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 5

바쁘다고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요즘 와우카페에서 추진되는 일과 교육이 많아 블로그 포스팅을 시간을 들이지 못했네요. 와우카페에는 매일 글을 올리지만, 블로그에 올리기에 부적합한 것들도 많았는데 어제 쓴 글은 이곳에 포스팅해도 될 것 같아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다소 강한 글인데, 제가 와우 내에서는 종종 강한 어조로 쓰는 것 같네요. 바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바쁘다고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를 돌아보세요. 네이버 첫 화면에 뜬 흥미로운 기사제목을 클릭한 적 없나요? 애니팡을 비롯한 휴대폰 게임, PC 게임은 어떤가요? 오후에 나른하다고 30분 이상을 저질 생산성으로 일하지는 않았나요? 카톡을 보내는데 혹은 동료와 차마시며 수다를 나누느라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쓰진 않았나요? 집에 돌아가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할 일을 미..

부석사에서 배운 공부의 원칙

부석사 무량수전의 왼쪽으로 난 계단은 조사당으로 오르는 길이다. 조사당에 올라 경내를 내려다보면 무량수전과 안양루를 비롯한 부석사 전체가 보인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장관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맑은 날이면 일몰시간이 다가올 무렵, 사진가들이 모여서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부석사에 갔던 날, 볕이 좋았다. 그 날도 일단의 사진가들이 모여 있었고, 무리 중 한 사내가 지령을 내리면 다른 이들은 그 말에 따라 카메라를 조작하여 셔터를 눌렀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한 명의 프로 사진가에게 배우고 있는 모양이다. 그룹 옆에는 또 다른 사진가들이 카메라 렌즈로 석양을 쳐다보며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나도 저만치 떨어져 사진을 찍고 있었다. 어느새 그들 모두가 내 곁으로 왔다. ..

죽음이 안겨다주는 생의 열정

로마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콘체치오네 성당'의 내부입니다. 근처에 있는 베드로 대성당과는 화려한 내부와는 사뭇 다릅니다. 내부장식을 이루고 있는 것은 해골입니다. 수사복을 입고 있는 것도 해골입니다. 제단은 인간의 척추로, 샹들리에는 자잘한 뼈들로 만들었습니다. 유골더미 앞에 있는 표지판에는 다음과 같은 뜻의 라틴어 글귀가 새겨져 있지요. "한때 저들도 당신과 같았으며 언젠가 당신도 저들처럼 될 것입니다." 나는 이미 글귀의 뜻을 알고 있었고 저 기기 막힌 글귀가 주는 떨림도 체험했지만, 눈 앞에 서 있는 죽은 수사들이 전하는 교훈을 마음 속 깊이 새기려고 애를 썼습니다. 인간의 필멸성을 기억하자고. 용기를 내어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자고. 지금 이 순간을 살며 나의 미래를 한껏 기대하자고. 의미 ..

[추천도서] 시대정신과 지식인

본 글은 '조르바'라는 필명으로 라는 아이폰 앱에 게재한 글입니다. * 김호기, 『시대정신과 지식인』, 돌베개, 2012. 시대를 뒤흔든 지식인들의 이야기 책의 제목부터 설명하고서 글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와 양식 또는 이념을 말한다. 시대정신은 한 사회의 발전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담당한다. 어느 사회든지 시대정신을 어둠 속 망망대해에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북극성처럼 미래 좌표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주조하는 이들이 곧 지식인이다."(p.15) 우리 현대사의 시대정신은 산업화와 민주화였고, 최근에는 '복지국가 구축'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둘러싸고 보수적 지식인들과 진보적 지식인들이 논쟁을 ..

기쁘게 돌아볼 수 있을 만큼만

정신없이 며칠을 보냈다. 아니 며칠이 지나갔다. 그렇게 후다닥 보내고 싶진 않았는데, 시간이 어디 내 말에 콧방귀라도 끼던가. 그 녀석은 무심하다. 내 마음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 냉정하다.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떼를 써도 어림없다. 하지만 시간은 공평하다. 바쁨의 절정을 달리고 있을 싸이에게도, 한량인 내게도,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준다. 녀석은 한결같다. 아침에 내가 눈을 뜨기만 한다면, 시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내게 24시간을 준다. 난, 시간의 공평하고 한결같음이 좋다. 어디 다른 자원이야 공평한가. 돈? 날 때마다 다르게 타고난다. 꿈을 안고 독립하여 10년을 열심히 살았는데... 고작 자산이 5,500만원에 불과하다. 1억원이 훌쩍 넘는 책값을 1/3 값으로도 되팔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