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Nova 4

위대한 치유자들 : 시간, 음악, 문학

힘든 시절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나마 위로나 기운을 전해 드리고 싶지만, 눈빛을 마주하지 못하니 그저 마음을 전할 뿐입니다. "부디, 힘 내세요. 낼 힘이 없다면 잠시 쉬면서 맛난 것 드시고 푹 잠드시길 바래요. 잠도 못 이룰 힘듦이라면, 시간이 당신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도합니다. 위대한 치유자인 시간이 당신의 힘겨움과 슬픔을 지혜와 강인함으로 빚어주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영화, 좋은 음악과의 만남은 어떨까요? 섣불리 조언하기보다 내 이야기에 가만히 귀기울이는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치유해 주는 좋은 영화는 제겐 적잖이 위로가 되는데, 당신께도 그러하다면 말이죠. 때로는 한 곡의 노래가 좋은 사람과 좋은 영화의 역할을 하더군요. 제게는 이란 곡이 언제나 ..

Vita Nova/일지 2026.09.14

어쩐지 뿌듯한 귀갓길

궁궐 답사를 다녀왔다. "계절은 봄인데, 가을 하늘 같아요." 일행 중 한 분이 말했다. 그야말로 화창한 날씨였다. 공기는 맑았고 하늘은 푸르렀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북악산도 희미한데, 오늘은 북한산 비봉 능선이 선연히 보였다. 설명을 위해 사진을 찍어 확대했더니 비봉 위의 진흥왕 순수비가 식별될 정도였다. 하늘의 축복 아래 따뜻한 봄볕과 함께 답사가 시작됐다. 육조대로, 광화문, 경복궁을 걸으면서 '세종의 문화 혁명'에 집중하고자 기획한 답사였다. 종업원이 7천 명쯤 되는 회사의 임원단이 참여했고, 나는 설렘 반 부담 반을 느끼면서 답사를 준비했다. 준비라고 하니 거창한 느낌이 든다. 실상은 1) 늘 진행하던 콘텐츠 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하여 관련 내용을 선별하고, 2..

Vita Nova/일지 2026.04.16

벚꽃과 갈매기와 언어적 환대

1.오후 4시의 햇살은 따뜻했다. 와우들과 함께한 1박 2일 MT를 마치고 일행들과 헤어진 직후였다. 곳곳에 벚꽃이 흐드러져 화사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흐린 날씨도 어느새 개어 푸른 하늘이 보였다. 귀여운 에피소드들로 출발선에 함께 서진 못했지만, 우린 같은 시간을 달렸다. 꽃은 거리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새벽 3시까지 우리 숙소에서도 대화의 꽃이 피었다. 작은 소란들로 삶이 분주했던 와우도 먼 걸음을 달려와 함께해 주어 더욱 뜻깊었다. 표현을 하진 못했지만, 한분 한분께 참 고마웠다. 2.이번 MT의 핵심은 마라톤이었고, 귀가하는 길에 택한 원픽 여정은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였다. 느긋하게 거닐다가 갈매기를 말없이 관조했다. 활짝 펼친 두 날개로 활공하는 모습을 시샘하듯 바라보았다. 양파링을 던져주는..

Vita Nova/일지 2026.04.12

탁월한 해석의 첫걸음

세상 끝에서 제우스가 독수리 두 마리를 날려 보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오른 독수리는 지구의 중심에서 다시 만났다. 그곳이 델포이다. 사람들은 델포이를 옴파로스라 불렀다. 배꼽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리스를 지구의 중심, 델포이를 지구의 배꼽이라 생각했다. 옴파로스에 아폴론 신을 모시는 신전이 세워졌다. 신의 뜻을 알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신이 아닌 ‘피티아’라고 부르는 무녀와 사제들이 신전에서 그들을 맞았다. 피티아는 신과의 매개자였다. 신의 말씀은 그녀를 통해 인간 언어로 전환된다. 피티아가 중얼거리면 곁에 있던 사제들이 피티아의 말을 모호한 해석을 덧붙여 의뢰인에게 전달한다. 신도 피티아도 만나지 못한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다. 의뢰인도 해석을 덧붙일 ..

Vita Nova/단상 201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