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누가 '동해병기'를 이끌었나?

카잔 2014. 5. 2. 13:47


1.

4월 29일에 방영된 <PD수첩> "누가 '동해병기'를 이끌었나?"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휴일 밤의 내 가슴이 두근거렸고, 세월호 참사의 비통함을 조금은 달래어 잠들 수 있었다.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한 시비를 가리는 일이 아닌) 공익적 차원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애쓰는 미주 교포들의 노력! 그것은 애국심이고, 도전이었고, 용기였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의식 있는 저항이었다.


외국인들의 3/4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바다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부른다. 세계 지도의 90% 이상이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이제 일본의 초등학생은 독토를 일본 영토인데 한국이 무단 점거하고 있다고 배운다. 일본은 지금도 독토와 일본해에 관한 영유권 확보를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곳에 오신 블로거 분들이 이번 <PD수첩>을 보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 싸움에 무관심하다면,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7번 국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외국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이런 여행 후기를 기록하게 될지도 모른다. (7번 국도 : 부산-포항-울진-강릉-속초로 이어지는 동해안 해안도로)


"7번 국도 드라이빙이 기억난다. 일본해를 바라보며 남에서 북으로 하염없이 달렸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해안도로였다."


2.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는 요즘이다. 계보를 그려가며 직접 정리하는 중이다. 이곳저곳에 얻었던 산발적인 지식을 체계화시켜서 그리스 로마의 고전 읽기에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목표다. 재밌다. 목표의 진척이 눈에 보여 즐겁고, 지적인 성장 자체가 주는 기쁨도 크다.


참고로 1차 자료와 중요한 2차 자료를 적어 둔다.

- 1차 자료 :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 오비디우스『변신이야기』

- 2차 자료 : 구스타프 슈바브의『그리스 로마 신화』. 벌핀치의『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의『그리스 로마 신화』 (입문서들)

- 신화 전반에 대해서는 조셉 캠벨의 저서들도 중요하다.


3.

오전 미팅에 늦을 만큼 늦잠을 잤다. 7시 30분에 깼다. 허망하게 새벽까지 TV 시청을 하느라 잠자리에 늦게 들었던 탓도 있고, 핸드폰 알람이 들리지 않았던 것이 결정적이다. 집을 나서면서야 알았다. 핸드폰 시간 설정이 이상하게 되었다는 것을. 원인은 모르겠지만 다른 날짜로 설정되었더랬다. 알람이 들리지 않았던 게 아니라,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핸드폰 시각은 2013년 1월의 어느 날이었다. (이럴 수가 있나?) 만약 오전 일정이 없었더라면 나는 지난 해 1월로 되돌아간 것처럼 하루를 살았을 것이다. 그날의 플래너와 기록을 찾아 일년 5개월 만큼 젊어졌다고 가정하며 말이다. 미팅 장소로 향하며 들었던 생각이다.


물론 망상이다. 하지만 이런 망상과 엉뚱한 착상 혹은 어울리지 않은 조합에서 창의성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겠나. 매번 같은 문제에 걸려 넘어지고,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일정한 삶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 삶인데, 지금 필요한 것이 창의성인지도 모르겠다. 그제엔 아래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한 분야에 내 평생을 바칠 생각도 없고 세상 영화를 구할 생각도 없으니, 가능하지 않을까?


'일정 기간 동안, 고도의 몰입으로, 하나씩의 직업적 삶을 체험하며 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