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시간에게 미안해서라도

카잔 2015. 12. 19. 14:39

1.

나의 심장은 살아 있다. 성찰 의식은 예리하게 빛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한 열망이 펄떡인다. 내면에는 우울한 감정이 숨쉴 공간이 없다. 순수한 바람과 기분 좋은 긴장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에 있으면서도 나를 키울 특정한 장소를 동경한다. 영혼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나의 아지트를!

 

12월이다. 나는 연말에 더욱 깨어난다. 어젯밤 바람이 몹시 차가워 몸이 으스스 떨렸지만 머리는 청랭해졌다. 날씨와 몸은 추운데, 머리와 영혼은 맑고 시원했다. 살아야겠다. 아쉽게 보낸 세월에게 미안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계절로는 겨울이지만 봄의 새싹들보다 푸르고 싱그러운 생동력으로 하루하루를 지낼 생각이다. 내가 머무는 곳곳에 생기가 돋아나도록!

 

2.

올 한해 읽었던 책들을 살펴보았다. 이름하여 2015년 독서결산!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끝까지 읽은 책보다 읽다가 만 책이 10배는 더 많아 보인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꼼꼼하게 읽는 텍스트들이 매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손택과 벤야민의 책을 세심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꽤나 걸리겠지만 독서 결산에 공을 들일 생각이다. 내년 독서의 도약을 위하여.

 

3.

성찰은 힘이다. 측정 없이는 경영도 없고, 기억 없이는 지혜도 없다. 적어도 나는 그리 믿는다. 신념을 쫓아, 보름 즈음 전에 2015년 나의 10대 뉴스 목록을 뽑아 두었다. 간간히 간략하게 내용도 적어왔다. 10가지 테마 정도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서다. 12월 21일 매일 하나씩 짧은 글로 정리할 생각이다. 한 해의 마지막 열흘을 잘 보내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최소한의 기여를 하는 개인들만이 가치 있는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리 믿는다. 새해가 되면, 언론이 뽑은 대한민국 10대 뉴스를 주제로 공부할 생각이다. 실천하는 지성은 못 되더라도, 비정치적인 방관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의식, 사회의식으로 공동체를 위한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