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생 시절부터 다녔던 교회에는 몸이 불편한 형이 한 명 있었다. 뇌성마비로 인해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어어” 하는 소리 뿐이었다. 휠체어를 타지는 않지만, 그가 걷는 모습은 한 쪽 팔로 허공을 내저어야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모습이었다. 참 신기한 것은 나는 그 형이 찡그리거나 짜증을 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늘 웃는 얼굴로 나를 반기며 꼭 안아 주었고, 기도할 때에는 누구보다 간절히 기도를 하던 형이었다. 물론 기도할 때에도 “어어” 하는 소리뿐이었지만 말이다. 한 번은 학교 앞에서(형의 집이 우리 학교 근처였다) 형을 만난 적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던 형은 함께 있던 여자 분을 형수님이라고 나에게 소개했다. 나는 아무개라고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