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랫동안 내 삶의 중심이었던 와우 수업을 일단락했다. 2003년 3월에 시작하여(2월이던가?) 2018년 3월 17일에 11기 마지막 수업을 했으니 꼭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두 문장을 써 두고서 말문을 잃어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다.) 당분간은 지난날들을 되돌아 보고 묻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와우에 대해, 깊이 교감했던 인연들에 관해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들에 대해.



2.

마지막 수업은 하루 온종일 진행됐다. 꼬박 24시간이 넘는 시간이었다. 근사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둘러 앉아 수업을 진행했다. 1년 동안 배우고 느낀 것들과 변화된 삶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를 향한 마음도 내어 놓았다. 편안하고 따뜻했다. "수업은 마지막이지만 우리는 계속 만날 테니까요." 자주 나온 이 말은 와우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사실이었다. 수업은 끝나도 우리의 인연은 이어지니까! 와우는 공동체다. 



3. 

올해는 분기별 와우특강과 가을 와우MT를 알차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년도 와우 신년회도 근사하게 준비하고 싶다. 봄과 가을에는 와우투어도 떠나고! 어젯밤 11기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와우들과 일년 동안 공부하고 나면 지적인 대화의 토대를 닦은 기분이 듭니다.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준비를 다졌달까요. 이따금씩 '아! 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와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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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월 25일(토) 자정은 11기 지원자들의 마지막 과제 데드라인이었다. 토요일 밤, 재즈를 들으며 일찌감치 제출한 지원자들의 과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는 속속 도착하는 메일을 반갑게 맞았다. 의아한 일도 있었다. 늘 서둘러 제출했던 한 지원자가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게다. 매주 한 두 사람 정도는 과제를 제출하지 못한다. 11기의 경우, 미제출자는 매주 뜻밖의 인물이었다.

 

이튿날까지도 은근히 메일을 기다렸다. 합류 여부와 무관하게 어찌된 사정인지 궁금했지만, 먼저 물어보는 일도 저어되었다. 새로운 와우를 맞아들이는 과정은 한 사람의 열정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과정이다. 과제가 훌륭하든 무성의하든, 칭찬 없이 질책 없이 무심하게 바라보기! 이것이 이즈음의 내 역할이다.

 

2.

11기 발표일은 어제(28일) 정오였다. 그 시각에 나는 침대에서 잠에 취해 있었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숙취는 늦은 오후에야 나를 놓아 주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시각이 오후 6시였다. ‘아! 다들 기다리실 텐데….’ 저녁 수업을 나가기 전에 다급하게 합류가 결정된 분들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술을 먹고 뻗어 버리다니! 막걸리 한 병 남짓에 이리 될 줄 몰랐다. 어쨌든 참사였다. 11기와의 온라인 첫 대면은 이렇게 술김에 시작되었다.

 

최종 합류 명단을 술김에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두긴 해야겠다. 와우 11기에는 16명이 지원했고, 10명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들은 11기 와우들이 되었다. ‘합격’이나 ‘선발’은 내겐 버겁고 과분한 단어다. 나는 와우 지원의 기회를 드리고, 선택은 본인들의 몫으로 넘기기 위해 애쓴다. 과제를 제출한 이들은 모두 와우에 ‘합류’했다.

 

3.

최종 합류한 11기들에게 정식 메일을 보내기 전에는 지원을 포기한 분들에게 인사 메일을 보냈다. 조금씩 11기 와우들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환영 인사를 하고, 그들을 이해할 마음의 공간을 만들고, 선배 와우들의 도움을 얻으며 첫 수업을 준비하는 일 등 설레는 일들이 남긴 했지만 모두 기분 좋은 일들이다.

 

가장 중요한 준비는 마음의 공간을 넉넉히 마련하는 일이다. 나눔은 내 것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행위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주려는 행위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하다. 선의로 시작한 행위라도 서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파머는 이리 말했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주는 행위는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랑이 담기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것이다.”


리더로서 나는 진정한 배려와 인정 받으려는 욕구를 구분하려 애써왔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내 안에서 흘러넘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와우 리더로 산다는 것은 나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재고조사를 한다는 의미다. 내가 풍성히 가진 것들만이 와우들에게 진정한 선물이 될 테니까. 나의 인생경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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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보

안녕하세요? 와우리더입니다. ^^


이제 마지막 과제만을 앞두고 있네요. 잘 즐기고 계세요?

그러기를 바랍니다. 즐겁기는커녕 힘겹고 고통스럽다고요?

동의하고 이해합니다. 허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즐길 수는 있지요.

극도의 즐김(쾌락)에는 고통이 살짝 동반되기도 하고요.


여정이 목적지요, 항해가 고향입니다.

과정을 즐기게 되면 여정도 목적지가 되고,

항해마저 고향처럼 편안해진다는 말입니다.

와우 지원 과정 자체가 여러분께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3가지 공지를 전합니다.


1.

와우 11기에는 최종 16명이 지원하여 과정을 즐기는 중입니다.

3차 과제 제출이 끝나는 2월 26일(일)이면 11기의 윤곽이 나오겠지요.

과제 미제출자 그리고 지각 제출자 순으로 선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러고도 10명이 초과되면 과제를 한 번 더 하셔야 함을 미리 알립니다.


2.

<연지원에 대하여>의 저자조사는 '연지원'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에서 만났든, 강연장에서 만났든, 책으로만 만났든, 진솔함을 발휘해

느낀 대로 아는 대로 쓰세요. 이 책에 대해서만큼은 할 말이 끝났으면 

제시한 분량이 채워지지 않았더라도 마침표를 찍으세요.


3.

와우 11기 발표는 예정보다 하루 당겨 2월 28일(화) 정오에 하겠습니다.

그리고 3월 1일(수) 저녁 6:30에 11기 첫번째 번개 모임을 하려 합니다.

이 날 시간이 되시면 삼삼오오 모여서 기쁨을 나눕시다. ^^

번개일 뿐이고(부담 갖지 마세요), 공식 OT와 첫 수업은 3월 25일입니다.


와우리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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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11기 설명회 안내>


일시 : 2017년 2월 11일(토) 오전 10:00~12:30
장소 : 토즈 종로점 (종각역 10번 출구 코 앞, 롯데리아 건물 5층)
참가비 : 1만원 (현장납부 또는 추후 납부)


세부 프로그램
- [1부] "자기이해 특강 : 와우에서는 무엇을 공부하는가" (연지원)
- [2부] 와우스토리 : 나에게 와우는 무엇이었나 (선배 와우들)
- [3부] 질의/ 응답 : 와우리더에게 묻고 싶은 것들 (진행자)


와우 행사에 블로그 독자분들을 초대합니다, 라고 하기엔 일정이 너무 코 앞이네요. 그나마 토요일 오전이니 가능하신 분이 계실지 몰라 공유합니다.


'자기 이해'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유익한 시간일 겁니다. 우리는 어떻게 자기를 이해하는가, 가능이나 한 것인가, 자기 이해가 왜 중요한가 등에 관해 90분 특강이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질의/ 응답과 와우 수료자의 토크가 진행되고요. 와우 11기 분들을 위해 기획된 행사지만, 몇 분을 초대할 여유는 있네요. ^^


2017년 와우 필독서와 커리큘럼 등을 공유해 드리기도 하는 자리이고, 시간 되시는 분들끼리 점심 식사도 합니다. 이건 물론 옵션이고, 비용은 1/N로 할 테고요.


종종 와우 소식을 포스팅해야지, 하는데 이건 참 잘 안 되네요. 이번에는 후기를 올려볼 참입니다.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져서 공유할 만한 것들도 있으니까요. '자기 이해'라는 화두를 블로그 독자분들과 자주 나누고 싶어졌답니다. 내일 영하 10도 내외라던가요? 동장군의 몸부림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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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11기 와우 언제 뽑아요?" 와우들이 종종 묻는 질문입니다. 가끔씩 블로그 독자나 강연 청중들이 "와우 선발 공지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라고 묻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훗날을 기약하거나 내년에는 모집할 거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기약했던 훗날과 내년이 다가왔고 보름이나 지났습니다. 한동안 고민합니다. 어떻게 공지를 해야 하나. 함께할 날을 생각하면 즐겁지만, 선발 과정은 조심스럽습니다.

 

커뮤니티의 리더로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가?


3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진솔하고 성실한 사람, 성품을 고양시켜가는 사람, 자기 전문성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 누구라도 이런 사람과 함께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진솔함과 성실함 그리고 성품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신적 역량입니다. 전문성 역시 마찬가지고요. 저는 노력의 힘을 믿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노력의 힘은 신념이 아니라 과학적 연구 결과에서 얻은 인식입니다.


저와 와우스토리연구소에 관심을 가진 분들도 몇 분 계시겠지요? 여러분들이 3가지 설명에 부합하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와우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온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분들의 커뮤니티니까요. 오랫동안 제 글을 읽으며 공명하신 분이나 자기이해와 자기경영에 관해 실천적으로 고민하고 배우고 삶의 지평을 넓히고 싶은 분들을 환영합니다.

 

와우스토리 10기 과정이 끝난 후, 또 1년을 쉬었습니다. 매년 와우를 선발한다던 생각은 수년 전에 바뀌었고, 생각은 앞으로도 바뀌어갈 테지요. 어울려 놀 수십 명의 와우들을 생각하면 '매년 선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커뮤니티에 새로운 기운이 필요하거나 우리끼리의 역동성이 잠잠해질 때 새로운 기수와 만나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한 겁니다. 바다에도 끊임없이 강물이 흘러들어오는데, 하물며 작은 공동체에 신선한 기운이 필요함은 당연지사겠지요.


2017년, 또 한 번의 와우스토리 과정을 진행합니다. 자기이해와 자기경영에 관심 많으신 분들의 지원을 기다립니다. 저와 함께 자기를 탐구하고, 와우 가족들과 함께 평생 친밀한 파트너십을 누리고 싶으신 분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십니다. 선발 과정은 2월 한달 동안 진행되고, 2월 마지막 주부터 10월까지 함께 공부하는 과정입니다. 아름다운 인연을 꿈꾸어 봅니다. 오랫동안 함께 공부하고, 먹고 마시며, 삶을 향유하실 분들을!

 

* 11기 와우에 지원하시는 분이나 지원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댓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간단한 코멘트를 주셔도 좋고, 아니어도 됩니다. <11기 와우 지원 안내> 문서를 첨부한 메일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Posted by 보보

오늘(2016-06-26), 와우스토리랩 10기 '와우광땡'의 마지막 수업날! 특별한 날의 요모조모 스케치.


1.

임산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들 제 시각에 왔다. 아니, 10분 전에 도착했다. 예약한 음식점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한 도착이었다. 10명에 가까운 이들이 모두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마음을 두고, 애를 써야 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노력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향한 정성이요 태도였다. 나는 수업을 하는 내내 시간 약속을 잘 지켜준 사실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진정 고마웠다.


2.

막걸리즘! 미리 생각해 둔 저녁모임의 술집 이름이다. "막걸리보다는 와인이 낫지 않을까요?" 그저께 광땡 한 명의 발언에 옵션 하나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조용하고, 오붓하여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술집을 찾기 위함이었다. 막걸리즘을 대체할 옵션 하나를 추가하여 다수의 의견을 물어 선택하고 싶었다. 나는 와우들의 의견과 바람을 취합하지 않으면 결정하지 못하는 리더임을 새삼 느꼈다.


3.

장소예약팀이 점심과 공부 장소를 예약했는데 공교롭게도 소소한 어긋남이 일어났다. 식당에서는 제 시각에 도착한 우리를 센스 있게 안내하지 못했다. 넓은 예약테이블에 한 사람이 앉아 식사하는 바람에 우리는 5분 남짓 대기석에 앉아 있어야 했다. 예약자를 잘 접대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한 명이 분을 냈다. 감정의 움직임이 빨라 종종 흥분하나 오래가지 못하고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 그녀를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그녀도 자신의 짧은 분노에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일부분의 모습이 아닌) 전체로, (자신이 바라는 대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공동체였다. 공부 장소는 안내자 실수로 우리를 다음 주 토요일로 예약해 버렸다. 별다른 마찰음 없이 우리는 새로운 장소로 예약하여 이동했다. 마침 예약은 쉽게 되었다. 중요한 행운이었다.


4.

"이런 건물 하나 갖고 있으면 참 좋겠다. 돈 걱정도 안 하고, 와우 수업도 할 수 있고." 평수는 작았지만 10층 가까이 올라간 신축 건물을 가리키며 내가 말했다. 간절히 바랐던 것도 아니지만, 마음에 전혀 없는 말도 아니었다. "한 30억은 하겠지?" 실수로 내뱉은 말이었다. "아유, 더 하죠. 30억이면 빚을 내서라도 저희가 사겠어요." 그제야 머리가 회전한다. 얼마전, 태종이랑 연남동 골목길을 걷다가 집 매매를 알아보는 부부와 부동산 중개업자 곁을 지나가다가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2, 3층 다가구 주택이 16억, 18억이었는데, 홍대입구역 초역세권 신축 빌딩이 30억에 불과할리가 없다. 오늘 하루 내 입에서는 헛말이 유난히 자주 튀어 나왔다. "몽유병의 환자들로 가자." 뒷풀이 장소를 선택할 때 내가 한 말이다. 광땡이들이 웃는다. 그 곳의 진짜 이름은 "몽유병의 여인들"이었다. 나도 웃었다.


5.

웃음 속에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베어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때때로 하나의 행동에도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베어 있기에.) 그러한 감정들이 잦았던 헛말의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수업이라는 허전함, 늘 자리를 지켰던 이의 결석이 주는 아쉬움. (결석할 수 밖에 없는 사정임을 이미 통화로 소통했었다. 그래서 부재는 이해하지만, 그 사정이란 게 아쉽긴 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모두들 마지막 수업이라는 사실을 인식했겠지만, 실감을 하지는 못했으리라. 나 역시 그랬다. 뒷풀이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물이 찔끔 흘린 분들이 계시지만, 즐거운 분위기가 내내 우리의 오늘을 맴돌았다.


6.

수업을 시작하며 나는 이렇게 말했다. "와우광땡 마지막 수업일입니다. End는 또 하나의 And입니다. 수업으로서는 끝이지만, 또 다른 배움의 모습들로 우리의 교류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또 만날 건데' 라는 마음 때문에 '마지막'이 주는 의미와 가치들을 놓치거나 오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아쉬운 일입니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상실감에 잠겨 새로운 시작을 못한다면 이것 역시 우리의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진실은 양쪽에 걸쳐 있습니다. 이상적인 사람들은 현실을 놓치곤 하는데, 진실은 이상과 현실에 모두 존재합니다. 마찬가지로 진실은 끝맺음에도 있고, 새로운 시작에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수업을 즐겨 봅시다." 우리가 함께 보낸 날들의 의미와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관계를 향한 전진에 필요한 힘도 발휘하자, 이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Posted by 보보

 

 

 

 

일시 : 2016년 4월 9일 (토) 오후 6시~8시

장소 : 미디어카페 후 Hu: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1분)

회비 : 1만원

신청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댓글로 성함과 전화번호로 신청 가능

* 책은 인터넷 교보문고(클릭)와 현장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타임테이블>
18:00~18:10 오프닝

18:10~18:40 저자와의 대화

18:40~19:10 질의/ 응답
19:10~19:30 간식과 담소 & 사인회
19:30~19:50 "나는 이렇게 읽었다"

 

와우스토리연구소에서 주최하고 누구나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와우리더 연지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니 저자와 연지원을 모두 얼마간 알 수 있는 시간입니다. 샌드위치가 제공되며 행사 후에는 뒷풀이 모임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 독자분들께서도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함께 이야기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어째 이건 강연 공지보다 더 떨리네요. ^^)


 

Posted by 보보

1.

와우수업은 한 달 중 가장 행복한 날이다. 기다려짐은 당연한 일! 수업 진행자라는 역할에 따르는 부담과 책임감을 피할 순 없지만, 기쁨과 기대감에 비할 바는 아니다. 만남을 반가워하며 나누는 인사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영혼이 충만해진다. 나에게 가장 큰 기쁨과 평온함을 안겨주는 공간을 꼽는다면, 와우광땡 수업이 열리는 장소다. 오늘은 그 행복의 공간에 무거운 몸과 분주한 마음을 이끌고 가야 했다.  

 

2.

"2016년 3월 26일, 와우광땡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약간의 비음이 곁들어진 목소리로 와우수업 시작을 알렸다. 평소에도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오늘은 차분하다 못해 어딘가 불쾌하게 들릴 법한 저음이었다. 명랑함과는 수만리 떨어진 뉘앙스였다. 이번 주에는 편도선이 잠시 부었다가 가라앉았다. 어젯밤엔 경미한 두통이 느껴지고 코를 훌쩍 거리는 것 같아 감기약을 사 먹었다. 두통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와우수업이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오세요. 특히 전날 밤엔 잠을 푹 주무세요." 와우수업뿐만 아니라, (와우MT와 같은) 중요한 일정을 앞둔 날이면 와우들에게 전하는 권면이다. 그들에게 권하는 권면을 나 역시 따른다. 어젯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밤 9시가 넘어가자 일과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긴 시간 동안 푹 잤다. 그런 노력으로도 두통은 사라지지 않았고 아침에는 여타의 업무로도 바빴다.

 

3.

수업 시작과 함께 나는 오롯이 수업과 와우들에게 집중했다. '나는 와우 리더다' 라는 주문 따윈 필요없다. '여기에 있는 동안에는 와우들에게만 집중해야지' 하는 결심을 동원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장 중요한 일(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에의 몰입은 제2의 천성이 되었다. 창가의 식물들이 해를 향하여 고개를 뻗듯이 나의 관심은 와우들을 향했고, 대지가 모든 빗물을 받아내듯이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내 마음에 심었다.

 

4.

<이 달의 3대 뉴스> 발표로 시작되는 수업은 오전 10시에 시작되어 저녁 7시에 끝난다. 이후에는 식사와 2차, 3차 모임이 이어진다. 하루종일 진행되는 수업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뒤따른다. 졸음이 몰려올 오후에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애쓴다. 애정의 모습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애정을 나누다 보니 일 년 동안 많이 친밀해졌다. 친밀함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지만, 우리가 쌓은 결실이 그것만은 아니다.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3월이었습니다. 으뜸친구를 다시 인터뷰 하면서 나를 발견하고, 감정형 친구와 내가 얼마나 다른지 느꼈죠. 가족들에게 '우리집은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묻곤 했는데 그건 (성취지향적이다 보면 타인에게 무관심하기 일쑤인) 나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중년의 어느 와우가 발표한 3대 뉴스 중 하나다. 이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일 년 동안 함께 공부하는 동안, 우리 모두는 자신을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선생에겐 큰 기쁨이다.

 

5.

수업의 시작은 언제나 <이 달의 3대 뉴스> 발표다. 나는 이 시간을 사랑한다. 노트북 자판 소리와 사각사각 연필이 글자를 창조하는 소리를 듣는 게 황홀하다. 와우들이 짧게나마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 나의 열 마디 말보다 스스로 성찰한 한 마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와우들의 발표를 듣는다.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해 서로의 한 달이 어떠했는지 스케치한다.

 

발표가 끝나면, 나는 떠오르는 대로 몇 마디의 코멘트를 늘어놓는다. 이를 '키워드 수업'이라 부른다. 오늘은 광땡수업에서는 처음으로 '키워드 수업'을 하지 않았다. 와우 개개인들에게 발표 시간을 비교적 넉넉하게 주었기 때문이다. 3분, 5분으로 제한하여 진행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그리하지 않았다. 매달 나누던 <이 달의 3대 뉴스>를 다음 달부터는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6.

"갑시다. 밥 먹으러." 우리는 경복궁역 앞 '삼백집'으로 향했다. 콩나물국밥을 먹고 30분 동안 서촌을 산책했다. 따뜻한 봄날씨는 아니었지만 순간들이 모두 소중했다. 하긴 날씨가 어찌 삶의 순간마디 마디에 깃들어진 소중함을 경감시킬 수 있을까. <효자동 베이커리>에서 콘브래드를 사 들고 수업 장소로 향했다. 오후 수업은 와우들의 발표 시간이다. 오늘은 <관심사 수업 : 내가 좋아하는 10개의 단어> 발표로 진행되었다.

 

"좋아하는 단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한 발표자의 소감이다.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를 발표하면서 이 방안의 에너지가 고양되고 있음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라고 물었다. 일부는 고개를 끄덕였고, 일부는 "느껴져요"라고 대답했다. 한 사람에게서 9~10개의 단어들을 들은 후에는 가장 그다운 단어, 가장 그와 어울리는 단어를 찾기도 했다. MBTI와 Strenth Finding과는 달리, 그저 직관을 따르면 되는 즐거운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두통이 사라졌다. 수업을 하며 신경을 쓰는 탓에 더 아프진 않을까 염려했는데, 기우였다.

 

7.

10기 와우 '광땡'들은 이제 졸업여행과 수료식만 남았다. 모두들 끝을 의식했겠지만, 나는 오늘 수업에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다. 내 머릿속에 '와우 = 평생 우정'이라는 공식이 있기 때문이고, 의식(수료식)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성향을 지녔기 때문이겠다. 와우스토리 과정이 끝나도 여전히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만나겠지만, 적절한 매듭짓기도 필요하리라. 매듭을 통해 강하고 곧게 뻗어나가는 대나무가 떠오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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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원에 대하여』(클릭)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세상에, 이런 제목의 책이라니! 말렸던 제목이지만 결국은 이리 됐다.) 제목 그대로 나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와우 초대 MVP를 수상했던 이연주다. (아, 이제 무슨 말을 써야 하나? 음... 할 말이 달아났다. 포스팅 하나 쓰기가 이리 어려울 줄이야.)

 

두 번이나 꼼꼼히 읽고, 한 번은 빠르게 읽어낸 책에 대해 쓰는 글이라면, 그야말로 술술 써내려가게 될 텐데, 나는 이 책을 쳐다보며 자주 할 말을 잃었다. 할 말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나에 대한 책을 소개함에 대한 민망함이 더 큰 이유겠다. (두서 없이 체계도 없이, 그저 생각을 쫓아가 보련다.) 서평이나 리뷰이기보다는 '책에 대한 소감' 정도가 되겠다.

 

1.

저자는 책의 서문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왜 연지원에 대해 썼냐고. 나는 답했다.“나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스승의 삶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그게 다예요.” 때로는 단순함이 구실이다.> <나는 연지원과 교류했다. 내가 쓰는 단어, 사유를 돕는 개념, 삶의 방식은 그와 교류한 결과다. 연지원이라는 환경이 남긴 운명이다. 나를 말하기에 앞서 그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첫 발표작의 주제를 연지원으로 선택했다.>

 

"때로는 단순함이 구실이다." 서문을 처음 읽었을 때 "됐구나" 싶었던 문장이다. 책의 첫인상에 흡족했던 것이다. 흡족감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도 유지됐다. 글들이 좋았다. 내 성향으로 보건대, 만족하지 못하는 글이라면 (아무리 나의 제자라고 해도) 출간을 미루자고 했거나, 글을 소개하는 일에 내심 떳떳하지 못했으리라. 『연지원에 대하여』에 실린 글에는 거의 만족했다. 내 얘기가 많아 부끄러울 뿐, 책 자체가 부끄럽지는 않다.

 

2.

서문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이 책은 연지원에 관한 평론이다. 내가 스물 두 살부터 서른 한 살까지, 10년 동안 영향 받아 온 스승에 관한 글이다. 그를 통해 내 일부를 드러내는 자전적 에세이로써의 역할도 꾀했다. 문장으로 복원된 그를 세상에 알림으로써 여기, 괜찮은 지혜의 터가 있음을 알리고 싶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지적 스승에 관한 단상이면서 그를 돋보기 삼아 들여다 본 나에 관한 이야기다. 두 사람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다.>

 

이 구절을 읽으며 미안함을 느꼈다. 그와 나를 '알리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대목에서 특히 그랬다. 선생이 유명하면 학생들이 얼마간의 후광효과라도 얻을 텐데, 나와 와우스토리연구소(이하 와우랩)은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다. (제목이 못마땅했던 이유다. 제자의 책이 한 권이라도 더 팔리기를 원하는 나로서는 '연지원에 대하여'보다는 좀 더 매력적인 제목이길 바랬던 것.) 와우카페는 비공개이고, 와우랩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도 빈약하다.

 

3.

호메로스는 영웅들을 기록으로 남겨 불멸의 명성을 얻었다. 그가 영웅들이 아닌 평범한 인물을 기록했더라면 서양문학사에서 지금처럼 확고한 위상을 차지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영웅이 위대할수록 시인마저 빛나는 법이리라. 뒤집어 생각해도 옳다. 호메로스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킬레우스, 헥토르, 오딧세우스를 지금처럼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 영웅들 역시도 호메로스에게 빚진 바가 있는 셈이다.

 

나는 영웅이 아니고, 이연주는 호메로스가 아니다. 기실 영웅과 호메로스는 괴리감이 큰 비유다. 둘은 일개 나라(대한민국)의 영웅과 걸출한 작가의 조합도 아니다. 작은 커뮤니티의 선생과 학생이요, 리더일 뿐이다. 그 커뮤니티가 13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구성원들의 다수가 자기이해를 경험하고 성장한다는 점 정도가 내세울 만한 특징이다. 이 책이 호메로스처럼 2천 8백년의 세월을 버텨낼 리는 만무하고('2년 8개월 이상은 판매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웃는다.) 모든 사람에게 권하기에는 멋쩍다.

 

4

나는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더불어 필요한 이들만 읽었으면 좋겠다. 이 대극점에서 나의 고뇌와 이연주를 향한 미안함이 탄생한다. 책의 제목이 <구본형에 대하여>, <수잔 손택에 대하여>라면 판매량이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 대하여'는 덜 매력적인 제목이다.) 대극하는 지점을 들여다보니 '이 책은 누구에게 유익할까' 하는 질문이 보인다. 나는 누구에게 권할 수 있을까.

 

와우들과 블로그 애독자 분들이 나의 답변이다. 와우들은 재밌게 읽으시리라. 와우 이야기가 많고, 와우리더로서의 연지원이 가진 장단이 서술되어 있으니까. 연지원이라는 글쟁이, 와우리더, 강사에게 관심이 있는 블로그 애독자 분께도 유익한 책이리라. 나에 관한 사실적 정보들이 풍성하고 나의 집필 방식, 강사로서 추구하는 가치와 강사론, 독서가로서 어떻게 책을 읽는지에 대한 노하우들이 많이 담겼으니까.

 

5.

글쓰기 수업 때, 이연주의 글은 호된 가르침을 비켜가지 못했다. 나는 간간히 그의 가슴을 찌를 피드백도 해야 했다. 형용사와 부사의 남발, 허세가 깃든 문장, 대상을 붙잡지 못하는 헐거운 표현 등이 자주 건넸던 피드백이었다. 세월이 지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성장하고 변화된 모습에 놀랐다. 이연주는 어떻게 까탈스러운 선생의 입맛을 만족시켰을까. 나의 답변은 세 가지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문장이 좋아졌고, 독자적으로 사유하기 시작했고, (자기 의견으로 귀결되지 않고서) 대상을 서술했기 때문이다.

 

1) 그녀는 문체로 많이 고민했었다. 그 고민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이번 책이 보여주었다.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어 담백하고, 표현이 정확하여 명료하다. 2) 그녀는 사유하는 영혼은 아니지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유하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아직은 종종 추구하는 가치나 결심, 미래으로 자신을 서술하긴 하지만.) 3) 오랫동안 포스트잍과 가슴으로 간직했던 선생의 피드백 그리고 블로그를 폭넓게 읽어 건져낸 인용문으로 '연지원'이라는 대상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 했다. 이 점이 나의 만족들이고, 이 책의 장점이리라.

 

6.

이 책은 이연주를 수년 동안 지켜 본 와우들에게 '성장하는 영혼'의 생생한 사례 하나를 보는 경험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놀라움과 감탄, 질투심을 안길 텐데... 와우들이 그런 감정들을 진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긍정과 부정의 감정이야말로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니까. 독서가로서든, 글쟁이로서든, 강사로서든, 리더로서든 연지원에게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균형을 추구하는 영혼'에 관해 많이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식하는 것들만 배울 수 있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생각하면, 나를 정확히 서술해 준 저자에게 고마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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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수업 중 하나는 관계 수업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인간 관계를 둘러보는 시간입니다. 수업을 위해 와우들은 여러 질문들에 답변을 작성해와야 합니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나 위로는 무엇입니까?" "가족들의 인생 소원은 무엇이고 당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가족이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는 무엇입니까?" 처럼 가족과의 친밀함을 묻는 질문이 있는가 하면, "으뜸친구의 올해 소원과 고민은 무엇입니까?" "으뜸친구는 당신의 어떤 점을 좋아합니까? 또는 아쉬워합니까?" 와 같은 친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도 있습니다.

 

지난 달에 와우 10기들의 관계 수업을 했습니다. 관계수업을 할 때에는 유독 눈물이 많이 흘립니다. 이번에도 어김 없었습니다. 뭉클한 순간, 가슴 저린 장면, 마음 아픈 사건을 들으며 저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웃음과 깨달음도 있습니다. 수업을 통해 느낀 발견이나 깨달음 중 가장 자주 등장하는 감정은 '놀라움'입니다. "친구가 나를 그렇게 잘 알고 있을 줄 몰랐다", "엄마도 나와 똑같은 상처를 가졌음을 알았다", "언니의 말이 나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질문 몇 개가 이러 좋은 시간을 선사하다니!" 그러면서 놀라워합니다.

 

관계를 수업하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이 의미 깊었다고 말하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의미 깊었다고 해서 유쾌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가족과 주고받은 상처를 대면할 때에는 두렵고 외면하고 싶은 부정적 감정도 들기 마련이니까요. 오늘 9기 와우들의 관계수업 자료를 좀 펼쳐보았습니다. 반응이 비슷합니다. 놀라워들 했던 것도 준비 과정에 대한 소회가 그렇습니다. 한 9기 와우는 "전화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들으며 관계수업을 준비하던 카페에서의 그 시간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9기 와우 P는 "아빠가 나를 많이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P는 친구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네 질문이 내게 큰 짐이 되었다. 긍정적인 짐이었는데,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 이를 두고 P는 "(질문 던지는 게 조금 귀찮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사람들에게 질문이 별 게 아닌 게 아닌구나 하고 생각했어요"라고 덧붙였고요. "친한 사람들과 꿈 이야기를 하면 오그라드는 대화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9기들의 다른 반응입니다.

 

또 다른 공통의 반응도 있습니다. 다른 와우들의 관계 수업을 들으면서 위로, 감동, 영감, 에너지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다른 와우 8~9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의 가족이나 친구가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평소에는 잘 듣기 힘든 관계에 관한 진솔하고 깊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계의 소중함과 친밀함을 지켜가는 일의 어려움에 자연스레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관계 수업은 결국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그것은 또한 자기이해를 돕습니다. 인간 이해 없이는 자기 이해가 요원해진다, 는 말을 제가 자주 하는 까닭입니다.

 

마지막 공통점으로 글을 맺으렵니다. 그것은 자신의 가장 진솔한 부분, 관계에서의 상처나 힘겨움, 특히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란 매우 힘들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와우들과 함께 필독서, 『친밀함』의 한 대목을 상기시킵니다.

 

"우리는 사랑받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언제나 한 걸음 물러선다. 자신의 결점이 저울질되고 혹여 자신을 내치는 구실로 사용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들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럴까 ? 그들 또한 인간이며 내면 깊숙한 곳에 우리와 똑 같은 두려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이 사랑받지 못할까봐 못했던 바로 그 점 때문에 당신이 더욱 사랑받게 된다는 사실을." (매튜 켈리, 『친밀함』, p.29) 

 

다행스럽게도 우리 모두가 이번 수업에서 이 대목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목격했습니다. 첫번째 발표자 K가 지혜롭고 용기 있게 자신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준 덕분입니다. 그녀는 자기 인생의 어두운 면을 발표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 모두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빛나 보였습니다. 제가 어찌 아냐고요? 뒤이은 발표자들 다수가 K의 이야기에 감동했다고, 고맙다고, 덕분에 나도 더 용기를 낼 수 있다고 표현했으니까요. 관계는 소중합니다. 소중한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도 관계의 필요성에는 동의합니다. 

 

관계가 소중한지도, 필요한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와우도 있었습니다. 나는 그와 나눈 대화들이 다소 충격이었지만, 태연스레 대답했습니다. 자양동 한강 고수부지에서 치킨을 먹으며 나눴던 대화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래, 내가 봐도 관계가 네겐 필요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진심이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성향이었으니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으니까요. "책에서 말한 대로가 아닌 실제의 삶으로 실험해 보자.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너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니 0에서 시작해 보자. 세상에 관계가 불필요한 사람이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그가 관계 수업까지 모두 마치고서 했던 얘기는 잊지 못할 겁니다. "관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데 소중한 것 같아요. 비록 제게는 덜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말예요." 앞서 9기 중 한 명도 "관계란게 소중하구나" 하고 관계 수업 후의 소감을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만, 이 녀석의 말은 정말 진한 감동을 일으켰습니다. 관계는 소중하고 필요하다, 그러니 가꾸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는 명제를 좀 더 믿게 된 계기입니다. 책 속의 관념이 제 머리로 침투한 게 아니라 삶으로 느끼고 사유하며 얻은 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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