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가 미웠다. 같은 공간에 있을 때에는 나의 온 몸이 그녀를 밀쳐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녀가 말할 때에는 말을 섞는 게 싫어서 침묵했다. 그녀는 말이 앞서는 사람, 과장되이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만날 때마다 싫어하는 이유가 한 가지씩 생겨나는 것 같았다. 그만큼 그녀를 싫어했다. 그녀와의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될 일이었다.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이 싫었으니까. 그녀는 교회 선배였다. 만나지 않으려고 해도 매주 한 두 번씩은 만나게 된다는 말이다. 그녀와 말을 나누고 나면 기분이 나빠졌고, 회의라도 함께 하게 되면 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나를 지치게 하는 일이었다. 아름다운 삶을 창조하는데 쓰일 에너지가 추한 일에 소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