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 일정은 달링하버(Darling Harbor) 지역이다. 달링 하버는 최근 10~20년 동안 시드니에서 가장 많이 개발된 구역이란다. 공원, 쇼핑센터, 박물관, 수족관, 카지노 등이 들어서면서 인기 있는 관광지와 유흥지가 되었다. 달링 하버는 차이나타운, 피트 스트리트 몰 등과 멀지 않은 거리다. 달링하버를 여행한 후, 저녁엔 피트 스트리트 몰을 다녀왔다.
오전에는 MSM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기를 작성했다. 카페에서의 시간은 훌쩍 간다. 그만큼 혼자 놀기는 즐겁고 놀거리도 많다는 것이리라. 독서, 글쓰기, 공부, 인생에 대해 생각하기 등. 혼자놀기에 능숙해질수록 함께 놀기가 더욱 즐거워진다.
점심 식사는 차이나타운의 East Ocean Restaurant 에서 먹었다. 왕새우튀김이 맛났다. 하지만 엄청난 돈을 썼다. 이에 대해서는 포스팅을 따로 해야 할 정도다. 좋았던 것은 점심식사를 아주 든든하게 먹은 덕분에 오후 내내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것!
늦은 오후 무렵에는 내가 도보여행을 아주 좋아하고 즐긴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유럽여행 때에도 나는 소도시를 좋아했는데, 이유 중 하나가 걸어다니면서 시티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이마르가 그랬고, 드레스덴이 그랬다. 반면 함부르크와 같은 대도시는 내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 물론 함부르크 여행이 별볼일 없다는 얘기는 아니고. ^^
달링 하버는 툼발롱 공원부터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둥근 잔디밭에는 연인과 친구들이 모여서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 공원 뒤편으로 보이는 빌딩들이 도시 속의 자연과 묘한 풍광을 이뤘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이 모든 풍광을 완성해 주었다.
달링하버 내에 있는 툼발롱 공원
서울에 있는 삼릉공원이 생각났다. 선릉, 정릉이 있는 삼릉공원은 선릉역에서 5분 거리인데, 테헤란로의 빌딩 사이에 자리했다. 깊숙이 들어가면 빌딩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작은 숲이 되어 도심 속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 가까워 종종 놀러갔었다.
달링 하버를 배경으로 한 컷 (그나마 잘 찍어준 행인)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는 여인과 새
달링하버에서 가장 멋진 풍광은 바다 맞은편에서 코클 베이 워프(Cockle Bay Wharf)를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달링하버에 있으면서 낮과 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코클 베이 워프는 말 그대로 선창을 말함인데, 부둣가를 따라 들어선 카페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카페들)
달링하버의 명소는 많다. 시드니 수족관, 아이맥스 영화관, The Star (카지노와 호텔), 하버사이드 쇼핑센터 등인데, 나는 이들 모두를 둘러보았다. 수족관이나 영화관에 입장하지는 않고서 말이다. 얼마전 제주에서 4D 영화를 본 것과 여수에서 수족관을 다녀온 것이 원인이었다. 물론 시드니는 제주나 여수와는 또 다르겠지만. ^^
하버사이드 쇼핑센터는 옷이나 기념품을 구매하는 쇼핑보다는 전망 좋은 카페를 가는 목적으로 가는 게 좋고, The Star 역시 마찬가지다. 구찌, 페레가모 등 명품 숍이 대부분이니까. 나는 점퍼 하나를 사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쇼핑은 피트 스트리트 몰 주변이 좋다.)
The Star 몰에서 카지노에 한 번 도전해 볼까 했지만, 관두었다. 게임의 룰을 전혀 모르고 영어도 서툴어서 투자 대비 효과가 별로일 것 같아서뎠다. 나 시드니에서 카지노 가 봤다, 라는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영혼 없는 체험일테고. 영어회화에 능숙해지고서 체험하는 게 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도 했다. '해외여행 때 받는 동기부여 1순위는 영어공부일까?'
달링하버에서 출발한 시각은 6시였다. 와인 한 잔과 견과류를 먹은 덕분에 조금 힘이 났는지 나는 한 시간 가량을 또 걸었다. 피트 & 조지 스트리트를 걸으며, 피트 스트리트 몰, 퀸 빅토리아 마켓 등을 쏘다녔다. MYER 백화점에 들어가서 셔츠 하나를 구입하려 했지만 시간이 6시 45분이었다. 백화점은 7시에 문을 닫고.
조지 거리의 남쪽 끝 센트럴 역 근처에 있는 호텔까지 걸어옸다. 도착하니 7시 25분이었다. 꽤나 장시간 걸어 조금은 다리가 아팠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시 쉬었더니 회복되었다. 오늘밤 단잠을 자고 나면 멀쩡해질 것이다. 오늘 여행도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우선 일지 형식의 이 포스팅부터 올린다. Good bye, My precious today.