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와우팀원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몇 달 전에 출산하여 산후 조리 중인 그녀였기에 오랜만에 멀리 이동했었다. 그날은 바람이 매우 차가웠다. 매서울 정도였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볼이 시렸으니까. 몹시 추웠지만,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춥긴 했지만, 청냉한 기운이 상쾌한 기분을 들게 했다. '그래,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지. 그래야 겨울답지.' 자기다운 겨울이 멋져 보였다. 자기다울 때 아름다운가 보다. 자기다움이야말로 멋진 모습이란 사실을 깨닫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자신이 가진 것들은 당연해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고, 남이 가진 것들은 특별하거나 멋져 보이니까 말이다. 학창 시절, 조금이라도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 애썼던 기억이 난다. 구두를 신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