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짧은소설 긴여운

호기심

카잔 2015. 6. 22. 23:21

 

[짧은 소설나는 스스로 배웠다. 훌륭한 선생님이 계셨더라면 배움이 한결 깊어졌을 테고, 부모님이 다양한 체험으로 이끌어 주셨더라면 정신의 지경이 더욱 넓혀졌을 테지만, 내게 그러한 행운은 없었다. 초등학교 때엔 태권도나 컴퓨터 학원조차 다니지 못했고, 중고등학생일 때에도 과외는 내게 딴 세계 이야기였다. 좋은 환경이 아니어도 학습은 이뤄졌다. 때로는 무지가 도움이 되는 법!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자기 행불행의 감정을 느낄 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되었을 무렵, 나는 기본적인 지성을 갖추었다. 호기심 덕분이었다. 내면의 호기심이 나를 가르쳤고 지력을 키웠다. 어린 시절 눈에 비친 세상은 모르는 것, 궁금한 것들이 가득했다. 궁금한 것들에 대해 엄마에게, 주변 어른들에게 물었다. 그들의 답변이 시시해지기 전까지는 그들 모두가 내게 선생이었다. 어른이 되어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다가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사전을 찾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뜻을 풀이했다. 운전을 하다가 현수막에 적힌 문구가 이해되지 않을 때에도 관련 자료를 찾거나 사람들에게 물었다. 호기심은 지식의 어머니였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어른이 되고나서는 호기심을 잃은 채로 살았다. 모르는 것들에 대해 익숙해져갔다. 호기심을 모두 풀지 않더라도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고, 그런 삶이 더 편안했고 안전했다. 그렇게 지식과 지혜로부터 멀어져갔다. ()

   

 

[사족]

 

1) 최고의 학습자들은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들이다. 잃기는커녕 호기심의 싹을 발견하면 정성스럽게 키워 꽃을 피워낸다. 열렬한 호기심이 위대한 사상가를 만든다. 성호 선생은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했고, 아인슈타인은 관심사 칸에다 만사(Everything)"라고 썼다.

 

2) 부모가 아이보다 앞서나가지 않고 자신의 욕심을 투사하지 않는다면, 좋은 교육 환경은 아이들의 지적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지적 환경이 중요하나, 다음의 명제를 함께 기억하지 않는다면 부모는 멘토 강박증에 빠지고 말 것이다. 모든 아이들은 환경의 영향을 뛰어넘을 잠재력을 가졌고, 호기심이야말로 지식의 근원이다.

 

3) 칸트는 배움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기심은 배움의 가장 큰 어려움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모르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은 자들이 지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지적 성장을 이뤄가는 이들은 쇠락하지 않는다.

 

4) 호기심은 근력과 같아서 훈련으로 키워진다. “천재성이란 아이들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보들레르의 말이다. 호기심을 회복하는 비결 하나는 어린 아이들처럼 현재를 사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에 대한 후회가 호기심을 앗아간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되, 모르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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