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카잔 2013. 6. 25. 17:14

 

 

1.

내게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우선 독서! 나는 날마다 '30분 책읽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내게 30분은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최소한의 노력마저 지키지 못하면 삶은 정체되거나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오늘도 책읽기를 실천했다. 대체로 책을 읽는 날은 한 시간 정도는 채우는 것 같다.


운동도 놓칠 수 없다. 내게 운동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인생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 그래서 나의 운동은 인상을 찡그리며 땀을 흘리면서도 고통을 참아내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그저 몸을 개운하게 만들기 위한 운동인 경우가 많다. 특히 오전에 운동을 하고 나면, 숙제를 마친 듯한 개운함이 들어서 좋다. 그래서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운동부터 하고 왔다. 


글쓰기! 글쓰기는 내게 중요한 업이요, 즐거운 취미다. 글을 쓰고 나면 무척 기분이 좋다. 글을 부지런히 써야 경제적 안정을 더욱 다질 수 있다. 그런데도 독서와 운동에 비해 글쓰기는 이런저런 다른 일들에게 밀려날 때가 많다. 그래서 세 번째의 30분이라는 시간은 글쓰기로 채우고 싶다. 30분이 아니라 매일 2시간 씩은 쓰고 싶다. 


내게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이젠 와우와 유니컨들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비전으로 이어지는 일이기도 하고 제대로 수행하고 싶은 의무이기도 하다. 이 일에 시간을 주고, 뿌듯한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상의 일들을 마치었다면, 얼마의 시간이 흐른 것일까? 독서와 운동에 1시간 30분(샤워 시간을 포함하여), 글쓰기와 피드백에 각각 1시간을 할애했다면 모두 3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셈이다. 가정을 둔 직장인들이 날마다 자신에게 이런 시간을 주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미혼의 직장인이라면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가능하기도 할 테고. 

 

2.

나는 사람들이 30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강연 시작시간보다 30분 일찍 강연장에 도착한 어느 남자는 강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준비하거나 지난 강의를 복습하지는 않았다. 핸드폰으로 인터넷 가십거리를 읽을 뿐이었다.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은 30분의 시간이 두어 번 지나는 동안 자신이 여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섹스 파트너인지를 증명하느라 애썼다. 연인으로 보이는 두 남녀는 여행지에서 30분 이상을 다퉜다. 그들은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는 대신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었다.


삶의 모든 시간을 완벽하게 보내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낭비하는 시간이 많고 욕망에 허덕이는 시간도 많고 나태하게 보내는 시간도 많다. 누구라도 시간을 허무하게 보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국 계몽주의 문학의 거장 새뮤얼 존슨의 만년작 <라셀라스>에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서 후회하는 왕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이 '라셀라스'다.

 

"왕자는 분주한 공상을 펼치는 일에 너무도 깊이 열중하여 자신의 고립된 현실적 처지를 망각했으며, 끊임없이 인간사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상상하여 이에 대비하는 데 몰두하느라 자신이 과연 어떻게 무슨 수단을 써서 인간 세상으로 섞여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를 잊어버렸다."

 

왕자는 그렇게 스무 달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시간을 허무하게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시간을 인간의 일생에 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생에 가운데 어린아이 때의 철모르는 시기와 늙어서 노망이 든 시기는 계산에서 빼야 할 거야. 사람이란 한참 자라난 뒤라야 비로소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법이고 또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곧 활동하고 움직이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거든. 그러니 인간이 정마로 살아 있다고 칠 수 있는 기간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건대 한 사십 년 정도라고 할 수 있지. 그런데 그 40년의 24분의 1을 나는 부질없는 망상에 잠긴 채 흘려보내고 만 거야. 허비해 버린 세월은 분명 내게 주어진 시간이었어. 왜냐면 내가 그 세월을 보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하지만 앞으로 올 스무 달의 세월에 대해서는, 그것이 내게 분명히 주어질 것이라고 그 어느 누가 보장해 줄 수 있단 말인가!"

 

3.

모든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말로 당신에게 자기경영의 압박감을 전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 곧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기억하자고 권하고 싶을 뿐이다. 또한 누구나 자기 인생의 어떤 기간을 허송세월하기 마련이라는 말도 강조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언제 깨닫느냐 하는 것이다. 빨리 깨닫는 인생이 복된 인생이다.

 

우리의 인생을 만드는 것은 많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우리의 인생이 된다. 우리가 행하고 있는 일들도 우리의 인생이 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읽고 있는 책 역시 우리 인생의 일부가 된다. 결국 우리가 보내는 시간들이 우리 인생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렇게 물으면 된다. 나는 지금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가? 나는 오늘 무엇을 했는가? 나는 요즘 누구를 만나는가? 읽고 있는 책들은 무엇인가? 이것들이 곧 우리의 인생을 만들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작은 변화를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늘려가는 지침 하나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루 24시간을 허무하게 소비적으로 보낸다는 느낌이 든다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매일 하루 30분을 알찬 시간으로 보내려고 노력해 보시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한 달은 시간을 늘려서 매일 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 보는 건 어떠신가. 일상이 조금씩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일생이란 일상이 꾸준하게 이어진 것이고, 일상은 작은 실천들의 집합이 아닐까?

 

꿈을 품은 이들도 결국 날마다 어떻게든 꿈으로 이어지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록 30분일지라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