생님 댁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사모님께서 불을 한 번 꺼 보라신다. 산 너머 달이 차올랐던 것이다.
주방은 한쪽 벽면 전체가 유리창이었기에 우리는 달빛을 만끽할 수 있었다.

와인은 달콤했고, 달빛은 감미로웠다. 낭만적이었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잔잔한 행복감이 깃들었다. 그 무엇보다 참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했으니.
"달빛 참 좋지? 그런데 더 좋은 건 너희들이야. 
너희들이 안 왔으면 이 시간에 내가 여기 있지 않을 거고." 선생님의 말씀이다.

'참 좋았지요. 가끔씩 찾아오는 침묵의 시간까지도.
선생님이 안 계셨으면 우리가 그리 만나지도 못했을 테지요. 감사합니다.' 라고 생각했다.
창 밖 달빛은 좀 더 높은 하늘에 떠 있었고, 식탁 위에는 촛불이 계속 타고 있었다.
어느새 치즈와 음식 접시가 비워졌고,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 우리는 일어섰다.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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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3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10.02.03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술 취한 게 아니라니깐. ^^
      네가 바리새인은 무슨~!

      넌 성령에 취한 것이고,
      난 그러지 못해 분위기에 취한 것이지 뭐.

    • anne 2010.02.03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사도 행전 2장에서
      성령을 받은 이들이 술취했다고 오해받았던
      그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
      성령충만, 명랑!

    • 보보 2010.02.03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 그러면 네가 술취한 것이고
      내가 성령에 취한 것은 아니냐? 하하하. ^^

  2. 신종윤 2010.02.03 16: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 내가 있었으면 사부님께서 저리 멋진 말씀을 하실 틈이 없었을지도 몰라. 위대한 침묵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봐야겠다. 고맙다.

  3. 42ko 2010.02.03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낭만적인 사제관계로군요.
    저도 희석샘과, 저희 관장님과,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상황판단이 안되는 어리버리함부터 고쳐야되겠군여 ㅎㅎㅎ

    • 보보 2010.02.12 0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 어리버리할지라도 진솔함과 애정이 있으면 뭐가 문제겠니? ^^
      아름다운 사제관계가 될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하자.

  4. pumpkin 2010.02.04 0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위기가 어땠을지..
    그냥 그대로 와닿네요..

    아.. 물론 제가 선생님의 선생님댁에 가보았던건 아니고..^^;;
    '43살에 다시 시작하다..'에..
    선생님의 선생님 자택 분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자세히 그려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림이 그려졌던거죠..^^

    읽으면서..
    저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럴때는 그저 시간이 그 즈음에 머물러 있었음 하는..
    바램도 생기지요..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선생님 댁.. (무슨 말놀이 하는 듯한 부뉘기..^^;;)
    에서 마음맞는 동료 연구원분들과 함께 달빛을 바라보며..
    와인과 함께 즐기시며 행복해하시는 분위기가..
    마치..우리 한국에 있는 와우들이..
    선생님댁을 방문할때 느끼는 그 분위기와 참으로 닮았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와우들이 선생님댁에 가는 것을 그리도 좋아하나부다..
    혼자 생각해봅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과의 그런 아름다운 자리..
    자주 그런 시간이 선생님께 함께 했음 좋겠네요..^^

    오늘도 즐거움 가득한..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와우 펌킨 드림~

    • 보보 2010.02.12 0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집이 와우들에게 그런 의미였던가요? ^^
      더 좋은 분위기를 위해 어서 달빛 비추는 창이 있는 집으로 이사가야겠군요. 하하하.

    • pumpkin 2010.02.13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굳이 달빛 비추는 창이 있는 집이 아녀도..
      와우들 안에 그런 아름다운 창.. 하나씩 가지고 있는걸요..^^

      그저 함께 있어 좋은..
      그런 와우들과 선생님 아니시던가요..^^

      음악이 있고..
      책이 있고...
      그리고.. 까페가 있는..
      선생님의 공간은..
      그야말로 함께 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죠...^^
      달빛 비추는 창이 있는 스승님의 집처럼...^^

 

배수경 선생님
중학교를 졸업한지 16년 여가 지났네요.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저 희석입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현대영수학원에도 보내주시고, 제게 시집도 선물해 주셨던 그 이희석입니다.

선생님을 찾아오는 길이 참 행복했습니다. 내 삶에 나를 아껴주고 살펴 주신 은사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저를 참 행복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십 수년의 세월을 넘어서까지 제가 선생님을 기억하고 이렇게 찾아오도록 만들어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참 고우셨던 모습은 여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게 보여 주신 참 스승의 모습은 제 마음 속에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진학을 함께 고민해 주셨던 기억, 현대영수학원에 있는 친구 분을 통해 제가 학원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던 기억, 단아하게 수학 수업을 가르쳐 주셨던 기억...

*

2008년 스승의 날.
나는 대구 오성중학교의 뒤뜰에 앉아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 배OO 선생님이셨나!
이제, 잠시 후면 선생님을 뵐 수 있다니! 나의 가슴은 감격으로 떨리기까지 했다.

 

삶을 사느라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문득 선생님이 떠올랐다. 해마다 배OO 선생님의 소식을 찾곤 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번번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올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서는 꼭 뵙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성중학교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현재 오성중학교에 계신다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반갑고 놀라울수가!
나는 스승의 날에 대구에 가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고 오늘 오성중학교에 왔다.

5월 14일, 창원에서의 강연 진행 후, 마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리고 스승의 날 오전 9시에 대구에 도착했다. 동대구역에서 오성중학교에 가는 택시 안에서 나는 분명 들떠 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중학교 때 은사님을 만나러 간다며 떠들어 댔다. 택시 기사와 이렇게 떠드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오성중학교 입구로 올라기는 길목에서 내렸다. 내 발로 직접 골목을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꽃집에 들러 가장 아름답고 비싼 꽃다발을 샀다.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드디어 학교에 도착! 

 

운동장은 작아졌다. 아니, 내 몸집이 커졌고 세상살이로 인식이 커졌으리라. 운동장의 흙을 밟으며 운동장을 가로지를까, 건물로 돌아가는 인도를 걸을까를 고민했다. 마냥 행복한 고민이었다. 

 

나는 교무실이 아닌 뒤뜰 벤치에 앉았다.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쓰기 위해서다. 칡나무덩쿨로 그늘이 만들어진 벤치에는 나무 책상도 있어서 쓰기에 편했다. 나는 거기에 앉아서 편지를 썼다. 두근거림과 설렘이 가득한 가슴 한쪽에 약간의 긴장감을 품은 채로.


"단아하게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기억..."까지 썼는데 선생님 한 분이 지나가셨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생물을 가르쳤던 최OO 선생님이셨다. 이름까지 정확하게 기억이 났고 우리 반에 들어오셨던 분이셨기에 나는 선생님께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다.

 

"혹시, 최OO 선생님 아니십니까?"
이름을 기억해 주어서 고맙다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근데 너는 누굴 찾아왔노?"
"아,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배수경 선생님을 뵈러 왔습니다."

최OO 선생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지금 안 계신데..." 하신다. 그리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셨다. "아, 오늘 학교 안 나오셨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대구에 계시면 제가 지금 찾아가면 되지요."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대구에 어디든 못 찾아가랴 싶었다. 아니 뭐 경북에 계신다 해도 찾아뵈면 되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있는데 생물 선생님께서 다급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잠깐만 있어봐래이."
"네, 근데 전근 가셨나요?"
"아니 잠깐만 있어봐래이." 하고 자리를 떠나셨다.


잠시 후에 김OO 선생님을 모시고 나왔다.
김OO 선생님은 수학 선생님이셨고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성함이 기억났다.

"아 니가 배수경 선생님 찾아왔나?"
"네"
"나한테는 수학 안 배웠나?"
"배우지는 않았지만 선생님 성함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OO 선생님이시죠?"
"아 그래..."

대화는 끊어졌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생물 선생님과 수학 선생님은 서로에게 뭔가를 떠미셨다. "선생님이 말하세요." "아니 선생님이 말하세요." 무슨 사연이 있는 듯 했다. 분위기는 굉장히 중요한 사연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나는 무척 궁금해졌다.

 

"희석아... 선생님 보고 싶어서 찾아 왔는데 참 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됐네.
배수경 선생님은 지금 학교에 안 계신다."
"네? 분명히 계신다고 통화하고 왔는데요."
"그래. 그건 그냥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나보다. 배수경 선생님은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
"...."
"...."

울먹이다가 곧 울음을 터트렸다. 엉엉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다. 주르륵 주르륵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수학 선생님도 함께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더 울고 싶었지만 마냥 울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두 분께서 마냥 나를 달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여쭈었다. 돌아가신지 1년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얘기,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서울에 머무르셨다는 얘기, 두 딸이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는 얘기, 배 선생님은 참 여리고 고우셨다는 얘기 등을 들었다. 그리고 수학 선생님은 나를 위로해 주셨다.


"그래도 오는 길이 행복했을 거잖아. 그렇게 좋은 기억 간직하고 살면 되잖아. 그지?"

그랬다. 나는 정말 선생님을 만나 보러 오는 길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열차 안에서 편지를 쓰며 얼마나 설레였던가! 선생님은 나를 보며 또 얼마나 기뻐하실까, 라는 기대감으로 편지를 썼는데 전해드릴 수가 없다니!


배수경 선생님을 대신하여 수학 선생님께 편지글을 읽어 드릴테니 대신 들어주실 수 있으시냐고 부탁 드렸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셨고, 나는 쓰다 만 편지를 읽었다. 눈물이 났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겨우 읽었다.

쓰다만 편지... 결국엔 수취인에게 전해지지도 못한 편지...
수학 선생님도 울고, 나도 울고.

꽃다발은 살아 계실 때 가장 친하게 지내셨다는 친구 선생님께 대신 전해 드렸다. 이제 더 이상 학교에 머무를 수도 없다. 여러 선생님들께 배수경 선생님에 대한 얘기를 더 듣고 싶지만
이렇게 좋은 날 다른 제자들을 만나기에 바쁘실 거란 생각이 들어서 참아야 했다.

 

오랜만에 들렀으니, 나를 가르치셨던 몇몇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렸다. 나는 선생님들의 성함까지 정확히 기억했지만, 선생님들은 나를 기억하시지 못하셨다. 눈에 띄지 않은 평범한 학생이라 이해했다. 서운하지는 않았다. 다만 배수경 선생님이 더욱 그리워졌을 뿐.

학교를 나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학교 현관 앞에서 서 있는데 또 눈물이 났다. 교실을 한 번 둘러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1층 1학년 교실부터 3층 3학년 교실까지 천천히 걸으며 둘러 보았다. 그 때, 친구 상욱에게서 전화가 왔다. 울음을 참고 있었는데, 친구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한다. 또 운다. 

학교를 나왔다. 학교를 오르며 꽃다발을 샀던 꽃집을 지나는데 아주머니가 나를 기억하며 잘 전해드렸냐고 묻는다. "아뇨. 제가 뵈러 왔던 선생님이 돌아가셨대요."라고 쓸쓸히 답을 건넸다. 아주머니는 당황하여 할 말을 찾지 못하셨다. 잘 받으셨다고 말할 걸 그랬나? 배수경 선생님께서는 정말 하늘나라에서 꽃다발을 받으셨을 테니까.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하늘을 쳐다봤다. 선생님께 말을 걸었다.
"선생님, 보고 계시죠? 듣고 계시죠? 희석이가 선생님 보고 싶어서 왔는데...
왜 벌써 가셨어요? 이제부터 선생님과 연락되면, 엄마처럼 누님처럼 참 많이 따르고 싶었는데... 저 참 아껴 주셨잖아요. 아무 것도 잘 하는 것 없는 날 참 예쁘게 봐 주셨잖아요. 공부도 뒷전이던 제가 이렇게 잘 커서 선생님 뵈러 왔는데..."

엉엉 울었다.
하늘을 쳐다 보며 울고.
하늘을 원망하며 울고.
하늘이 그리워서 울고.


 

지금 나는 또 운다. 내가 2년만 일찍 오성중학교에 전화를 했더라면...
그 때엔 미처 모교에 전화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이 사실이 어찌 이리 원망스러운지.
아! 그 때에 전화를 했었더라면. 그 때 연락이 닿아서 만났더라면...


서울에서 지내셨을 때 많이 외로워하셨다는데, 내가 자주 찾아뵈어 말동무라도 되어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세상에, 이렇게 마음이 한스러울 수가 있구나!

선생님께 예쁜 모습 보여 드리려고 쇼핑까지 하여 새 셔츠를 입고 새 타이를 맸는데...
책의 원고 중에 배수경 선생님에 관해 쓴 챕터를 출력해서 왔는데...
선생님을 따스하게 안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 왔는데...
이 모든 바람과 소원을 이제 가슴 속에 묻어둬야 하다니!

언젠가 녀석들이 허락한다면, 선생님의 따님을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학교를 나왔다.
이제 그 때 못다 쓴 편지를 마무리해야겠다.

*

제게 보여 주신 참 스승의 모습은 제 마음 속에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진학을 함께 고민해 주셨던 기억, 현대영수학원에 있는 친구 분을 통해 제가 학원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던 기억, 단아하게 수학 수업을 가르쳐 주셨던 기억...

이 모든 기억을 선생님께 말씀드리며 함께 활짝 웃고 싶었는데,
그 소박한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네요.
선생님, 자꾸만 눈물이 나요.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잘 자라왔지만
어렸을 적부터 나를 지지해 주고 아껴 주신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특별했습니다.
정말, 저는 선생님과 앞으로의 삶을 함께 나누고 싶었거든요.
저랑 열살 남짓 밖에 차이나지 않으니 친밀한 사제 지간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아!
심호흡을 합니다. 선생님께 작별 인사는 하지 않을 거예요. 항상 저를 지켜봐 주신다고 생각하며 저 역시 선생님처럼 따뜻한 선생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었어요. 선생님을 기억하며 살았다는 말도, 자주 생각났다는 말도 전하고 싶었지요.

가을이 되면 선생님 묘소에 찾아가 뵈려고 해요.
가능하다면 두 따님과 함께 가고 싶네요. 중학생이라고 들었어요.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엄마를 먼저 떠나보냈고, 그 때 선생님을 만났지요.
선생님께서 제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셨던 것처럼 저도 두 따님에게 그러고 싶네요.
그리고, "엄마는 내게 최고의 선생님이었단다."라고 말할 거예요. 제 진심이거든요.

천천히 또박또박 제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선합니다.
"나.는. 희.석.이.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으.면. 좋.겠.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손을 만져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고마웠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제자 이희석 두손모아 하늘로 올려드림

*

나는 2008년 스승의 날을 하루 종일 우울하게 보냈다.
상욱이를 만나 고등학교 은사님을 찾아뵙기도 했지만
배수경 선생님에 대한 슬픔이 떠나가지 않았다.

소중한 친구, 상욱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오래 오래 내 곁에 건강하게 있어달라고.
갑자기 구본형 선생님이 보고 싶어 전화를 했는데 아쉽게도 연락이 안 됐다.
잘 됐다. 연결되었더라면 영문도 모르신 채 나의 울음을 받아주셔야 했을 터이니.

지금도 이 글을 쓰며 눈물이 난다. 참으로 슬프다.
하지만! 몇 가지 인생의 조언을 떠올려 본다.

열렬히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이
한번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모든 것에는 빛과 어두움이 존재한다.
상실을 경험하고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어두움이다.
상실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스쳐가는 일상과
내 곁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은 빛이다.
어두움은 나쁜 것도 아니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삶의 과정일 뿐이다.


어두움 후에는 빛이 오기 마련이다. 

그 빛은 지나간 어두움으로 인해 더욱 밝은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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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10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11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민성아... 네 댓글이 어찌 이리 반갑고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구나. 네 댓글을 여러 번을 읽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에 위로가 되네. 고맙다. 민성아.

      건강해 달라는 말에 진정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름다운 사제지간으로 서로 성장해 나가자. ^^

  2. 2008.07.10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11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자'라는 말에 약간의 부끄러움이 들지만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친구로 혹은 사제지간으로 멋진 우정을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셨네요. 그 사랑에 고개 숙여지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위로를 얻고 갑니다. ^^

  3. 2008.07.11 05: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11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상실을 삶의 과정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상실, 죽음과 이별까지두요. ^^ 격려와 조언에 감사 드려요~

      전인학교 강연은 10월 11일, 잘 알겠습니다.
      멋진 가을날, 아름다운 날씨였으면 좋겠네요. 그날 뵐께요. ^^

  4. 유근환 2008.07.11 1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가슴 아픈 일이 있었군요
    우리는 만남과 그리고 잃어버리는 기억, 죽음과 이별의 연속된 과정에서 살고 있기에 그 아품은 크지만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기억으로 치유되지 안을까.......

    • 보보 2008.07.14 0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유근환 선생님. ^^
      참 오랜만인데,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가끔 이렇게 블로그에 들러 주시는군요. 참 반갑습니다.

      전해 주신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치유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조급해하지 않으며 지내고 있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언젠가는 새로운 만남으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 드리며,
      가끔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만났으면 좋겠네요.

  5. 2008.07.13 0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14 0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엔 좀 어떠신지요? 진실과 사랑의 가슴앓이를 경험한 이들은 분명 이전보다 아름답고 강한 영혼의 소유자가 된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저는 지금 그 믿음의 증인 한 사람과 소통하고 있는 것 맞지요?

      아버지 기일... 뜻깊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년을 훌쩍 넘은 세월이니 기일이 슬픔의 날만은 아님을 저보다는 더욱 잘 알고 계신 것 같네요.
      기일이 되기 전, 한 두 번쯤 더 놀러 오세요~ ^^

      제게 도와 줄 것이 없다구요?
      아닙니다. 이 마음이 담긴 댓글 하나가 힘이 되는걸요.
      아자아자! 이 함성과 격려의 마음이 제게 전해지네요. ^^

  6. 2008.07.14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14 2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 모두들 가슴 속에 눈물 한 방울씩은 머물고 사네요. 하긴, 그렇게 웅장한 백두산도 '천지'라는 큰 눈물샘을 안고 살고 있으니...

      '괴로운 제 삶'이란 대목에서 당신을 위한 작은 소원 하나를 빌었습니다. 어제보다 덜 괴로운 오늘이 되고, 내일은 기쁨의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힘찬 다짐 이루시리라 기대합니다!

  7. 2008.07.22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7.26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현아...
      네 메일을 보며 소리를 지를 만큼 신나고 즐거웠던 순간이 떠오르네. 그 날의 강연을 마친 피로감이 모두 달아나고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 너를 떠올렸지. 이내 전화를 통해 확인한 너의 목소리는 참 많이 달라졌더라. 네 모습은 또 어떻게 변했을지... 어서 보고 싶다.

      네가 어떤 강연 동영상을 보았는지 모르겠다만 아마도 찍고 난 후 한동안 후회했던 영상이 아닐까 한다. 어색하고 어눌하고... 온갖 좋지 못한 감정이 들었던 영상... 그러나, 그 영상으로 인해 너를 만나게 됐으니 얼빵한 그 강연 동영상도 이제 뜻깊게 되었다.

      다음 주에 보자. 같이 밥 먹자. ^^


여행길에서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중국 여행을 떠나며 이해인 시인의 시선집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그 풍경 안에 머무르며 시를 읽었습니다.
'여행길에서'는 나의 마음에 들어왔던 시들 중 하나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찾으면서 시작된 삶이 찾으면서 끝난다는 시인의 말.
그 찾음은 자신이 뜻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뜻한 것이든, 아니든
과정에서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生임을 안다면
죽음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을 찾으며 시작된 2008년 스승의 날.
하늘나라에 계시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며 슬픈 날이 되었지요.
아직 이 슬픔의 까닭을 찾지 못하여 슬픔이 끝나지 않은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어제와는 다른 마음으로 사랑하며
또 하나의 여행길을 떠납니다. 24시간 동안의 여행을.

행복을 찾느라 행복을 잊지 않기를.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놓치지 않기를.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힘껏 선택하기를.

글 : 한국성과향상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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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3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5.26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날 강연을 하고서 부끄러웠습니다. 강사로서의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어진 강연 시간에 저는 최선을 다했지요. 허나, 강연 이전의 준비에 소홀했습니다. 훗날 제가 진행하는 워크숍에 오시면 뭐가 부족했는지 알게 되겠지요. ^^ (부끄부끄)

      중국 여행은 잘 다녀왔어요. 이번에는 완전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지요. 숙소도 하루를 여행하고 머무는 곳에서 그날 그날 정하면서 말이지요.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내년 와우 해외연수를 중국 자유여행으로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지요. ^^

      중국선교비전학교에서의 귀한 시간을 위해 잠깐 기도했습니다. 위대한 하나님을 위하여 헌신하는 당신의 모습에 기쁨과 도전이 몰려오기도 하네요. 저도 본받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중국을 위한 기도를 쬐금 하려구요.

      6월 첫째 주에 명석군이랑 식사 한 번 합시다. 제가 전화 드리지요. ^^

  2. 2008.05.24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5.26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추천해 주신 스티브 바라캇의 노래를 들으며 댓글을 답니다. 월요일 아침,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맞이하며 나의 새로운 한 주를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어디에 계신 분이신지요? 해외에 계시는 건가요? 다음에는 시스템 오류가 일어나지 않기를... ^^ 하하하.

      누군가에게 추천할 만큼 좋아하고 즐겨 듣는 곡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할 만한 일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음악을 추천해 줄 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 그것 역시 행복할 만한 일입니다.

      당신도, 나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께 고마운 이유지요. ^^

  3. 2008.05.26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2008.05.26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5.28 2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열정 많으신 분이시네요. 그런 느낌입니다. 모두들 다른 이들의 잘남은 보면서 자신의 잘남은 보지 못하는가 봅니다. 제가 보기엔 제시카 님도 만만치 않으신걸요. ^^

      이미 좋은 인연이 시작되었으니 앞으로도 서로 소식 주고 받으며 힘차게 살아갑시다. 그러다 혹 만나게 되면 악수 한 번 하며 열정을 주고 받읍시다. 오늘도 들어오셨나요? ^^

 

아침 7 52.

차창 밖으로 봄 햇살을 기대했는데 짙은 안개가 산을 뒤덮고 지면까지 내려와 있다. 마산에서 대구로 향하는 열차 안의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약간의 허기를 느낀다. 간밤에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여 눈이 조금 따끔거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기분이 그리 상쾌하지 않다. 생수라도 하나 사 먹고 싶은데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음료카트는 흔적도 없다. 봄 햇살이 비치면 안개가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찌뿌둥한 기분도 안개처럼 사라지면 좋겠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놀랍게도, 스승의 날임을 인식하여 키보드로 오........, 라고 두드리는 순간,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참으로 기다렸던 날이 아니던가. 그래! 나는 이 날을 기다렸다. 5월 초였던가, 4월 말이었던가? 올해는 꼭 학창 시절의 은사님을 찾아 뵈어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은 중학교 때 수학을 가르쳐 주셨던 배수경 선생님이다. 고등학교 때의 현정국 선생님, 전광춘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도 만나 뵙고 싶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모든 분들을 만나 뵐 수는 없을 게다.

 

어렵지 않게 만나 뵐 분들을 결정했다.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과 함께 협성고 전광춘 선생님을 찾아 뵙기로 했다. 친구 상욱, 수범과 함께 가면 좋을 게다. 2학년 때, 우리는 같은 반이었고 그 때의 담임이 전광춘 선생님이다. 수범이는 회사 때문에 함께하지 못하고, 상욱이와 나는 시간을 맞추었고,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우리는 오늘 11시쯤 만날 것이다. 그 놈과 함께 13, 14년 전의 추억 속으로 걸어 들어갈테지. 학창시절, 우리는 늘 함께 했다. 함께 밤늦게까지 공부했고, 함께 간식을 사 먹었다. 주말이면 학교 근처의 스파(spa)에 가서 피로를 녹였다. 그런 추억과 더불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을 찾아볼 수 있다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협성고 방문보다 이른 시각에 나는 모교인 오성중학교에 먼저 들를 것이다. 배수경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담임 선생님도 아니셨는데 나를 이런 저런 모양으로 돌봐 주셨던 분이다. 그리고 참 고우신 분이셨다. 선생님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지금, 갑자기 16년 전의 몇 가지 사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많은 남학생들이 선생님을 좋아했던 기억, 나의 고등학교 진학 결정을 두고 함께 걱정해 주셨던 기억, 학원 선생님이셨던 당신의 친구를 통해 학원에 다니도록 배려해 주셨던 기억 등이 떠오른다. 나에게 한 권의 시집을 선물해 주시기도 하셨다. “선생님은 희석이가 인문계로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하셨던 장면은 여전히 생생히 기억이 난다. 그 목소리는 16년 동안 종종 나의 귓가에 들려왔다.

 

한 시간쯤 후면 배수경 선생님을 만날 것이다. 내 인생에 은사님으로 남아 있는 배수경 선생님. 매년 스승의 날이면 선생님께 전화라도 드리려고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지곤 했다. 어디에서 본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782-XXXX라는 번호가 선생님 댁이었던 것 같아 한두 번 전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못된 번호였던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 동안 어찌 지내셨을까? 나를 단번에 알아보실까? 인사드리며 내가 누군지 맞히실 때까지 웃고만 있어볼까?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실테지. ! 떨린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배수경 선생님을 만나는 것 역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십 수 년의 세월 동안 품어 온 감사함의 마음을 전할 생각을 하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 한 숨을 내쉰다. 긴장 되나 보다. 에공.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당시는 어머니를 하늘 나라로 떠나보내 드린 시기니, 그 슬픈 기억이 함께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울지도 모르는데.. ^^

 

배수경 선생님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완전히 나아졌다.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 새 햇살이 가득하다. 안개가 몽땅 걷혀졌음은 물론이다. 햇살과 안개가 함께 하지 않듯, 감사한 마음, 보고 싶은 마음도 방금 전의 우중충한 기분과 함께 하지 않나 보다. 지금 나는 두근거림과 설렘, 약간의 긴장감과 떨림을 느끼고 있다.

 

2007년 초에 옷을 구입한 이후로 여태가지 티셔츠 한 장 구입한 적이 없었는데, 어젯밤에는 셔츠 하나와 넥타이를 샀다. 선생님께 조금이라도 더 예쁜 모습으로 찾아가고픈 까닭이다. 구김이 지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1 2일용으로 입고 온 짙은 쥐색 셔츠가 있었는데,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구입한 것이다. 새로 산 넥타이와 셔츠가 선생님께 예쁘게 보일까?

 

! 책이 출간되었더라면 선생님께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이 될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든다. 허나, 최고의 선물은 16년 전의 제자가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가 인사를 드리며 손을 잡는 순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꾸만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은 그저 제자된 자의 소원일 것이다. 스승의 마음은 제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예쁘게 보이시리라. 그렇다면 선생님을 찾아뵙기 위해 망설일 필요가 무어 있단 말인가! 망설이지 말고 그저 시간을 내어 찾아뵙기만 하면 될 것이다.

 

오늘 내가 그 걸음을 하는 날이다. ! 이제 열차에서 내릴 시각이 되었다. 선생님을 뵐 시각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나도 모르게 다시 한 번 하늘을 쳐다본다. 어느새 짙은 안개가 사라지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다. 마치 지금의 내 마음 같다.


                                  - 2008. 5
15日 오전 8:30, 동대구행 무궁화호 안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기경영지식인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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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6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보 2008.05.17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님들이라...
      잘 만나지 못했습니다. 꼭 만나고픈 한 분을 뵙지 못했거든요. 그 분께 드릴 카네이션 꽃바구니는 결국 다른 분께 전해야만 했지요. 그 분께 썼던 편지는...

      (엉엉 울다가 이어 씁니다. 책상 앞에 놓인 편지를 보니 눈물이 쏟아지네요.)

      그 분께 썼던 편지는 지금 제 노트북 옆에 놓여 있습니다. 그 분께 예쁜 제자의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구입한 셔츠와 넥타이도 보여 드리지 못했고, 건강하게 자라는 씩씩한 모습도 보여 드리지 못했고, 그간 선생님을 많이 그리워했다는 마음 역시 전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참 쓸쓸히 학교를 나와야 했습니다. 여러 선생님을 만나긴 했지만 그것이 슬픔을 달래주지는 못했으니까요. 걸어나오며 계속 울었더랬지요. 슬펐거든요. 한스럽고 하늘이 원망스러웠거든요. 아직은 멍하니 지내며 슬픔을 달래고 있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글로 담아 하늘에 계신 선생님께 마음을 전하려구요.

      그랬습니다. 이렇게 2008년 스승의 날은, 제 인생의 또 한 번의 슬픈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이네요.
      따로 인사할 시간이 있을 거예요. 쉬는 시간도 있고, 끝나고 5분 정도는 얘기를 나눌 수도 있겠지요. 오늘은 목사님이랑 식사를 하느라 길게 얘기하지 못함이 아쉽네요. ^^

      저녁에 봐요. 오늘은 독서에 관한 특강이랍니다.

  2. 똔지 2008.05.17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픈 스승의 날이었구나..
    나도 네 글 읽고나서는 선생님께 문자를 넣었었다.
    몇년째 찾아뵙지 못하고 넘어간것이 혼자 죄송스런 마음에 전화는 못하겠더라고...
    "많이 바쁜거안다. 괜찮으니 그런맘쓰지마라. 이렇게 계속 연락이 되는것만 해도 나는 충분히 좋다"는 말씀에 울컥했다.
    이달안에는 꼭 친구들과 자리를 만들어 찾아뵈야겠단 생각을 했다.
    화창한 토요일이다. 잘보내라...

    • 보보 2008.05.18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님의 말씀에 참 진한 울림이 있네. 선생님, 꼭 한 번 찾아 뵈시게. 그리고, 그 기쁜 소식 전해 주숑. ^^ 5일 후에 보자. 난 여행간다~ ^^

  3. 이혜정 2008.05.26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나서, 한동안 마음이 '짜안..' 했답니다...
    그러게요... 그러네요...
    ...
    쌤~ ...

    *^^*

  4. 보보 2008.05.28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안' 하셨다길래, 저도 다시 한 번 글의 마지막 몇 문단을 읽어보았습니다. 그 때의 행복한 감정이 떠오르네요. 하지만, 이내 서러움과 슬픔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참 행복했었는데, 결국 저는 그토록 뵙고 싶었던 배수경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아!

    ^^ 그래도 웃어야지요. 이미 많이 울었으니까요.

"사랑은 사랑이어야 해.
사랑이 다른 단어로 대체되어서는 안 돼.
사랑을 영원히 사랑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현명해져야 해."

"그 나이에 그렇게 여러 여성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너가 위험한 놈이 아니라는 거야.
물론 기본적으로 남녀 관계는 위험하다는 전제를 하고서 말야."

12월 수업에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두 말씀 모두 나에게 하신 말씀은 아니지만,
공감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말씀이다.
선생님의 말씀은 나에게 있어 마중물이다.
이전에 이렇게 저렇게 익혀 내 안에 있는 지식들이
선생님의 말씀으로 인해 콸콸 쏫아나오며 잘 꿰어져 지혜가 되는 느낌이다.

오늘따라 선생님이 참 사랑스러워 보인다.
선생님 얼굴을 볼 때마다 [마흔 세살]의 내용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나는 착한 제자가 되고픈 염원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성실하지 못한 나로서는 선생님 앞에 서면 부끄럽고 죄송하다.
그런 생각에 나는 수업 때에 별로 말이 없다.
연구원들과 선생님의 대화를 열심히 들었다. 듣는 게 더 편하다.

그러다가 불쑥 선생님께서...

"(나를 바라보며) 희석이는 말야.
나는 생각이 없어요, 했을 때 나는 참 놀랐어.
몽골 갔을 때, 모두들 재발견이라 했을 때 나는 마음이 아프더라구.
모두들 활을 쏘고 있는데, 저 놈은 왜 계속 남들이 쏜 화살을 주워오기만 하는지.
자기도 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 참 마음이 아팠어.
(이 때, 살짝 눈물을 글썽이셨다고 하신다)
...
신이 우리를 세상에 보낸 것을 한 번 마음껏 살아보라는 뜻인 것 같아.
다른 놈들에겐 그렇게 말 안하는데, 넌 좀 세속적이 되면 더 좋을 거야."


멀리서 선생님(혹은 연구원들)이 활을 쏘신다.
저걸 누가 주울까, 라는 생각이 들고 나는 달려갔다.
나는 그것이 좋았고, 편했고, 자연스러웠다.

이런 나를 보며, 선생님께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안타깝게 여기신 것 같다.
제자를 아끼시는 선생님의 마음이 어렴풋이 전해졌다. 감사했다.
2차 모임까지 끝나고 나오면서 써니 누나가 선생님이 널 얼마나 생각하시는 알겠지?,
하며 묻는 말에, "몰라요"라고 대답했지만, 부끄러웠을 뿐 알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 다시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해 본다.
문득, 내가 너무 도전하지 않고 있음을 발견한다.
홀로 있으면 적극적이고 당찬 삶을 살지만
함께 있으면 소극적이고 온순한 삶을 산다.
사람들에게 나의 요구를 주장하지도 않고
좀처럼 생각을 내어놓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의 말씀처럼 나는 화살을 잘 쏘지 않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는 비단 활쏘기만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어려품이 전해졌던 선생님의 마음이 하룻밤이 지나니 보다 진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와우팀원이 나에게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다.
"팀장님, 팀장님은 강연 나가시면 뭐라고 소개해요?"
"나? 그냥 시간관리 강사라고 하지."
"너무 편협해요. 시간관리 강사 만으로 팀장님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해요."
"그래? 그럼 뭐라고 소개할까? 소개할 것도 없어.."

사실, 소개할 것이 없지 않다.
나는  독서에 대한 한 권의 책을 썼을 만큼 독서에 대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고,
사명과 비전, 그리고 목표 설정에 대한 적지 않은 컨텐츠와 강연 경력도 있다.
그리고, <보보의 드림레터>와 같은 삶의 동기부여와 자기다움에 대한 글도 꽤 많다.
2003년 봄, 와우팀을 출범하여 현재 3기 7개월차까지 마치면서
소규모 팀을 리드하며 느끼고 깨닫고 정리한 다양한 생각과 경험도 있다.
또한 연구원을 하며 선생님께로부터 받은 것들의 힘도 크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시간관리 강사'로 소개되었고,
나는 그다지 큰 불만을 느끼지 않았다.
나의 강연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법도 몰랐고,
마케팅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
이런 나를 두고 그저, 마케팅과 홍보는 나의 강점이 아니다, 라고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으로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에게 부족한 뭔가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결국, 이런 생각과 회의의 과정을 거쳐 믿음이 확신이 되는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선생님의 말씀은 소중한 것이었다.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생각하게 만들기에.

나는 왜 화살을 쏘지 않을까?
무엇인가가 억압된 것일까, 자연스러운 나의 기질일까?
쏘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쏘고 싶지 않은 걸까?

한 가지 떠오른 건, 나는 나를 소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두려움일까? 당분간 나를 성찰할 재료들이 생기어 기쁘다...

Posted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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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금장닭 2007.12.11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보아 온 희석의 모습도 그래.
    늘 남이 먼저인 모습.

    내 생각에는 자연스러운 기질인것 같아.
    최소한 내 생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