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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났다. 신명이 나면 이렇게 한 번씩 자판을 내 맘대로 갈겨댄다.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에서 그리 크지 않은 괴성을 질러본다.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의자에 앉은 상체를 들썩이기도 한다. 生이 즐거워질 때, 즐거운 기분을 따라가는 것이다.

사무용품 몇 가지를 사러 잠깐 문구점에 다녀왔다. 오후 햇살이 빌딩 사이로 테헤란로를 비추는 모습이 예뻤다. 무덥지 않은 날씨가 상쾌했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경쾌했다. 모두들 삶의 힘겨움 하나씩은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저들의 걸음걸이만큼은 서글프지 않았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어서 그런 건가?

문득, 하늘을 쳐다 보았다. 가을 하늘 아니던가? 아직 한 두번 늦더위가 찾아오겠지만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요즘이다. 하늘을 보는 순간,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이십 대의 한 동안 나는 하루에 일 분 이상을 하늘을 보기로 결심했었다. 내 삶이 너무 분주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상징적인 행동이었다. 그런 여유가 삶에 한 두 가지 의미를 회복시키는 것 같다.

오늘은 친구가 생각났다. 그리고 챙겨야 할 일들과 연락해야 할 분들이 떠올랐다. 하늘과 함께 말이다. 우주는 그렇게 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일들과 의미를 전달한다. 그렇게 자연의 교감을 통해 얻은 일의 목록은 생에 기쁨을 안겨다 준다. 전화를 했더니 마침 나를 생각했다 한다. 메일을 보냈더니 힘겨운 생에 잠시나마 힘을 얻었다고 한다. 자연이 가르쳐 준 타이밍 덕분이다.

지금 당장 하루를 갈무리하는 석양을 바라보시길. 잠깐 일을 접어 두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10분 동안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려보시길. 30cm 앞 모니터에 두었던 눈길을 떼어 300m 먼 곳을 바라보며 생에 대해 한 번 사색해 보시길. 자연이 영감과 휴식의 에너지를 안겨다 줄 것을 기대하며 말이다.

노래를 듣는다. 어릴 적 좋아했던 변진섭의 노래다. 음악을 좋아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나는 하기 싫은 건 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은 몰입하여 하루를 보냈다. 영혼이 기뻐하는 일을 한 결과는 언제나 기분좋은 느낌이다. 기분 좋은 느낌보다 중요한 것은 많지 않다. 오늘 하루, 이렇게 마무리한다. 이제 일을 놓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시간이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식사다~! 또 하나의 룰루랄라다.

오늘의 가을 하늘은 내게 휴식이 생산성을 높여 준다는 것과 자연이 가르침을 준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전문위원 (시간/지식경영 컨설턴트) hslee@eklc.co.kr

Posted by 보보

백년 학생 리노의 인생수업 이야기. "삶은 여행이고 실천이 곧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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