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강남구 역삼동에 살았다. 선릉역 5번 출구로 나와 첫번째 골목길에서 우회전하여 경복아파트 사거리로 이어지는 골목길 어딘가에 살았다. 3분만 걸어나가면 테헤란로지만, 사는 곳은 주택가가 밀집된 구역이다. 차를 몰고 나가지 않는다면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2호선과 분당선이 가깝고 차를 타고 두어 정거장 가면 9호선을 탈 수 있다. 5분 거리에 선릉공원이 있어 도심에서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집 주변에 수십 개의 카페가 있어 마음 당기는 대로 즐기는 맛도 있다. 역삼동으로의 이사 결정은 난관이 많았다. 월세가 비쌌기 때문이다. 내 형편에는 분명 과분했으니 그 과분함을 설득할 수 있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했다. 누군가에게 허영심 많은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나는 신앙인이기도 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