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

[T1] 배낭여행의 본질

카잔 2011. 12. 12. 09:34

돈을 많이 썼다. 1,200만원이라니. 이 숫자가 맞는지 내 기억력이 의심될 정도다. 하지만, 여행 후 꼼꼼한 정산에 신경쓰는 나다. 맞을 거란 얘기다. 54일 간의 유럽 배낭여행 때 쓴 돈이다. 배낭여행이란 말이 무색한 줄 나도 안다. 하지만, 난 배낭여행의 본질을 갖추었다.

본질은 '그것을 더욱 그것답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것의 가치는 본질적인 요소를 얼마나 가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가치를 따지려면, 본질을 알아야 한다. 배낭여행의 본질이 뭘까? 내 생각에는 자유, 헝그리정신 그리고 배낭이다.

자유가 사라지면 여행의 맛이 떨어진다. 관광은 자유 없이도 가능하지만, 여행에서 자유는 필수다. 관광은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하는 것"이고,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이다.

관광은 재미와 추억은 줄 수 있다. 삶의 흥을 돋구는데 유익한 일이지만, 여행에는 좀 더 깊은 맛이 있다. 여행은 길이 되고, 길은 삶이 된다. 여행에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가 여행을 얼마나 멋지게 만들어가는지 경험하면, 삶에서도 자유를 추구할 분명한 이유를 갖게 된다.

헝그리 정신은 여행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음을 보여 준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장거리 여행, 장기간 여행은 돈이 있어야 가능한 거라고. 하지만 잭 케루악과 롤프 포츠는 여행을 만드는 것은 가치관이라고 말한다. 가치관은 중요하다. 삶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전제품, 명품 액세사리, 자동차, 주택 등을 차례차례 구비해 갈 때, 여행자는 문명의 이기를 포기하고 여행비를 마련한다. 여행을 만드는 것은 돈이 아니라, 어디에 돈을 써야 할지를 선택하는 가치관과 삶의 우선순위다. 

배낭은 자유와 헝그리 정신을 실현하는 도구다. 관념으로만 이뤄진 삶은 없다. 아무리 고상하고 깊은 이론이라도 그것을 구현해내는 습관과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자유와 헝그리 정신을 가졌지만 큰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 물리적 현실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꿈을 향해 오랫동안 노력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단순해야 한다. 오직 꿈을 향하여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니까. 당분간은 가난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미 헝그리 정신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나는 자유, 헝그리정신, 배낭을 모두 갖추고 떠났으니, 1천 2백만원이나 써 제꼈긴 여행일지라도 배낭여행이라고 부르고 싶다. 다음 글은 그 돈을 모두 어디에 썼는지 들여다 보려 한다. 1편은 한 가지만 기억하고 마치자. 배낭여행에 필요한 가치는 비전가에게도 필요한 가치다.

비전을 품은 청년들에게 묻고 싶다.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일을 가졌는가? (자유) 도전 기간이 가난과 어려움을 주더라도 견뎌낼 근성을 지녔는가? (헝그리 정신) 비전을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제거하고 단순한 삶의 방식을 구현했는가? (삶의 방식)

그리고 하나! 하고 싶은 게 있긴 한데, 그것이 전부를 걸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지 말자. 전부를 걸만한 것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감'은 한동안 해보고 나서 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이런 것이다.

도시를 여행하다 왠지 들어가보고 싶은 골목이 있다면 호기심을 따라 들어가 보는 자유! 

부디, 명심해 주시길. 10대, 20대의 비전은 구체적이지 않다. 확실하고 분명하다면 오히려 가짜일지도 모른다. 청년기에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 자유의 궁극은 행복이지만, 자유의 과정은 모색이다. 자유의 출발은 호.기.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 자기경영전문가 이희석 유니크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ceo@youni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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