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언제나 나를 자유롭게 해 주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오늘은 영종도가 나를 불렀다. 나는 그 부름에 응했다. 두 시간 후에 나는 인천공항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늘처럼 단박에 응답하는 일은 드물다.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들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이폰 리퍼를 받아야 하고, 조르바 원고를 보내는 날인데... 게다가 저녁에 있는 약속은 어쩌지? 내일 해도 되는 일들은 내일로 미루고, 원고는 영종도 카페에서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은 양해를 구했다. 약속을 내가 먼저 미루는 일은 드물다. 그것이 싫어 약속을 정할 때에 보수적이고 신중히 잡으려고 노력한다. 2. 몇 가지 장애를 넘어, 나는 지금 영종도에 왔다. 인천공항에서 재밌게 놀아 봐야지, 하는 생각을 수년 전부터 품어 왔었는데,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