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짧은소설 긴여운

에듀케이션

카잔 2015. 6. 24. 12:53

 

 

[짧은 소설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을 기억했다. “아들, 두 시간만 놀다가 학원 시간 맞춰서 가야 해.” 명령조였지만 따뜻함과 친절함이 가득 담긴 말에서 아이는 엄마의 애정을 느꼈다. 아이는 엄마의 말을 따르고 싶었다. 엄마를 좋아했. 친구 집에서는 게임을 하나 한 후 만화 영화를 봤다. 재밌는 만화에 친구들과 빠져들었지만, 아이는 10분마다 시간을 확인했다. 만화를 다 보고 일어서면 학원 시간에 늦을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게임을 좀 더 빨리 끝냈어야 했는데...’ 아이는 친구를 졸라 1.2배속으로 만화를 끝까지 시청했다. 아이의 예상대로, 뛰어가면 학원에 늦지 않을 시각이었다. 아이는 내달렸다. 기분이 좋았고 얼굴에 맞는 바람이 시원했다.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아들, 왜 이렇게 숨이 가빠?” 아이는 좋아하는 만화를 빠른 속도로 돌려 본 자신의 자제력과 재치에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한 마음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었다. “, 지금 달려가고 있어. 안 늦을 거야.” 아이의 노력을 알지 못하는 엄마는 헐떡임 속에서 수업에 땀을 흘릴 아이가 안쓰러웠다. “왜 이렇게 촉박하게 출발했니? 엄마가 뭐랬어? 시간 맞춰 가라고 했잖아.” 분명 힐난조가 아니었지만, 아이는 엄마 말에 힘이 빠졌다. 엄마가 최선을 다했던 모습을 몰라준다는 생각에 조금 슬퍼지기도 했다. 아이의 뜀박질이 터덜터덜 걸음으로 바뀌었다. 신바람은 사라지고 귀에는 엄마 말이 맴돌았다. ()

   

 

[사족]

 

 

1) 십대는 거울처럼 산다. 자꾸 비추어보고 누군가를 따라한다. 스스로를 성찰하거나 판단하기보다는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자의식이 형성된다. 그들에게 따뜻한 인정과 관심 어린 칭찬이 필요한 이유다. 인정하지 못한 채 건네는 기대는 아이에게 종종 절망이 된다. 이것은 십대만의 존재론이 아니다. 대부분의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성인에게도 벤치마킹은 좋은 전략이고, 진정 어린 칭찬이 필요하다.

 

2) 엄마는 아이를 알아야 한다. 몇 학년 몇 반인지 아는 것은 아이에 대해아는 것이다. ‘아이를아는 것은 아이의 성향, 관심사, 고민을 안다는 의미다. 아이를 아는 엄마라면, 아이의 행동 이면에 숨긴 메시지를 파악하기가 쉬워진다. 엄마는 하늘에서 항상 아이를 관찰하는 존재가 아니다. 때로는 전화기 속 목소리를 듣는 존재일 뿐!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를 전지적 존재로 생각해서 자기 상황을 말 안 할 때가 많기에 아이의 행동 이면을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

  

3) 자녀교육은 자녀를 알고 교육을 아는 것이다. 다른 것은 부차적이다. 자녀에 대해 아는 것도 자녀교육의 본질이 아니다. 교육은 영어로 Education이다. eout을 뜻하는 접두어, duclead를 뜻하는 어근이다. (a)tion은 명사형 접미사. 어원적 의미에서 교육은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무엇을 이끌어낼 것인가. 자녀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잠재력, 재능, 관심사, 소원을 이끌어 주어야 한다. ‘교육의 정의 뿐 아니라 자녀를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4) 어떤 아이는 알아주지 못한 엄마 때문에 짜증을 내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갑자기 할 일을 잊을 정도로 멍해진다. 엄마의 기대를 받을 자신이 없어 엄마 말을 피하는 아이도 있다. 소설 속 아이는 왜 엄마가 몰라 주실까하는 생각에 서운해진 경우다. 아이는 힘이 빠져 자기 상황을 이야기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기운을 잃었고 슬프기도 하지만 엄마를 좋아하는 마음도 가득하다. 아이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애증 속을 이리저리 거닐며 성장한다.

 

5) 사랑과 미움을 일컬어 애증이라 부른다. 미움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거슬리는 것이 있음을 뜻한다. 사랑하기에 때로는 밉다. 미움이 증오에 이르지 않는 한, 애증은 모든 사랑이 거쳐 가는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 엄마와 아들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 그리고 연인 사이는 모두 사랑을 나누는 한편으로 미움을 주고받기 쉬운 관계다. 무관심한 사람을 미워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애증은 깊은 인간관계에서 하나의 실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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