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의지할 지혜, 의욕상실 & 우정들

카잔 2014. 8. 21. 11:38

 

1.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 문득 기억났다. 어제 교보문고에서 책 한 권을 지나치듯 펼쳤었고, 거기에 스치듯 보았던 구절이다. 내용은 가물가물. 화보집에 가까울 만큼 사진이 많은 책이었는데, 제목도 가물가물. 교황 관련서가 봇물처럼 쏟아졌으니 머잖아 반값 할인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구입은 하지 않았다. 이렇게 도서 구매욕을 자제하지 않으면 몇달 새 아니 몇 주 만에라도 나는 거덜나고 말 것이다.

 

교황의 책을 뒤적였던 건, 프란치스코 교황이 궁금했던 게 아니라, 붙잡고 살아갈 지혜가 필요했던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물했던 말씀이 기억났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따르지만 일반 사람들은 양심을 따릅니다" 그 분의 관용이 느껴진다.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들을 사랑하십니다." 의로운 삶! 나도 그리 살고 싶다. 마음창고 한켠에 밀쳐두었던 '시민적 지식인의 삶'을 꺼내어 먼지를 털었다.

 

2.

새 책의 초고를 거의 완성했다. 어제부로 A4 100쪽을 채웠다. 8월 말까지는 마무리할 생각이다. 초고를 손에 들고 기뻐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겨울이 되기 전에 출간하는 게 내 바람이다. 초고 완성 자체로도 내게는 이미 커다란 선물이요 보상이다. 쓰는 과정이 즐거웠고 완성했다는 사실은 나를 기쁘게 했다. 이미 만족감이 크지만, 출간까지가 목표다. 과정의 즐거움에 함몰되어 결과를 잊고 싶진 않다.

 

친구와의 사별 이후로, 요즘 나는 의욕을 많이 잃었다. 삶의 의미도 없는 듯이 느껴진다. 친구 생각은 한달 보름이 지나도 여전하다. 날마다 문득 녀석 생각에 잠시 과거로 날아갔다 돌아오곤 하며 지낸다. 어젯밤에도 녀석이 꿈에 나왔다. 생각의 빈도가 줄고 슬픔도 옅어지고 있으니 곧 예전의 일상을 회복할 것이다. 초고 완성이 계기가 되어 원래의 열정을 회복, 아니 그보다 더한 열정으로 살고 싶다.  

 

3.

7월부터 지적 교류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아주 미미한 노력이었지만 점점 탄력이 붙을 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배움의 장소에도 자주 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와우들과 자주 시간을 갖고,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기울이고. (술은 맥주 1L, 와인 375ml 가 나의 적정량이다.) 모두 내겐 중요한 우정들이다. 와우들과는 관심과 취향이 같아서 좋고, 친구들은 그저 친구여서 좋다.

 

어제는 산업교육계에서 만난 친구와 맥주 두 잔을 마셨다. 비슷한 관심사와 취향을 가졌기에 교감을 나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의 결혼 이야기, 나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서로의 관심사 이야기! 모든 이야기들이 쿵짝이 되어 춤을 추듯 대화했다. 오늘 아침엔 와우들 단체 카톡창을 열었다. 해외에 있거나 카톡을 안 하는 분들을 제외한, 50명 남짓 인원들의 떼톡이 벌어졌다.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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