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코노스 타운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순백의 미로 탐험, 2) 바닷가 위에 세워진 리틀 베니스의 이국적인 건물들, 3) 골목길 여기저기에서 여행자를 유혹하는 카페와 갤러리 등의 상점 구경이 내가 미코노스에 빠져든 이유들이다. 누군가가 이 모든 것들과 미코노스의 아름다운 비치에서 수영과 선탠마저 즐긴다면, 그는 미코노스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미코노스는 바이마르, 포틀랜드, 비엔나, 팔라우, 아테네와 함께 내겐 꼭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다. 이 중에서도 1순위가 미코노스다.




제우스는 바람둥이였다. 아내 헤라를 질투의 여신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바람기였다. 외도가 취미였고, 자녀들이 수십 명이었다. 한번은 아내 몰래 미케네 왕의 딸 알크메네를 범했다. 죄는 결과를 낳는 법, 반신반인의 아들이 태어났다. 제우스는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아들의 이름을 지었지만, 아이는 헤라의 미움을 받으며 자랐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 얘기다.


티탄족 신들과 올림포스 신들이 대결할 때, 헤라클레스는 제우스를 우두머리로 하는 올림포스 신들을 도왔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타이탄>과 이듬해의 <타이탄의 분노>는 두 신족들의 대결을 소재로 만든 영화다. 헤라클레스는 티탄족 신들을 물리치기 위해 큰 바위 하나를 던진다. 그 바위가 그리스의 휴양지, 미코노스 섬이다. 미코노스를 즐기는 데에는 신화 지식은 필요없다. 그 자체로 매혹의 여행지니까.



2010년에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미코노스에 다녀왔다. 산토리니도 아름다웠지만, 내겐 미코노스가 발하는 매력이 더욱 강렬했다. 리틀 베니스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황홀한 빛깔을 연출했고, 순백색으로 칠해진 그리스 전통 가옥들을 미로 탐험하듯 거니는 미코노스 타운의 골목길은 동화 속 신비로운 탐험을 다니는 기분을 선사했다. 골목길 탐험을 즐기는 비결은 간단하다. 길을 잃고 자유롭게 헤매면 된다!



리틀 베니스와 카토 밀리는 미코노스의 전형적 풍광이다. ‘아래쪽 풍차’라는 뜻의 ‘카토 밀리’라는 옛 풍차는 언덕 위에서 바라봐도 좋고, 석양이 지는 무렵 리틀 베니스 쪽에서 지그시 올려다보아도 좋다. 리틀 베니스는 낮의 풍광과 일몰 무렵의 풍광이 다르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를 것이다. 언젠가는 리틀 베니스의 카페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날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리틀 베니스의 카페들


미코노스에는 유명한 해변이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파라다이스 비치’의 성수기 밤에는 연일 음악과 춤이 펼쳐진다고 한다. 파라다이스 비치 바로 옆에는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라는 ‘슈퍼 파라다이스 비치’가 있다. 크루즈 여행 때에는 미코노스의 비치를 맛보지 못했다. 매력을 전부 맛보지 못해도 미코노스가 그립다. 미코노스 타운 골목길과 리틀 베니스 만으로도 이 섬의 매력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대표작 『상실의 시대』를 쓴 곳이 미코노스다. 아내와 함께 수개월을 머물며 마라톤과 리틀 베니스의 카페들과 집필을 즐겼다. 언젠가 나도 여유로운 일정으로 미코노스에 머무는 날, 어느 카페에서 글을 쓸 것이다. 엄청나게 많이 팔리는 글은 아니더라도, 쓰는 동안만큼은 하루키처럼 자유롭게 여유롭게 나의 시간을 즐길 것이다. 미코노스를 생각하면 일을 하고 싶어진다. 일이 휴식의 달콤함과 수입을 늘려줄 테니까.


리틀 베니스 너머로 지는 석양


Posted by 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