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 가정은 가진 것이 없었다. 이로 인해 힘든 건 '내'가 아니라 '어머니'셨으리라. 나는 책임을 진 것이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시던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15살 때부터는 '나'도 가끔씩 힘들어했다. 엄마가 그리웠고, 낯선 환경에 적응을 해야 했다. 나를 키워주신 삼촌, 숙모께서 정성껏 나를 보살펴 주셨지만, 그 분들의 애정과 엄마가 안 계신다는 사실은 별개였다. 두 분의 은혜 내게 축복이라는 사실이 엄마를 향한 그리움은 지워주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청소년기의 나는 방에서 혼자 울기도 하고. 괜히 밝은 척 애쓰기도 했다. 지금은 힘들지 않다. 자주 행복감을 느끼고, 감사한 일이 많다. 이제 더 이상 애써 밝은 척 하지도 않는다. 거짓 미소를 지어야 할 만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