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Travel/낭만 유럽여행

첫인상 in 자그레브

카잔 2009. 8. 12. 13:05


시차 때문인지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 둔 덕분인지

새벽 4시 30분에 깼다.



좀 더 잘까 하다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책과 노트북을 들고 호텔 로비에 나갔다.

책을 읽고 싶었고,

혹 뭔가 정리해 둘 것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동유럽에 관한 책에서 크로아티아에 대한 부분만 찢어 온 부분을 읽었다.

열장 남짓 되는 페이지를 읽었다.

정말 아름다운 나라, 크로아티아.

이것이 책이 말하는 요지였다.



5시 30분, 호텔 밖으로 나왔다.

자그레브 시의 새벽 거리는 조용했다.

아직은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이 어떠할지 상상할 수도 없고,

자그레브 시의 새벽 거리를 걸으면서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크로아티아는 1996년까지 격렬한 내전을 겪은 나라다.

유고 연방이었다가 종교와 인종 갈등으로 1991년 독립을 선언했다.

독립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전쟁을 치러야 했고, 30여만 명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자유는 이렇듯 대가를 치룬 후에야 얻어지는 것이다.

행복을 재는 저울에서 자유보다 무거운 것은 없기에

자유를 얻는 과정이 힘겹더라도 결과는 행복이다.

허나, 누군가의 자유를 희생해서는 안 되리라.




비둘기 한 무리가 날아오더니 내 앞에 내려앉았다.

'이곳은 이제 평화로운 나라랍니다"라고 말하려고 온 걸까?

그렇다. 이제 크로아티아는 전쟁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아니,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볼 것이다.



평화롭고 조용한 곳,

자그레브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다.



- 둘째날 (8월 7일) 새벽 6시

자그레브 Laguna 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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