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고맙다, 광화문!

카잔 2014. 8. 25. 22:21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일상 (2014년 8월)

 

 

8월 13일 밤, <프랑스 문학> 수업을 마치고, 함께한 분들과 함께 봉구비어 종로점에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처음 가본 봉구비어는 시끄러운 분위기였지만 맥주와 안주가 저렴하고 맛났다. 밤 11시가 넘어 우리는 귀가하기 위해 종각역으로 향했다. 종로 밤거리 어디에선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가 들렸다. 양해를 구하고 일행과 헤어진 나는, 노래의 근원지 <18번가 가요리믹스> 앞에 서서 연달아 세곡의 노래를 들었다. 8090 노래들...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녀석도 떠올랐다. 그리운 친구...

 

 

8월 18일 오후, 광화문점 교보문고에 들렀다. 이런저런 책을 살피던 중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과 『트루 포틀랜드』. 나는 사진 속의 저 책을 보자마자, 창조적 젊은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 포틀랜드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내 여행리스트에 올라와 본 적이 없는 도시라는 게, 떠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다.

 

 

같은 날, 교보문고 핫트랙을 한참동안 서성였다. 신용카드 한 장과 오피스텔 출입카드를 넣어다닐 얇은 카드포켓을 사기 위해서였다. 꽤나 종류가 많았다. 디자인과 가격대가 다양하여 결정 못하고 구매를 미뤘다. 예전 같으면 가장 저렴한 4,800원짜리를 사들고 나왔을 테지만, 요즘엔 내게 어울리는지의 여부를 신경 쓴다. 신경은 쓰나, 안목이 없기에 결정하기가 힘들다. 다행하게도 필통은 단박에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구입했다. 9,000원짜리인데,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구천원짜리 행복이랄까.

 

 

8월 23일 아침 6시 55분, 열차에서 먹을 아침식사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역 파리크라상에 들렀다. 들어서자마자 어렵지 않게 신선한 샐러드를 집어들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간식이다. 양이 넉넉하다면 한끼 식사로도 좋다. 소스가 건강하게 만들어진 것 같지 않아 아쉬웠지만(재료가 무엇인지는 기억 안 난다), 기분 좋은 식사였다. 아침 식사는 샐러드로, 저녁 식사는 와인으로! 자주 이렇게 먹어야겠다.  

 

 

나는 광화문 나들이를 사랑한다. 8월에만 세번을 다녀왔다. 광화문에 서면, 나는 삶에 필요한 가치를 되새기곤 한다. 용기, 도전, 사랑, 성실 등등을 떠올리다 보면, 삶을 잘 살아가자는 의욕이 생긴다. 글을 쓰면서야 이달에 광화문에 자주 갔던 이유를 깨닫는다. 의욕이 떨어진 채로 지내는 나를, 광화문이 안타깝게 여겨 위로하고 격려해 주려고 불렀던 것이다. 고맙다, 광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